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헝가리 국제친선시낭독회] 명동서 개최한 韓·헝가리 詩낭독회
[한국·헝가리 국제친선시낭독회] 명동서 개최한 韓·헝가리 詩낭독회
  • 손희 에디터
  • 승인 2023.11.03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KS국제문학상 및 국제시축제도 열려

사단법인 시사랑회(회장 최동호) 주관한 한국·헝가리 국제친선시낭독회가 지난 10월 12일 오후 6시, 서울 명동 유네스코회관 8층 주한 헝가리문화원에서 열렸다.

메드비지 이스트반 주한 헝가리문화원장이 “우리 문화원에 이렇게 많은 시인이 모인 건 처음”이라며 “축하의 의미로 헝가리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하자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은 파리특파원 시절 헝가리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헝가리어와 우리말은 어순이 같아 친근함을 느끼는 것처럼 양국 문화교류가 더 친밀해지고 늘어나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리고 최동호 시사랑회장은 “헝가리는 노벨상수상자를 17명이나 배출한 나라이면서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 교두보가 된 곳”이라며 “오늘 자료집 표지 그림의 두 나무처럼 서로의 영혼 속에 스며들어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드비지 이스트반 주한헝가리문화원장.

헝가리 뮤지션의 아름다운 오프닝공연에 이어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KS국제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시인 아틸라발라즈, 잘란 티보르와 한국의 황동규, 김수복, 최동호, 유자효, 김구슬, 고두현, 장재선, 곽효환, 이인평, 최금녀, 김추인, 안영희, 정혜영, 손정순 등 16명의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독했다. 참석하지 못한 헝가리 시인 잘란 티보르의 시는 아틸라 발라즈 시인이 대신 낭독했다.

헝가리 음악공연.

페이토 호텔 16층
열리지 않는 창가에 서서
그는 편지를 쓴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바다 내음을 느낀다 새들이 날아와
좁은 창턱에 앉는다 이상하게 무색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도 투명한 새들이기 때문일거다 새들에게선 모두
초록색 심장이 박동한다 또는 붉은 색이. 새들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어느 쪽 심장이 붉은색이고 어느 쪽이 초록색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커다란 투명한 새들이 높은 창턱에 날아와
앉는다 저 좁은 하늘에서 바다 내음이 퍼져온다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는 바다내음을 맡는다
무색 투명한 새들이 부리로 고도를 움켜쥔다
페이토 호텔 16층
열리지 않는 창 앞에 서서 그는 편지를 쓴다

- 잘란 티보르 「서울의 새들」 전문

낭독 행사 중간에는 송기창 바리톤이 최동호 시인 한국·헝가리 국제친선시낭독회의 시에 곡을 붙인  〈수원 남문〉 등 가을밤을 수놓는 아름다운 한국시 가곡을 선사했다. 낭독 행사를 마친 후 리셉션에서는 주한 헝가리문화원의 전시공간을 둘러보며, 한국·헝가리 국제친교를 가졌다.

한편 사단법인 수원문화도시포럼(이사장 최동호)이 주최한 ‘제5회 수원KS국제문학상 및 국제시축제’도 10월 13일 수원팔달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시詩가 가지는 상징성을 통해 수원과 국내외 시인들이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고, 시낭독회를 통해 한국 시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문화한류를 주도하고 시 문학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자 매년 수원에서 개최하고 있다.

올해 국제문학상은 헝가리 시인 잘란 티보르Zalan Tibor, 아틸라 발라즈 시인이 수상했으며, 어린이 시인 3명의 시낭송에 이어 국내외 8개국 17명 시인들의 시낭송이 펼쳐졌다. 부대행사로는 전통 각자(서각) 일파 김충영 작가의 전시가 이어져 외국 수상자들의 깊은 관심을 모았다.

헝가리 시인 아틸라 발라즈.

이날 행사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최동호 수원문화도시포럼 이사장, 이근배 제37대 대한민국예술원회장을 비롯한 프랑스 장클로드 드크레센조, 이탈리아 라우라 가라바글리아, 스테파노도노, 그리스 마리아 미스트리오티 시인 등이, 국내 윤수천, 문현미, 김왕노, 정수자, 서영택, 김구슬 이수영, 박종명, 진경희 시인 등이 낭독에 참여했다.

 


 

* 《쿨투라》 2023년 11월호(통권 113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