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주기 맞아 예술적 업적 조명
소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70년대 청년문화 화두 일으켜
작품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문화상 추진 이장호·배창호 등
“MZ세대에 알려지는 계기되길”
첫 수상자 김애란… 내달 시상
“최인호가 젊은이들에게 제시한 방향은 다름 아닌 우리 가슴속 사랑이었다.”(배창호 감독)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화 위상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의 자존심, 자신감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한다.”(이장호 감독)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등을 쓰고 1970년대 청년문화 화두를 일으켰던 소설가 최인호(1945∼2013·사진). 이제는 ‘영원한 청년’이 된 최 작가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한 ‘최인호청년문화상’이 그의 10주기를 맞아 제정됐다. 1회 수상자는 소설가 김애란(43)이다.
최인호청년문화상제정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인호 의 문학과 문화 예술에 대한 업적을 기리며, 한국 청년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 이에게 수여했다”고 밝혔다. 첫 수상자인 김 작가에 대해서는 “청년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문학적 감수성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2002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 작가는 소설집 ‘달려라, 아비’ ‘비행운’,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펴냈다. 추진위는 최 작가의 작품 다수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상기하며, 김 작가 역시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영화화된 점을 강조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최 작가는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 작사가로도 활동했으며, 연극에도 조예가 깊었다. 스물여덟에 연재한 소설 ‘별들의 고향’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를 이 감독이 영화화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라는 수사에서 알 수 있듯, 1970∼1980년대 청년·대중문화를 살찌우는 데 크게 기여했으나 ‘상업주의 작가’ ‘퇴폐주의 작가’라는 비판도 일었다. 그러자 그는 1974년 한 신문에 ‘청년문화 선언’을 기고하며 맞섰고, “고전이 무너져 간다고 불평하지 말고 대중의 감각이 세련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인호청년문화상’은 생전 각별했던 이들이 주축이 돼 추진했다. ‘별들의 고향’의 이 감독이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최 작가의 대학 후배인 배 감독을 비롯해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김규헌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배 감독은 “최인호라는 이름은 이제 MZ세대에게 점차 잊혀 가고 있다”며 “소설뿐 아니라 그분이 남긴 연극, 희곡, 작시 등 여러 문화적 업적이 이번 기회에 대중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첫 회 심사는 유성호 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강유정 영화평론가, 김태훈 음악칼럼니스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임진모 음악평론가, 극작가 홍창수 고려대 교수 등이 맡았으며, 시상식은 다음 달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다음 날인 23일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최인호 특별상영회’가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된다. 최인호 원작,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 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이날 첫 회 수상자인 김 작가도 자리할 예정이다.
원본 링크: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308210103231205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