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입양아 출신 작가 Laure Mi Hyun Croset를 만나다
[INTERVIEW]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입양아 출신 작가 Laure Mi Hyun Croset를 만나다
  • 한경미(시네아스트, 객원기자)
  • 승인 2020.04.21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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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셨는데 몇 살에 입양되셨나요?

 17개월에 입양되어서 아무 기억이 없어요. 제 작품 『폴라로이드』에도 적었지만 긴 머리의 부드러운 여자가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기억이 있긴 한데, 이게 실제 기억인지 지어낸건지는 모르겠어요. 오빠와 같이 입양되었는데 당시 오빠 나이는 6살 반이어서 나보단 기억이 많이 남아 있을텐데,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라… 좀 독특해요.

  오빠가 부모님에 대해서 좀 알겠네요.

 사실 친아버지가 저를 찾았어요. 20년도 넘은 일인데, 그 후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생부를 만났어요. 그게 거의 12년 전, 내가 35세 때 일이네요. 근데 별로 친근한 관계는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서 입양되었는지 아세요?

 생부 말에 의하면 몇 가지 버전이 있어요. 통역을 통해서 대화가 이루어져서 쉽진 않았는데… 생부가 좀 믿을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생모가 사망했는지 집을 나갔는지도 불확실해요. 통역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고 아버지 자신이 우리에게 확답을 주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생부는 새로운 가정을 차려서 자식을 5명 두었는데 그 중에 4명은 만나봤어요. 생부가 당시에 우리 남매를 키울 상황이 못되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마 생모가 정신병원에 갇혔던가 도망갔던가 둘 중의 하나인가 봐요. 생모가 수원 출생이라고 하는데 생부가 수원의 가족을 만나러 가자고 했는데 안 갔어요. 별로 신용이 안 가더라구요.

  생부가 작가님을 처음 봤을 때 뭐라고 하셨나요?

 내가 생모랑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구요. 생모도 단편소설을 썼대요, 항상 책을 끼고 다녔고. 내가 유전자를 거의 믿지 않는데, 재미있긴 했어요. 난 그동안 한국에 7번 다녀왔고 이번 6월에 다시 한국에 갈 예정이에요. 내가 좋아하게 된 한국과 계속 인연을 맺으려구요.

  작가님 이름에 미현이라는 한국 이름이 들어있는데 양부모님의 선택인가요?

 미현은 내 두 번째 이름이어서 실제적으로는 쓰지 않는 이름인데 작가로 등단하면서 첫 번째 이름에 붙여버렸어요. 우리 가족 중에서 외할머니와 외삼촌 등이 어렸을 때 미현으로 부르긴 했지만요. 내 한국 이름은 송미현이에요.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외국 여행을 많이 한 걸로 아는데, 어느 나라를 가보셨나요?

 프랑스, 캐나다, 이태리, 알바니, 코르소보와 유럽 국가 도시들은 다 가봤어요. 그리고 미국을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횡단하기도 했구요. 난 외국의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지만 항상 어딘가 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에요.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해서 한 장소에 머물며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많지요. 작가가 되기 전의 일인데, 난 항상 새로운 장소에서 느껴지는 것, 새로운 사람들, 경치들을 보는 걸 좋아했어요. 어느 한 장소에 내가 들어가는거죠. 그럴려면 일정 기간 동안 거기에 머물러야만 하구요.

  작가가 된 동기는 뭔가요?

 어렸을 때부터 엄청난 독서광이었어요. 오랫동안 여러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진짜 직업을 선택해야 될 나이가 되었을 때, 작가가 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난 항상 언어를 좋아했는데 나의 진짜 조국은 스위스도 아니고 한국도 아닌 내 언어 불어에요. 그게 저의 아이덴티죠. 작가가 되기 전에 문학 비평을 했어요. 그러면서 작가들의 습작방식을 보면서 스스로 글쓰기 방법을 터득했어요.

