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Theme] 게임은 문화다
[7월 Theme] 게임은 문화다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0.07.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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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Theme 게임은 문화다

7호 테마는 게임은 문화다이다. 문화담론을 세우기 위해서는 게임의 편견과 선입견을 넘어 그 빛과 어둠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시대에 이르러야 우리는 비로소 이 뉴미디어를 현대 대중문화의 일부로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게임 전문 필진들이 참여하여 총론문화로서의 게임(박이선 게임문화연구자)을 비롯하여 게임의 역사(나보라 게임역사연구자),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오영욱 게임개발자), 디지털 시대의 시시포스(김지윤 게임문화연구자), 게임, 코로나19 사태로 한층 더 주목받다(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와 게임평론 '2차 창작'이 아닌 '창작'(박원호 게임평론가) 통해 오늘의 게임 문화에 대해 집중 조명하였다.

 

이번호 인터뷰는 <블랙머니>로 호평을 거두고, 새 영화 <소년들>을 제작중인 정지영 감독(전찬일 평론가)을 만났다. 정지영 감독은 79일에 개막하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제를 끝으로 2016년부터 몸담아온 BIFAN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 창작자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장르영화 팬들이 매년 기대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BIFAN이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내가 모범을 보여주면 후배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정지영 감독의 매혹적인 인터뷰이다.

 

갤러리에는 바르비종의 밀레 아틀리에탐방기(손정순)와 융합예술가 하정열 작가의우주를 향한 도전(박영민)을 소개하며, 특파원의 미주 레터로 또 다른 바이러스와 마주한 미국(김준철)의 현장뉴스를 전한다. 또한 연재 아티스트 신중현 11 Body & Feel(장석원), ‘재미있게 시나리오 쓰기 7영화의 구조 (이무영), ‘한국대중문화의 격정적 시간들 71975, 대마초 파동(오광수) 등을 비롯한 문화전반의 다양한 글이 수록된 이번 7월호에도 일독을 권한다.

 

<본문 속으로>

 

밀레 아틀리에에 도착하자 해가 황금 들녘 위로 서서히 떨어지면서 온 바르비종이 황금 빛으로 변했다. 처음 온 곳이고 내 나라가 아닌데도 그저 편안히 감겨오는 느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 작은 마을과 들판이 가장 낮게 손짓해 황금빛 노을이 닿을 듯한 하늘길, 정말 황혼이다! 탄성을 지르자 잔뜩 더위 먹은 고물 자동차가 툴툴툴 멈추어 서고, 황금빛 들판이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간다. 마을 한복판에 매달린 둔중한 종소리가 모든 들판에 울려퍼지는 시간, 저 부서지는 물방울의 조각들이 고향하늘처럼 마지막 햇살에 반짝거렸다. 순간 밀레는 이삭을 줍다 말고 한손으로 해를 부여잡으며 빠르게 스케치 했겠지?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바르비종에선 내 속의 모든 복잡한 생각들이 스르르 사라지고 진정한 평화가 찾아왔다.

- 갤러리 탐방 바르비종의 밀레 아틀리에(손정순 시인), 본문 12

 

내 생각에는, 코로나19 이후로 영화제뿐만 아 니라 우리 생활의 여러 패턴이 바뀔 것 같아. 그렇다면 영화제의 형태도 대면 방식과 비대면이 섞이는 형태가 되는 건 피할 수 없겠지. BIFAN의 경우 작년 에 신철 집행위원장이 와서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고 뭔가 알게 된 것들이 있는 것 같아. 그래 이번에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코로나가 터진 거거든. 그래도 그렇게 기획된 것 중 몇 가지는 이번에 실행하기로 했어. 그중에서 제작지원, 창작지원 등등에 대해 얘기해볼 수 있겠는데, 예전보다 규모를 확대했지. 'BIFAN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신철 집행위원장의 계획을 내가 객관적으로 보건데, 이 친구가 '확실히 다른 영화 제'라는 모토를 유지하면서 영화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 AI등 첨단 기술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올해엔 세계 괴담을 모집해서 창작지원을 해주기로 했어. 신철 위원장은 여러모로 이 영화제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걸 자주 느끼곤 해. 그냥 관습적으로 가는 게 아니고 그동안 경험했던 많은 것들,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제를 다니면서 배운 것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걸 많이 구상하는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올해로 조직위원장을 그만 두기로 했어. 이번에 그만두지 못한 건 아직 마땅한 분을 조직위원장으로 구하지 못 해서지. 아무래도 나는 계속 영화감독으로서 창작에 집중해야겠더라고. 이런 일은 자신의 본업에 큰 부담이 없는 사람이 해야지, 나처럼 창작하는 사람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 정지영 감독 인터뷰(전찬일 평론가), 본문 25

 

