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
  • 손희(본지 에디터)
  • 승인 2019.10.01 0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영화의전당과 중구 남포동·신창동,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등 부산 지역 6개 극장 37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총 85개국이 영화제에 참여했으며 303편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이 중 세계 최초 상영작 <월드 프리미어> 작품 수는 120여 편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작품 초청부터 할리우드 스타 티모시 샬라메 방문까지, 어느 해보다 분주할 부산국제영화제로 떠나보자.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더 킹: 헨리 5세>

부산영화제는 영화제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 초청했다. 갈라 프리젠테이션은 거장의 최신 명작을 주목하는 부문이다. 넷플릭스 영화가 전통 극장 개봉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쟁 부문 진출에 제한을 둔 칸영화제와 상반되는 행보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이 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세계 영화 미학의 최전선을 만나고자 하는 관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하다.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더 킹: 헨리 5세>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워 머신>(2017)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데이빗 미쇼 감독의 신작이다. 넷플릭스가 야심차게 제작한 이 오리지널 영화는 올해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제멋대로 살아온 헨리 5세(티모시 샬라메)가 부왕의 서거 후 전란에 빠진 영국의 운명을 짊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동성애 연기로 화제가 된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튼,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영화 상영 기간에 맞춰 내한한다. 이 외에도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브 주연의 <결혼 이야기>, 앤서니 홉킨스의 <두 교황>, <내 몸이 사라졌다> 등 넷플릭스 영화가 부산을 찾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시아영화인상 수여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부산을 찾는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어느 가족>으로 지난 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감독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한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인만큼 아시아영화인을 주고 싶었다” 라고 강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 국수주의 정권을 비판해 온 반(反) 아베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아시아영화인상은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인 10월 5일 오후 7시 30분 상영 일정에 맞춰 수여될 예정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만든 가족 영화로 전설적인 여배우(까뜨린느 드뇌브)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그녀와 딸(줄리엣 비노쉬)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다. 까뜨린느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가 엄마와 딸로 호흡을 맞췄으며 에단 호크도 출연했다. 또한 매해 부산영화제를 찾은 오다기리 조는 직접 연출한 <도이치 이야기>를 들고 관객과 만난다. 늙은 뱃사공의 삶을 그린 영화로 프로그래머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독특한 연출 실력을 자랑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지구 끝까지>를 소개한다.

개막작과 폐막작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며. 폐막작은 배우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이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작품들을 초청했다.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뉴커런츠 부문도 올해는 신작 14편으로 채웠으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의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이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아시아필름마켓이 올해 처음으로 기존 영화 마켓에서 방송 부문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아시아 TV드라마를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를 신설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 듀나와 김홍준 감독이 객원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정듀홍 영화제’도 눈길을 끈다. 세 사람이 각각 영화 1편을 선정한 뒤 영화 제목을 알리지 않고 관객을 모아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이다. 상영 뒤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다.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특별기획프로그램으로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을 준비했다. 김기영 감독 <하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이만희 감독의 <휴일>,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등 한국영화사의 획을 그은 10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박찬욱 감독과 임권택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도 나선다.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이자 영화 제작자, 1970 년대와 80년대를 풍비한 배우 김지미도 직접 만날 수 있다. 남포동 비프광장에서는 한국영화 100년을 함께 축하하는 일환으로 ‘김지미를 아시나요’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10월 4∼6일 비프광장에서 스타 겸 영화제작자 김지미의 대표작이 상영하며, 김지미는 개막 초반 사흘간 남포동 비프광장 무대에서 GV와 오픈토크로 관객과 만난다. 그리고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정일성 촬영감독이다. 정 감독은 1957년 조긍하 감독의 <가거라 슬픔이여>를 통해 촬영감독으로 데뷔했다. 정 감독의 촬영 미학과 철학을 대변하는 7편의 작품이 준비돼 있다. <화녀> <사람의 아들> <최후의 증인> <만다라> <만추> <황진이> <본 투 킬>이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 영화의 역사를 일궈온 장인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촬영 세계를 구축한 촬영의 대가”라며 “한국영화를 대변해 온 동시대의 대표 감독들과 많은 작업을 해오며 한국영화의 촬영 미학을 이끄는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회고전은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쿨투라》 2019년 10월호(통권 64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