 나의 첫 번째 작품이 『폴라로이드』인데 내가 느꼈던 수치심에 대해서 썼어요. 내게 가장 친숙한 소재였지만 또한 가장 다루기 힘든 소재이기도 했는데, 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 문학을 쓰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 작품을 바로 발표하지는 않았어요. 내가 두 번째로 쓴 단편집 『줏대가 없는 사람』을 첫 작품으로 발표했죠. 처음에는 50개의 단편집이었는데 22개로 선별해서 출판사에 보냈더니 응답이 왔어요. 그러고 나서야 『폴라로이드』를 발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용과 형식 면에서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나를 강하게 해 준 작품이에요. 이후론 더이상 뭔가를 발표한다는 게 겁나지 않게 되었거든요. 이후 『나는 내가 아니다』와 『아름다운 세상』 『팝콘 소녀』 『사랑하려고 노력하다』를 발표했는데 나의 얘기가 아니어서 그 작품들에 대한 비평이 겁나지 않게 되었어요. 『폴라로이드』에서 나의 내밀한 곳을 다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 그후로 문학에 대한 내적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때처럼 불안하지는 않게 되었어요.

  수치에 대한 글이라고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세요.

 내 스위스 이름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된 수치심이었어요. 치과에 가도, 베이비 시팅을 해도, 사람들은 제 이름만 보고 스위스인인줄 알았다가 저를 직접 보고는 놀라곤 했어요. 종종 내 출신을 물어보는데 내 외모와 이름 사이에서 불화가 일어나는 거죠. 해외에서 살고 있는 모든 한국입양인이 겪게 되는 얘기일거에요. 처음에는 한국 문화에 대해 알지도 못했어요. 한국이라는 나라가 알려지지도 않았을 때구요. 조금씩 한국문화에 다가가 지금은 한국 영화, 한국 음식 등을 아주 좋아해요. 지금은 누구나 한국을 알고 한국문화가 여기서도 유행이어서 다행인데 처음엔 좀 힘들었죠. 내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게 오히려 나를 강하게 해 준 면도 있어요. 지금은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벌써 23년째 한국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답니다.

  지금 한국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나요?

 한국 너무 좋아해요. 한국의 탁월한 경제성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한국인들의 친절함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일본에 여행갔을 때는 한국인이라고하니까 별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는데 한국 여행은 항상 즐거웠어요. 한국 사람들은 ‘아시아의 이탈리아인’이라는 별칭답게 시끄럽지만 인정이 많고 서글서글하고, 또 재미있거든요. 다양하고 역사 깊은 한국 문화와 문학도 자랑스러워요.

  작가님의 4번째 소설인 『아름다운 세상』을 부모님께 헌정하셨는데, 부모님과는 사이가 좋으세요?

 편안한 관계에요. 우리 부모님이 국적이 다른 4명의 입양아를 두어서 (같은 가족이 아닌 인디언 2명- 여동생은 6개월에, 남동생은 3살때 입양-과 같은 가족인 한국 남매) 서로 많이 다르지만 아무런 충돌 없이 돈독하게 지내고 있어요.

  『아름다운 세상』에서 여주인공 루이즈가 작가님처럼 소설가, 프리랜서, 교정가 등 거의 같은 이력을 갖고 있어요. 특히 작가님처럼 이미 소설 3권을 발표했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중이고요. 자전적 소설을 쓰고 싶으셨던 건가요?

 프랑스 작가 장-크리스토프 그랑제(Jean-Christo phe Grangé)가 제 첫 소설집 『줏대가 없는 사람』을 읽고 마음에 든다면서 자기 소설 출판사인 알벵 미셀(Albin Michel)에 나를 소개시켜 줬어요. 그랬더니 내게 여러 명의 목소리가 들어가는 소설을 써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하는거에요. 정식 계약서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갔죠. 계약서를 따기 위해선 글을 빨리 써야 했어요. 그래서 여주인공 루이즈는 나를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한 거에요. 다른 모델을 찾을 시간도 없었고 또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이기에, 나를 모델로 하면 논리가 없는 인물은 나오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렇지만 루이즈는 소설에 등장하지 않고, 결혼식이 있는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24시간 동안 타인들이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신부 루이즈에 대해 얘기하죠. 이 소설은 15개월 만에 쓰여졌는데 비교적 빨리 쓴 편이죠. 제 소설 중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소설이었고, 시간적 제약까지 발목을 붙들었던 간단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저는 결국 해냈어요. 루이즈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결코 내 얘기를 쓴 건 아니에요. 제 작품 중에 마약중독자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내가 아니다』라는 소설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데, 그 작품은 저와 가장 동떨어진 얘기거든요.