대통령 부부 내외를 모사한 캐릭터가 가상의 '청와대맵' 앞에 서서 메시지를 전한 이 사건은, 게임 문화사적으로 꽤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그간의 인식에 비추어 보면 게임은 가볍고 진지하지 않은 유희이자 청소년의 학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그런 게임을 공식적인 제도 권역이 포용한 것이다. 게임이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음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 총론문화로서의 게임(박이선 게임문화연구자), 본문 34

 

일반적으로 게임의 역사는 라디오나 컴퓨터, 텔레비전 등 20세기 중반 가속화되는 정보통신의 기술적 발전을 시발점으로 삼아왔다. 여기에는 '핵 전쟁으로 인한 지구의 종말'이라는 최후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던 냉전의 엄혹한 분위기가 '우주전쟁'으로까지 확장되던 시대 속에서, 일종의 해킹같이 재미를 위한 기술적 일탈이 '게임'이라는 형태로 발현되었다는 인식이 담겨있다.

- 게임의 역사(나보라 게임역사연구자), 본문 34

 

한국 사회에서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복잡하다. 한쪽에서는 미래산업의 먹거리로 취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의 수면권을 방해 하는 중독의 원흉으로 취급받고 있다. 각 분야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도 여러 가지다. 산업계에서는 콘텐츠 수출액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자랑하는 K-Game 콘텐츠지만 규제 때문에 기를 못 펴고 있다는 피해 인식과 함께 미국, 일본은 각종 규제 때문에 따라잡지 못하고, 중국에는 자리를 위협받는 위치를 강조한다.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오영욱 게임개발자), 본문 34

 

<Getting Over It>가 게임방송에서 스트리밍 되는 과정에, 포디가 시도했던 디지털 문화에 대한 비평에는 한 가지 레이어가 덧씌워지게 된다. 베넷 포디가 내레이션을 통해 비판했던 '일회성 쓰레기와 같은 디지털 문화', 유튜브 불법 음원들과 조악하고 산만한 합성 영상들이 그의 목소리를 덮어씌우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야말로 그가 디지털 문화에 가한 비판을 오히려 진정성 있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한다.

-디지털 시대의 시시포스(김지윤 게임문화연구자), 본문 44

 

언택트untact라는 새 트렌드 속에서 디지털게임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함께 놀기가 가능한 매체로 각광받았다. 아마 당분간은 많은 게임사들이 때 아닌 호조에 힘입어 여러모로 순항의 나날을 보낼 것이다.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각광받는 총아에게 불어온 새로운 기회는 게임의 앞날에 보다 밝은 빛을 내리쬐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긍정적인 이야기로만 게임을 둘러싼 환경이 점철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문화현상들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둘러싼 흐름들 또한 다양한 표정의 얼굴들을 드러낸다.

-게임, 코로나19 사태로 한층 더 주목받다(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 본문 45~46

 

이제 게임의 '2차 창작'에서 '2'라는 단어는 사족에 가깝다. 창작은 게임의 목표이자 장르이며 재미의 원동력이다. 디자이너와 게이머의 경계는 무너졌다. 재료와 도구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당신이 게이머가 아니라면 꼭 기술과 감성의 진화의 최종 형태인 비디오게임을 통해 디자이너와 게이머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을 체험하기를 바란다.

- 게임평론 '2차 창작'이 아닌 '창작'(박원호 게임평론가), 본문 56

 

신중현의 목소리는, 그가 부르는 노래는, 나를 압착하고, 나를 침식한다. 나를 횡단하여 음향적 신체를 만들어낸다. 신중현의 목소리, 감정의 프리즘, 생로병사와 희노애락을 끌어안는다.

석양이 진 후,  ()와 남()이 섞이고 있다. 살아 있는가. 들려오는 목소리. 입김이 느껴진다. 신중현이 이별한 사람을 부르는 소리. 살아서"안녕 안녕" 말해주는 사람. 어두워진다. 밤이 깊어진다. 몸이 아프다. 마음이 울먹인다. 혼자 견디는데, 그 목소리 다가와서 나를 감싼다.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올 것이다. 사랑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 아티스트 신중현 11 Body & Feel≫」(장석원 시인), 본문 63

 

대마초와 연예인과 정치가 한 묶음이 되어 음모가 난무하던 시절을 뚫고 우리 대중음악은 성장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광풍이 없었다면 한국의 대중음악은 훨씬 더 일찍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 한국 대중문화의 결정적 사건들 7 1975, 대마초 파동(오광수 부국장), 본문 66

 

영화의 아이디어도 충분하고 이야기의 확장까지 어느 정도 청사진을 갖췄다면 건물을 짓듯 곧바로 시나리오 쓰기에 돌입할 수 있다. 하지만 멋진 오프닝을 쓴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시각적 묘사도 훌륭해야 하고, 동시에 관객에게 전달할 정보의 종류와 양을 결정하는 것도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 재미있게 시나리오 쓰기 7 영화의 구조(이무영 감독), 본문 67

 

