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장석원 시인의 「초록 전체주의」

초록 전체주의

장석원

이우는 빛을 절단하네

오후의 눈부신 열광
시작되네 들개의 질주처럼

숲의 함성 폭풍의 끝을 갉아먹네
노을 향해 온몸 흔드는 유월의
나무 초록 심벌즈
바람의 숙주

진군하는
압박하는
침투하는

수혈하는
불태우는

초록 비산(飛散)

- 시집 『유루 무루』 중에서

장석원
2002년 《대한매일》 등단. 시집 『아나키스트』 『태양의 연대』 『역진화의 시작』, 산문집 『우리 결코, 음악이 되자』 『미스틱』 등이 있음.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쿨투라》 2021년 10월호(통권 8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