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카시] 미국 디카시 활동의 현황과 전망
[K-디카시] 미국 디카시 활동의 현황과 전망
  • 신정순(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 교수, 한국어 강사)
  • 승인 2024.07.0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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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디지털 디카시의 세계화는 디카시 장르를 처음 개척한 이상옥 교수와 김종회 교수의 활동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옥 교수가 아시아 지역 디카시 확산에 적극 기여하였다면 김종회 교수는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인동포작가들을 직접 만나강연을 함으로써 디카시 보급에 힘썼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디카시인협회’가 실시한 17개의 해외지부 결성은 효과적인 기여를 했는데 이중 미국 지부가 9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를 포함하면 총 10개의 지부가 북미에 있는 셈이다. 미국 지부 중 공식적인 디카시 지부 협회의 발족은 2018년 김종회 교수의 시카고 방문을 계기로 결성한 ‘시카고디카시’ 출범이고, 뉴욕(2023), 워싱턴(2024), 로스앤젤레스(2024), 샌프란시스코(2024) 등으로 이어졌다. 이에 지역별 디카시 지부를 차례로 검토하면서 그 현황과 미국 디카시의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지역별 검토

1) 시카고(지부장 신정순)

‘시카고 디카시’는 미국 내 최초의 디카시 지부이다. 2018년 김종회 교수가 시카고를 방문해 디카시를 소개했을 때, 시카고의 여성문인 단체인 ‘예지문학회’와 시카고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단체인 ‘시카고문인회’의 임원들이 연합하여 ‘시카고 디카시’를 조직했고, 주 정부에 등록을 함으로써 공식적인 출범을 하였다. 시카고 디카시는 2021년 이후 정기적으로 약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시카고 디카시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2023년에는 회원들의 디카시 작품집인 『시를 찍다』를 출간하였다. 또한 회원들의 작품들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보급(유튜브)해 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본 회의 설립자요 시카고 한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디카시 특강을 제공해 왔고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에서 한국어교원 프로그램 교수로 일해왔던 신정순은 본 대학의 한국어 교과과정에 디카시를 채택하고 미국 대학생들의 디카시를 전시하였으며 미국 대학생들에게 영어와 한글, 이중 언어로 디카시 창작을 장려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는 디카시가 이제 미국 한인 위주의 커뮤니티를 벗어나 주류 사회로 확장·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3년 미국학생이 쓴 디카시〉

2) 뉴욕(지부장 황미광)

2018년 김종회 교수의 소개로 뉴욕 문인들 중심의 디카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2023년 10월 21일 뉴욕 디카시인협회 발족식을 열었다. 디카시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해 온 기성 시인들을 중심으로 12명의 시인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협회는 한국디카시연구소의 문예지 《디카시》에 지속적으로 작품을 게재해오고 있다.

〈뉴욕 디카시 발족식〉

3) 워싱턴(지부장 신옥식)

2024년 2월, ‘워싱턴윤동주문학회’(김은영 회장)의 회원 11명이 디카시인협회 지부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워싱턴지부를 발족시켰고 초대 회장으로 신옥식 시인을 추대하였다.

〈워싱턴 지부를 발족한 윤동주문학회 회원들〉

4) LA(지부장 홍영옥)

LA 지부는 2024년 3월 2일 강남회관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하지만 LA에서 디카시에 관심을 둔 것은 이보다 오래되었다. 미주 한인 작가 약 450명을 회원으로 둔 ‘미주한국문인협회(미주문협)’에서 발행하는 《계간 미주문학》은 2021년 겨울 호에서부터 활발하게 디카시를 적극 게재하였으며 미주문협의 홈페이지의 〈창작마당〉은 2023년 1월 13일, 디카시 고정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2023년 5월 26일에서 28일까지 3일간, 코리아타운 갤러리아에서 총 55인의 시인들에 의한 100여 편의 디카시 전시회를 개최하여 성황을 이루었으니 디카시 지부의 발족 그 이전부터 활발한 디카시 모임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겠다.

2023년 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 교과과정으로 채택된 디카시

5) 북가주 지부(지부장 엘리자벳 김)

북가주 지부 창립식이 2024년 3월 9일 월넛 크릭의 로스모어 시니어타운내 클럽룸에서 열렸다. 북가주지역 문학인들과 예술인 등 약 70명이 참석하였고 김종회 교수가 엘리자벳 초대회장에게 인준서를 전달하였으며 디카시인협회의 탄생을 축하했다.

〈북가주 지부 창립식〉

6) 시애틀(지부장 이송희), 애틀랜타(지부장 윤호정), 텍사스(지부장 박인애), 달라스(지부장 김미희)

시애틀 지역에서는 2021년 시애틀에서 개최된 김종회교수의 디카시 강의로 디카시 연구가 시작되었다. 지부장 이송희 시인은 ‘서북미문인협회’와 도모하여 2023년 3월과 6월 두 차례의 디카시 세미나를 개최했고, 2023년 ‘서북미문인협회 뿌리문학 신인상 공모전’에 디카시 부문을 신설, 디카시 창작을 적극 장려하기도 하였다. 애틀랜타 여성문학회는 2023년 김종회 교수로부터 디카시를 소개받고 현재 디카시 모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텍사스와 달라스의 문인들도 미국 지부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디카시 창작 활동과 주변에 디카시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 미국 디카시의 방향

2023년 미주문협 디카시 전시회

2018년도부터 적극 미국 땅에 소개되었던 한국의 디카시가 ‘경계를 넘어서는 문학’으로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각 지역의 지부장들을 임명하고 단톡방으로 연결한 것은 디카시가 지역성을 벗어나 미주 전체 단위로 뻗어 나갈 방법을 탁월하게 모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부장들은 2023년 10월 27일, 창신대학교(총장 이원근)가 주최한 ‘제1회 창원 세계디카시페스티벌’에 모여 대면으로 ‘문학 한류로서의 디카시’의 세계화와 그 방법론을 의논하기도 했다.

미국 내 디카시는 수치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코위너 디카시 공모전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성영라 시인의 「인연」과 오연희 시인의 「호기심」이 각각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뉴욕의 황미광 시인은 2024년 제1회 한국 디카시 계관 시인으로 선정되었다. 이는 미국 디카시의 성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 노스이스턴일리노이 대학의 학생들에 의한 디카시 창작 발표는 디카시가 한인 커뮤니티의 범주를 벗어나 미국 주류 사회로의 진입을 시작한 것으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를 통하여 남미계와 다른 아시아인들 역시 우리와 유사한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앞으로 디카시에 나타난 주제의 특징을 여러 각도에서의 이민자 의식이라는 시선으로도 살펴보는 것도 지구촌 시대의 주요 과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이중 언어를 활용한 디카시 창작을 통하여 미주 한인 커뮤니티를 벗어나 타 인종 커뮤니티에 디카시를 보급하는 방편을 적극 모색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정순 노스이스턴 일리노이 주립대학 예비교원 담당교수 및 한국학 강사.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경희대 국문과 박사. 《미주중앙일보》, 《미주동아일보》, 《미주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동화, 소설 당선.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재외동포문학상, 경희문학상, 고원문학상 등 수상, 시카고디카시연구소 설립. 저서로 동화집 『착한 갱 아가씨』 『Hello, 도시락 편지』, 소설집 『드림랜드』 등이 있음.

 

* 《쿨투라》 2024년 7월호(통권 12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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