[K-Art] 세상을 향한 새로운 창문너머의 시선 New Sights Over Window Toward to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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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철 Jun K.(시인,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7.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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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프로덕션, Dejong Film, LLC.의 대표 Jay Jong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매체는 급변하고 있다. 아니, 이미 급변했으며, 이제는 그 크기와 형태가 급격히 자라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 파급효과가 주요 메이저 미디어를 넘어서고 있으며 또한 많은 이들의 필요를 충족해나가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미디어의 이야기 방식이나 촬영 방식이 아니라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1인 미디어의 파워는 빠른 속도로 커지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1인 미디어의 숫자적인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그들의 필요에 맞추어 상승 곡선을 타고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의 미주 현지 촬영을 담당한 Dejong Film, LLC.의 대표인 Jay Jong 감독을 만났다. 2015년 작은 1인 웨딩미디어 업체로 시작한 그가 어떻게 미 주류 안에서도 당당하게 빠른 성장을 하게 되었 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바쁘실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없이 즐겁고 감사합니다.

우선 종 감독님이 운영하시는 Dejong Film, LLC.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딱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굳이 저희 회사를 표현한다면 1인 미디어 프로덕션을 추구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요즘 많이 회자되는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 헬리캠 촬영감독을 맡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라는 규모로 그런 메이저 방송의 촬영을 맡는다는 것이 죄송하지만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 그것이 우리 회사가 가진 경쟁력이자 1인 미디어의 발전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은 비용과 간결한 작업과정, 그리고 뛰어난 만족감의 결과물이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짧은 시간에 미주에서 자리를 잡으시고 또 활발하게 일을 해나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신 경쟁력의 노하우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성공했다기보다는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 갈 길도, 할 일도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분명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은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미 주류 속에 들어왔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주류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게 잘못된 것도, 틀린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미 주류에 속할 수 있는 확률은 3% 정도라고 판단됩니다. 저는 상위 3%와 그 나머지 97% 사이에서 더 많은 비율이 차지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선에서 고민했지만 결국 97%에 승부를 걸었던 것입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며 짧은 시간에 주류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예전 프로덕션의 개념은 사용하는 장비의 규모나 레벨 등의 프레임으로 판단했지만 현재는 보여지기만 하는 것에 대한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당시, 어차피 그런 투자를 할 상황도 아니었기에 저는 규모는 축소하되 프로젝트를 넓힌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즉, 부수적인 것에 하는 부담스러운 투자를 줄이고 실질적인 부분에는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서 짐벌을 만드는 넷미디어(Netmedia)라는 기업으로부터 장비를 제공받고 대신 메이킹 필름을 제작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1인 미디어로서는 사용하기에 무모하다고 할 RED CAMERA를 구매해 투자하며 여기에 적합한 짐벌 제작을 이 업체에 건의,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상당한 투자 금액을 들여 넷미디어에서는 짐벌 제작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NAB 2019에서 이 짐벌을 선보이게 되었는데 헐리우드 유명 영화제작팀이나 인기 유튜버들로부터 많은 프러포즈를 받아냈습니다.

즉, 감독님이 생각했던 1인 미디어들의 과감한 투자나 1인 미디어 역할의 확장성이 맞아 들어간 것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그렸던 그림이 맞았다는 확신과 그 결과물의 효과가 자연스럽게 많은 업체의 바이럴 광고로 보이게 된 것입니다. 또한 한국 인덕대학교에서 필름 영상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저의 메이킹 필름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학생들이 그 영상을 보면서 조금 더 명확한 자신들의 꿈을 꾸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준 종 감독님은 이쪽 일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시기가 어떻게 되나요?

카메라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쭉 카메라에 빠져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VHS → 8mm → Digital → DSLR로 이어지는 카메라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미국에 오게 되면서 공부와 병행하여 2015년, 작은 웨딩 촬영을 하는 회사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2015년이라면, 그것도 작은 웨딩 촬영 회사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루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모든 과정에는 인연과 기회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당시 드론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누구도 이곳에서 작은 웨딩이나 아이 돌잔치에 드론을 사용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돌잔치 촬영에 당시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을 주고 드론을 구매하여 촬영을 했습니다. 적어도 LA에서 제가 처음 시도한 것이었습니다.

