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페스티벌] 어른들의 놀이터 세계 여름 축제
[썸머 페스티벌] 어른들의 놀이터 세계 여름 축제
  • 최태규(뮤직페스티벌 디렉터, 공연기획자)
  • 승인 2023.07.2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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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투모로우랜드 홈페이지

여름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있다. 바로 바닷가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주요 여름 축제는 바닷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축제가 많다. 특히 한여름 태양이 이글거리는 사막에서 열리는 축제도 있다. 결국, 축제를 즐기는 관객은 여름 축제를 휴양지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름을 철저히 문화예술콘텐츠로 즐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여름 축제를 찾아보자. 바로 어른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 일렉트로닉EDM(전자음악) ‘투모로우 랜드 음악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름만 들어도 심장박동이 128 bpm으로 뛰게 하는 투모로우 랜드는 진정한 파티피플들이 즐기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5대 EDM 페스티벌이며, 철저히 EDM 장르 축제로 전 세계 TOP DJ 아티스트가 출연한다.

사진제공_투모로우랜드 홈페이지

벨기에 붐Boom에서 올해도 2주간 공연했는데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와 28일부터 30일까지였다. 매년 전 세계에서 6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즐긴다.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는 무대 규모와 관객들의 지칠 줄 모르고 춤추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순식간에 무아지경으로 빠지게 된다. 특히 2주에 걸쳐 공연되는 이 페스티벌에선 20여 개의 무대와 1,000명이 넘는 전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가 공연한다. 그야말로 지구상 가장 큰 EDM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미 국내 EDM 마니아들은 한두 번 다녀온 페스티벌일 것이다. 투모로우 랜드는 일탈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이며, 꿈의 동산 같은 동화스러운 무대 비주얼을 연출하여 상상 그 이상의 페스티벌이다. EDM을 좋아한다면 버킷리스트에 올려도 좋을 만한 ‘투모로우 랜드’ 이다.

사진제공_투모로우랜드 홈페이지

 

사진제공_라 토마티나 홈페이지

다음은 스페인의 여름 축제 ‘라 토마티나 축제’이다. 스페인 발렌시아가 지방의 작은 마을인 부뇰Bunol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고 있는데 이 축제를 일컬어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전쟁놀이라고 부른다. 이 축제는 준비물이 있다. 고글과 장갑, 쉽게 벗겨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특히 토마토가 눈에 들어가면 앞을 볼 수 없어 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고글 착용을 해야 한다. 이 축제의 재미있는 요소는 어른들의 놀이터에 필요한 일탈이다. 세대와 이념 나이와 성별을 초월하여 서로 눈을 마주치면 으깨어진 토마토를 상대에게 던지거나 머리에 붓는다. 흰색티셔츠는 삽시간에 빨간색 토마토로 물들여지며 화이트칼라에서 레드칼라로 전환되는 시점 또한 색채의 변화에 따른 시각적인 즐거움이 크다. 세계의 유명한 축제는 공식적인 규칙과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이 축제는 철저히 관람형 축제가 아니라 참여형 축제라는 데 매력이 있다. 또한, 토마토 전쟁터였던 광장이 축제 종료가 되면 빠르게 일상의 공간으로 전환한다. 그래서 더 어른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는 조건이다. 올해는 8월 30일에 열린다.

사진제공_버닝맨 공식홈페이지

이번에는 생각만 해도 찜통더위 연상작용을 가동하는 축제 버닝맨Burning Man이다. 이 축제는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의 블랙록시티Black Rock City(축제 기간 가상의 지명)에서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예술적 자유와 무소유를 실천하는 예술실험 공동생활을 하는 아주 특별한 여름 축제이다. 블랙록시티는 1997년에 설립된 회사이며 버닝맨 전체 행사를 진행 및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버닝맨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은 버닝맨의 도시라고 인식한다. 이 축제를 참가하기 위해선 먼저 캠핑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버닝맨의 콘셉트가 철저히 자급자족이다. 알아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인 축제에서 제공하는 푸드존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행히 생수와 얼음은 판매한다고 하니 블랙록시티 가는 길에 코스트코, 월마트에 들러 생존을 위한 먹거리와 야전 용품들을 챙겨가야 한다. 이곳에 참가하는 버너Burner(버닝맨 참가자를 일컫는 호칭)들 중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특히 애플 구글 등 스타트업 하는 사람들도 이곳에 참가하기 위해 8월 말이면 업무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이들이 중요한 업무를 멈추고 버닝맨에 참가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실리콘밸리가 혁신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바로 버닝맨이라고 한다.

사진제공_버닝맨 공식홈페이지

블랙록시티에 들어선 순간 돈은 사용할 수가 없고 자신이 창작한 작품으로 내가 필요한 물건을 찾아 물물교환하며 생활해야 한다. 버닝맨은 매년 8월 마지막 주에 시작해서 9일간 열린다. 약 10만 명 정도의 버너들이 모여 각자의 캠프를 만들고 모든 참가가들이 만들고 싶은 창작물을 만들기 시작한다. 중요한 건 그 어떤 제약도 없고 주제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적인 요소가 너무 많이 담긴 창작물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들이 많다. 그리고 8일째 되는 날에는 캠프 한가운데로 모여서 버너들이 만들었던 창작물을 불태우기 시작하며 비로소 자신의 창작물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의식적인 행위가 이루어진다. 9일 동안 버너들은 절대 이곳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창작하고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 창작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아바타를 태우는 과정을 거쳐 사람들은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래서 버닝맨은 페스티벌이라고 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는 이곳을 두고 ‘버닝맨은 실리콘밸리’라고 불렀다. 수많은 아티스트와 뮤지션들이 참여하지만 절대로 페스티벌은 아닌 곳. 확신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그것이 버닝맨이다.

 

 


투모로우 랜드 홈페이지 https://www.tomorrowland.com
라 토마티나 홈페이지 https://tomatina.es/en
버닝맨 홈페이지 https://burningman.org

 

 

최태규 뮤직페스티벌 디렉터이자 공연기획자. 월드DJ페스티벌 제작자. 대한민국을춤추게하라 제작자. 캘리그라피페스티벌 제작자. ㈜상상공장 대표.

 

 

 

* 《쿨투라》 2023년 8월호(통권 11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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