  이 소설의 제목 ‘아름다운 세상’은 결국‘상류층’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소설에 상류층의 특별한 문화 코드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우선 식사하기 전에 “본 아페티(‘맛있게 드세요’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사전적으로는 ‘좋은 식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라는 말을 해선 안 돼요. 그건 결국 “소화 잘 되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우아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스프가 있는 접시를 기울여서 먹어도 안 되고 끝까지 다 먹어도 안 돼요. 식사는 배고파서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이기 위해선 조금은 남겨놓아야 해요. 그리고 소리를 내거나 훌훌 마시면 안되는 건 다른 계층과 마찬가지구요.

  한국에선 그 반대예요. 맛있을수록 소리내서 먹거든요.

 그래요, 나라마다 문화 코드가 다 달라요.

  ‘아름다운 세상’은 스위스 상류층을 말하는 건가요?

 아니오, 오히려 프랑스 상류층에 가까울 거예요. 오래된 성당과 멋진 성이 있는 투흐늬(Tournus)라는 작은 마을을 생각하고 썼어요. 그런데 루이즈를 초기에 알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스위스 사람이에요.

  작가로서 문학을 어떻게 보시나요?

 제게 문학이란 우선 제가 읽는 다른 작가들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문학에 대해 얘기하자면, 저를 알벵 미셀에 추천한 그랑제의 말을 인용하면 될 것 같아요. 그는 제게 “당신은 독특한 세계관이 있고 그걸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네요”라고 했었어요.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답이라고 생각해요.

  몇 개의 외국어를 하시나요?

 불어가 내 모국어고 독일어를 7년 학교에서 했으나 그렇게 잘하진 못해요. 영어는 미국에서 생활도 해서 꽤 하는 편이고 한국어는 혼자서 배워서 쓰고 읽기는 해요. 뜻을 몰라서 그렇지. 문제는 한국인들이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거예요. 발음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그래서 그만두었어요. 그렇지만 식당에 가서 한국말로 주문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어요.

  영향 받은 소설가를 들자면?

 매우 많지만 우선 플로베르(Flaubert)를 들 수 있어요. 자유 간접 연설이나 일상의 소재에서 끌어내는 탁월한 분위기, 어리석음과 아이러니 등을 좋아하죠. 또 문장의 흐름이 솔페즈의 호흡처럼 느껴졌던 셀린(Céline)도 들 수 있구요. 또 제 전공이 17세기인 만큼 라 호수푸코(La Rochefoucauld) 나 라 브뤼에르(La Bruyère)도 빼놓을 수 없죠. 현대 작가 중에선 장 에슈노(Jean Echenoz)와 엠마뉴엘 카레르(Emmanuel Carrère)의 ‘리모노브’를 좋아하는데 독특한 언어와 세상을 보는 시각이 특별해요. 또 올리비아 로잔탈(Olivia Rosanthal)도 들 수 있는데 자신의 작품에 실생활의 편린을 슬쩍 집어넣는 그녀의 다큐멘터리 스타일이 사실 픽션보다 더 재미있어요.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도 관심 있고 2003년에 12월 문학상을 받은 『우주, 우주』를 쓴 레지 조프레(Régis Jauffret)에게도 관심이 많아요. 그는 주인공 개념을 확장시킨 사람으로 주인공 수가 300이나 400명이 되는데도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게 신기해요. 이런 많은 독서들이 내 안에 흡수되어서 제가 작품을 쓸 때 무의식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아까 제가 독서광이라고 했는데 몇 년 동안은 일주일에 책 2권을 읽기도 했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영화를 5편 봐요. 독서와 영화감상은 요리와 전자음악, 클래식 음악, 미술학과 함께 제 중요한 취미가 되지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세요?  언제 글을 쓰시나요?