좀 무모해 보이기는 하지만 손익을 떠나서 이 일을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에 가격보다는 제가 원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더 집중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손님들이 지불하시는 금액보다 몇 배는 더 좋은 결과물을 제공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상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빠르게 소문이 났던 것 같습니다. 영상이 쌓이면서 여러 곳에서 방송촬영 협조 요청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경쟁업체들의 시기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이 일을 시작하면 또 하나의 철학? 철칙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건 손님보다 경쟁업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경쟁업체가 좋아하는 회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이러니한 진실 같습니다. 거의 불가능한 일 아닐까요?

그럴 수 있겠으나 오히려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숨김없이 대했습니다. 타 업체라도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으려고 했고 또 그런 모습을 인정하고 손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에게도 이 이야기가 전해지고 어느새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착한 게 아니라 영리하게 착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냥 착하다는 것은 독과 약을 구별하지 못하는 욕심을 가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욕심을 조절하는 영리함이 그 균형을 잡아준 거죠.

앞서 말씀하신 경계면을 지키는 것과 상통하는 의미겠네요.

저는 그 부분에 관해 개구리의 비유를 자주 씁니다. 올챙이일 때는 자신이 물고기인 줄 알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리가 나오고 몸이 물고기와 달리 물속에서 느려지며 서서히 물 위로 떠오르게 되죠. 그래서 결국 물 밖으로 나오면 또 견디지 못하고 물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물 밖과 물 안의 경계선을 유지하며 살아가야하는 이치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하시는 모든 작업에 적용되는 멋진 비유인 것 같습니다. 위치를 지켜내는 지혜가 담긴 우화같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습관적으로 프레임에 갇히게 됩니다. 그게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안전하고 편한 방식이거든요. 제 생각에 1인 미디어가 지금처럼 빠른 성장과 발전을 한 이유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프레임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봅니다. 하지만 다시 또 프레임을 만들고 또 가지게 된다면 1인 미디어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럼 이제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LA 필름 메이커스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입니다. 즉, 비주류로서 주류로의 접촉점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저의 회사의 주요 장점이자 강점으로 특화된 일은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고 이런 연결고리를 더 넓히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군요. 그러기에는 LA가 많은 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는 곳이라 여겨집니다. 한국에서 필름이나 영상 쪽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분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네. 물론 많지는 않지만 지금도 인턴을 뽑아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만 조금 더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무엇보다 영상은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철학을 바탕으로 뿌리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 음식 주인은 오늘 얼마를 벌었느냐에 대한 기쁨보다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의 모습에서 기쁨을 찾습니다. 영상이라는 작업 역시 그것을 맛있게 만들려는 노력이 1인 미디어로서의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익숙하지만 낮선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종유석 감독이 말하는 철학적 운영과 인문학적 접근의 작업은 단순한 기술을 통한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철저히 아티스트로서의 접근이자 결과물인 것이다. 또한 짧은 사담 속에서 그의 깊은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영화제작의 꿈도 엿들을 수 있었다. 영상을 만드는 아티스트로서 당연한 목표이며 생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그가 촬영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종유석Jong Yoo Seok

촬영감독(Director of Photography). Dejong Film, LLC. 대표감독, Netmedia 캠툴알파빔 짐벌 공식 엔도져, Asian World Film Festival 공식 촬영감독.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 tvN <할리우드에서 아침을>, Mnet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MBC <리키의 혼자 떠나는 여행> 등 주요 미주방송프로 / 헬리캠촬영감독. MBC <언더나인틴>, Mnet <솔리드 컴백다큐> 이준편 등 주요 미주방송프로 / 연출 및 촬영. BTS 방탄소년단 북미투어 2017. 2018 중계팀, iRing 등 한국기업 미주촬영 CF 연출 및 촬영감독.

입상부분: 뮤직비디오 파이널리스트 2위(Music Video Underground International Festival), 뮤직비디오 세미파이널리스트 3위(LA Cinefest)

 

 

* 《쿨투라》 2019년 7월호(통권 6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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