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Theme] 소나기마을 스토리텔링, 참여와 체험이 답이다
[6월 Theme] 소나기마을 스토리텔링, 참여와 체험이 답이다
  • 박기수(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승인 2020.05.2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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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하 소나기마을)은 국내 문학테마파크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기마을 제2건립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콘텐츠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 소나기마을의 향후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콘텐츠의 관점에서 테마파크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관점을 전제해야 한다. 어떤 테마를 가지고 있는가(테마성), 어디에 있는가(입지성), 지속적인 수요와 유지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가(지속성), 향유자에게 즐거움, 위로, 휴직, 편익을 제공하는가(위락성), 반복적인 방문이 가능할 정도로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가치성), 향유자의 참여와 체험을 유지할 수 있는가(체험성)이 그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소나기마을은 황순원의 문학적 자산과 전 국민의 순애보 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삼고 있으며(테마성),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입지성), 2020년 현재개장한 지 11년(지속성)이 되었고, 황순원의 문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위락성, 가치성, 체험성)으로서 위상을 확보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 소나기마을의 정체성과 브랜드 포지셔닝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현재는 황순원문학촌과소나기마을이라는 두 가지 브랜드로 결합되어 있고, 시설의 비중이나 행사 면에서 볼 때 황순원문학촌에 가까운 편이다. 한국문학의 큰 별인 황순원의 문학적 자산을 전면화했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첫사랑을 중심 테마로 제2건립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나기의 중심 테마인 첫사랑과 관련된 체험형 콘텐츠의 보강을 통하여 소나기마을은 ‘공간’이 아닌 향유자 각각의 고유한 정서적 개입과 체험이 스토리텔링으로 개별화된 ‘장소’가 되어야지만 보다 향유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테마파크로 도약할 수 있다.

소나기 마을 지도

  둘째, 소나기마을 콘텐츠 구성과 구현 전략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현재 소나기마을은 ⓐ 황순원문학관, ⓑ묘역, ⓒ황순원의 작품과 연관된 산책로들, ⓓ소나기광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황순원의 작품을 이미 읽었거나 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한 사람에게만 유효한 공간들이다. 더구나 ⓐ와 ⓑ가 관람형콘텐츠라면, ⓒ와 ⓓ는 체험형콘텐츠다. ⓓ와 같이 향유자의 현장체험만으로 충분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소나기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는 작품 읽기와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소박한 산책로일 뿐이다. 특히 ⓒ의 세 코스 중에서 더위를 피하여 쾌적한 산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2코스밖에 없을 정도로 사용자 체험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이름이 붙여진 각 지점(수수단 오솔길-고향의 숲-해와달의 숲-들꽃마을-학의 숲-송아지 들판-너와 나만의 길-고백의 길)의 정체를 드러내는 안내와 조형물이 정태적이고 소박하다는 점이다. 즉, 각각의 이름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성격이나 체험을 기대하기 어렵고, 조형물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지 못한 이물감을 드러내거나 지극히 소박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셋째, 체험의 과정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콘텐츠의 화두는 향유자의 참여를 전제로 한 개별적 체험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지금 이곳’에서는 관람만으로는 만족을 얻을 수 없다. 스스로 참여하여 의미 있는 체험을 전개해야 하며,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얼마나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느냐에 콘텐츠의 성패가 달렸다. 스스로 스타를 선택해서 육성하는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48>류의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강력한 팬덤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구나 테마파크는 개별의 즐거운 체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곳이고, 그 개별의 체험이 테마파크에 대한 충성도와 재방문을 결정하는 곳이다. 따라서 향유자의 체험을 창출할 수 있는가, 그것을 얼마나 가치 있는 즐거움으로 지속해낼 수 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소나기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콘텐츠를 평가하고, 체험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넷째, 소나기마을의 스토리텔링은 방문과정 전체 단위를 전제로 구성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단지 소나기마을에 입장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방문 전에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등을 활용한 정보 습득과정과 소나기마을을 찾아오는 과정,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소나기마을에 입장하기 전까지의 분위기 조성, 소나기마을 안에서의 체험, 방문 이후의 향수 과정까지 관심과 참여가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구성이 이뤄져야만 한다. 어떤 사연의 이야기를 각인시켜가는 과정이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체험을 유도하고, 강화하며, 체험 안에 향유가 머물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어야만 전략적 기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소나기」는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사람들이라면모두 다 향유한 바 있다는 텍스트이고, 향유 시기가 본격적인 첫사랑을 체험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공감의 폭이 크고, 감상(sentimentality)이 아닌 정서(sentiment)를 환기하는 탁월한 텍스트성을 지니고 있으며, 영상콘텐츠로 확장이 가능한 문학적 형상화를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원천콘텐츠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이며, 주어진 조건 안에서 전략적으로 유효한 방안을 찾아낼 것인가에 있다. 특히 「소나기」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인 정서적 환기력을 어떻게 체험의 형태로구현할 것인가의 문제는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지점이다.

  콘텐츠는 당위가 아닌 실천이어야 한다. 「소나기」의 문학적 가치가 소나기마을의 콘텐츠적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사실 앞에서, 우리가 이제 고민해야할 것은 소나기마을의 체험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화 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것은 매우 콘텐츠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 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는 향유자의 체험이 놓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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