 가능하면 오전에 글을 쓰려고 해요. 근데 먹고살아야 해서 다른 직업도 병행해서 그게 쉽지가 않아요. 요새는 문학 코치일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는 일로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있어요. 이 일로 한달 먹고 사는데… 안 먹고 글을 쓸 수는 없잖아요? 다행히 최근에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서 2개월 글쓰기 레지던스에 참가해서 새 소설의 반 정도를 쓰게 되었어요. 초고이긴 하지만 이게 있으면 계속 쓸 용기가 나죠. 중년 부부의 이야기인데 올해 안에 끝마치려고 작정하고 있어요.

  작가님 작품의 주제는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이전 작품과 완전히 다른 작품을 쓰는 걸 기준으로 해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작품도 중년층 부부 이야기인데 이전 작품이 팝콘 걸의 소녀 얘기였거든요. 근데 작가는 항상 같은 주제를 다뤄요. 책마다 다른 시각과 주인공으로 거기에 맞는 언어로 작품 구성을 하는 거죠. 저 같은 경우, 실험정신에 입각해서 인생을 보는 방식이 어떨 때는 차갑게 어떨 때는 재미있게 다루지만 결국 같은 얘기에요. 작가마다 집착하는 게 따로 있거든요.

  작품은 쉽게 쓰시는 편인가요?

 90%의 시간을 교정하는 데 보내요. 처음에 초고는 빠르게 쓴답니다. 그렇지만 교정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보내는데 거기서 제 작품의 진수가 나오는 거 같아요. 끝까지 정성 들여 작품을 쓰지만 어느 순간에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팬을 놓아요. 그리고 인들에게 읽혀서 반응을 보고 난 후 출판사에 넘겨요. 그래도 뭔가가 아쉬울 때가 있기도 한데 그럴 땐 음 작품에서 해결하자고 생각해요. 삶은 지속되니까요. 나 같은 경우는 마라톤에 강한 것 같아요. 인내심이 강한 편이죠.

  작가님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었나요?

 작품의 일부만 독일어, 이태리어, 영어로 번역되었어요. 출판사가 프랑스에서의 작품 판매 성공과 거기에 이어지는 문고판 발행을 기다린답니다. 그러면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은 제 다른 작품들이 외국에 소개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겠는데, 그렇게 되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한국 작가 중에선 어느 분을 좋아하세요?

 한국 작가들에 대해서는 아직 정보가 부족해요. 하지만 한국 영화 감독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은 편이죠. 이창동 감독을 좋아합니다.

  그분 작가세요. 감독은 나중에 되신 거구요.

 아아, 그럴 것 같아요. 영화 <시>를 보면 구성이 튼튼하거든요. 몰랐어요. 중요한 사항을 알려주시네요.

  세상이 점점 더 디지털화 되어 가면서 사람들이 책보다 스크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오늘의 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시나요?

 제가 보기엔 책을 많이 읽는 독서 마니아들은 계속 책과의 신성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고 나머지는 점점 더 책이라는 매체와 멀어질 것 같아요. 아직 대작가들이 살아있는 한 독서 마니아도 유지될 거구요. 아마 순문학 작품보다는 판타지 소설이나 장르 소설, 탐정소설 등이 더 쉽게 읽혀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문학이 변하는 거죠. 이런 디지털 세상에서 내가 우려하는 건, 사람들이 많이 수동적이 된다는 거에요. 독서는 반대로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작업이지만 노력한만큼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한국음식 좋아하세요?

 아주 좋아해요, 해물파전을 제일 좋아해요. 근데 요리를 잘하지 못해서, 이런 얘기 해선 안되겠지만, 스위스 요리란 건 따로 없고 이태리 요리나 프랑스 요리를 조금 해요. 근데 시간을 하도 잡아먹어서 그 시간에 글쓰기 작업을 하는 편이지요.

  제네바는 살기 좋은가요?

 삶의 질이 좋다고 할 수 있어요. 국제도시라 여러 나라의 사람을 만날 수 있죠. 문화생활도 다양하고 도시가 그렇게 큰 게 아니어서 웬만한 데는 다 걸어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파리에서 살아보고 싶진 않으세요?

 물론이죠. 근데 파리에서 살자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가난하게 파리에서 불편하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현재의 내 작가 수입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언젠가 부자가 되면 가서 살고 싶어요.

 

 

* 《쿨투라》 2020년 4월호(통권 7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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