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34개국 100편, 국제영화제로서의 규모 기대 한국영화 100년 기념, 한국퀴어영화 섹션
[제9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34개국 100편, 국제영화제로서의 규모 기대 한국영화 100년 기념, 한국퀴어영화 섹션
  • 손희(본지 편집장)
  • 승인 2019.11.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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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퀴어영화의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오는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프라이드(PRIDE)는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드러내고 모든 성소수자 LGBTAIQ 등을 포괄하는 상징적 단어이다. 올해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국제영화제로 승격되었다. 지난해 30여 개국 77편의 영화가 선정되었다면, 올해는 34개국 100편 이상의 작품이 선보여질 것으로 알려지며 국제영화제로서의 규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퀴어영화의 경쟁력 강화와 아시아 퀴어영화산업의 허브이자 등용문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국경쟁부문’과 ‘아시아경쟁부문’을 운영한다. 그리고 비아시아권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 가는 다른 국가의 시각을 보여주는 월드프라이드섹션은 전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 및 초청을 받은 작품들 중 화제성을 두루 지니고 있는 작품들로 엄선되었다.

그 중 여성들 간의 사랑을 다룬 주요작들이 기대를 받고 있다. 덴마크의 <해피 엔딩>은 반평생 남편을 내조하며 살아온 헬레가 이혼 위기에 마주친 여성으로 인해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며 시작된다. <레이디스 라운지>는 차별적 시대에 주체로서 살아가려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외에도 <에밀리 디킨슨의 밤>은 영미문학의 한 축을 장식하는 여성작가의 전기적 영화이며 알려지지 않았던 그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나아가, 올해 프라이드영화제는 성소수자 여성을 포함 성소수자 장애인과 관련한 작품들이 기대작으로 꼽히며 다양한 성소수자 계층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브로큰>과 <토마스 뱅크스가 사랑에 대해 탐구하다>는 성소수자 장애인의 연애와 성적 욕망을 통해, 당연하게 여겼던 삶의 방식들을 고민하게 한다. 특히 분야 막론 관련 콘텐츠가 적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를 통해 성소수자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다양한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아담>은 올해 선댄스영화제 화제작으로, 레즈비언 소녀에게 반한 십대 소년의 이야기다. 베니스영화제 퀴어라 이온상 수상작 <호세>, 2019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러버 돌핀>과 2018 베니스국제영화제 상영작 <아이스 하키장의 젠> 등이 주목할 만하다. 월드프라이드섹션 선정작 중 헐리우드 배우의 출연의 화제작들도 관심 받고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출연한 는 가상의 인물 JT 르로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 았다. 전환치료에 대해 다룬 <보이 이레이즈드>는 니콜 키드먼과 트로이 시반이 열연했고, 2018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공식 상영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아마추어 수구 선수들의 <샤이니 슈림프>, 우연한 만남 속 끌림을 얘기하는 <세기의 끝>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상영 예정되어 있다.

개막작은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 활동을 꾸준히 선보이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프랑스 감독 셀린 시아마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다. 18세기 프랑스를 배 경으로 결혼을 앞둔 엘로이즈(아델 에넬)와 그녀의 결혼식 초상화를 비밀리에 그리는 마리앙(노에미 멜랑)의 애절하고 찬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폐막작은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작품으로 올해의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HIV/AIDS를 주제로 한 3인 3색의 작품들로 선정되었다. 일반적인 편견과 전파매개행위 금지법 이슈를 다룬 신종훈 감독의 <고잉 마이 홈>, HIV/AIDS 고위험군 중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인 약물중독 게이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성욱 감독의 <아이스>, 키스를 하면 옮는 전염병인 ‘suicide kiss’로 인해 온 나라가 공포에 떨고 있다는 독특한 컨셉의 소준문 감독의 <키스키스>의 세 작품은 시나리오 구성단계부터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과연 어떤 작품으로 완성되었을지 더욱 관심이 집중됨과 동시에 HIV/AIDS에 대한 어떤 논의를 확장시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맞이하며 성소수자들의 투쟁을 살펴볼 수 있는 ‘핫핑크 섹션’, 성소수자 이슈를 뛰어넘어 동물권에 대한 논의를 시도하며 공존과 연대의 가치가 실현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드 섹션’ 그리고 영화제 기간 동안 발간될 ‘한국퀴어영화사 자료집’에 대한 기대도 모아진다.

특별히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역대 주요 한국퀴어영화도 상영한다. 프라이드영화제의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한국퀴어영화 특별 섹션에 대해 “그 동안 한국퀴어영화에 대한 역사적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올해의 스페셜프라이드섹션 상영작들을 통해 한국퀴어영화의 역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퀴어영화와 관련한 비판적, 이론적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밝혔다.

 

 

* 《쿨투라》 2019년 11월호(통권 6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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