어린이가 우리의 미래라면 청소년은 우리의 현재다. <인간수업><아무도 모른다> 두 드라마를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다." 이런 일 겪게 해서 미안해. "차영진 형사가 피 한 방울 안 섞인 은호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을 나는 백상호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그 작고 연약한 아이를 괴물로 키워낸 건 어른이니까. 백상호, 그리고 오지수와 배규리, 그 어린 영혼들의 슬픔과 고통을 외면한 우리야말로 냉혈한 연쇄살인범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 드라마 월평드라마의 다양한 얼굴 <청소년> 차라리 행복이 성적순이었으면!(김민정 교수), 본문 91

 

세대가 바뀌며 대상으로 삼는 시절도 바뀌겠지만 과거를 복고하거나 그것에 현재적 의미를 덧입혀 새롭게 즐기고자 하는 뉴트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시도될 것이다. 유튜브를 필두로 한 디지털 미디어는 거대한 인간 기억의 아카이브로 기능하고 있으며, 따라서 아름다웠던 과거를 추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케 한 디지털시대에 복고 문화의 상존은 필연적이다.

- 음악 월평 디지털 시대와 복고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OST(서영호 뮤지션), 본문 103

 

점점 확산하는 조지플로이드 사태는 그렇듯 여러 가지 모습으로 지금 이 시각에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잦아들고, 또 잊히고, 일상이라 불릴 어떤 날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익숙한 일상 안에서 우린 또다른 변종 바이러스들과 마주해야 할 것이고 그 순간들이 매번 똑같은 익숙함으로 끝나게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미주 레터 또 다른 바이러스와 마주한 미국 _ 김준철 (김준철 특파원), 본문 117

 

이 책을 읽음으로써 가장 혜택을 받을 법한 독자들은 봉 감독의 경력과 한국(및세계) 영화에 그가 공헌한 바에 대해 생생하지만 부분적인 인상만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은 빠진 부분을 메우고 봉준호의 경력에 대해 좀 더 완성된 그림을 제공할 것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보지 못했던 봉준호의 영화들을 보도록 영감을 줄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자신과 한국영화 산업이 이뤄놓은 성과를 넘어서서 새로운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밀어붙이는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라는 더 큰 서사의 맥락 안에서 각 작품을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 북리뷰 Review of <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달시파켓 / 번역 박선옥), 본문 127

 

<쿨투라> 20207월호(통권 73) 목차

C O N T E N T S

 

Gallery

006 갤러리 탐방 | 바르비종의 밀레 아틀리에 _ 손정순

016 융합예술가 하정열 작가의우주를 향한 도전 _ 박영민

 

INTERVIEW | 영화감독 정지영

020 "내가 모범을 보여주면 후배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_ 전찬일

 

Theme ‘게임은 문화다

030 총론: 문화로서의 게임 _ 박이선

034 게임의 역사 _ 나보라

038 한국 게임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선 _ 오영욱

042 디지털 시대의 시시포스 _ 김지윤

045 게임, 코로나19 사태로한층 더 주목받다 _ 이경혁

048 게임평론_'2차 창작'이 아닌 '창작' _ 박원호

 

058 아티스트 신중현 11 | Body & Feel _ 장석원

064 한국 대중문화의 결정적 사건들 7 | 1975, 대마초 파동 _ 오광수

067 재미있게 시나리오 쓰기 7 | 영화의 구조_ 이무영

072 새 시집 속의 | 허연 조연호 유홍준 류성훈

076 이정환의 시조안테나 11 | 풀어진 실밥 물고 안간힘 쓰는 며느리, 엎어지는 마음 한 사발의 노래!

 

movie

078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영화제' _ 해나

081 17서울환경영화제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는 푸른영화축제_ 이정훈

084 9회 아랍영화제 | 국내 유일의 아랍 중심 영화제 _ 설재원

 

088 드라마 월평| 드라마의 다양한 얼굴 <청소년> 차라리 행복이 성적순이었으면! _ 김민정

092 연극 월평 | 연대 없는 연대의 가능성 _ 차성환

096 영화 월평 | 현대 영화는 타자성을 어떻게 사유하는가_ 김시균

101 음악 월평 | 디지털 시대와 복고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OST _ 서영호

104 문학 월평 | 이 시대의 사랑 _ 전철희

107 preview | 뮤지컬 <제이미> 웨스트엔드를 사로잡은 웰메이드 신작!_해나

110 미주 레터 | 또 다른 바이러스와 마주한 미국 _ 김준철

118 공연 월평 | 봄 향기 가득한 춘향 _ 최교익

 

북리뷰

120 배혜화 명예교수의 영화속 나, , 우리_ 손희

123 Review of <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 _ Darcy Paquet 달시파켓 / 번역 박선옥

128 양경미 평론가의 한국 영화의 공간_ 김판철

 

 

* 《쿨투라》 2020년 7월호(통권 73호) *

 

문화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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