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해변시인학교에 대한 추억이 있는가? 여름 해변시인학교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를 쓰지 않고 매년 기다리던 그 설렘 말이다. 1979년부터 월간 시전문지 《심상》에서 주관하여 여러 매체로 확산되어간 해변시인학교는 시의 저변 확대를 가져왔다. 해변(자연)이라는 공간으로 문학 활동을 확장하여 시인과 독자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뜻 깊은 문학운동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그로부터 45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디지털문화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한국디카시인협회는 ‘디카시 제대로 알고 잘 쓰기’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24 디카시 하계시인학교’를 연다. 디카시 발원 20주년을 기념하여 계획된 이 행사는 그동안의 성과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한다는 의의를 가졌다. 동시에 디카시 동호인과 전문 디카시인의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디카시의 저변확대 및 광범위한 확산의 동력을 마련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번 하계시인학교에서는 디카시 전문교육의 콘텐츠를 함께 나눔으로써, 일반 동호인이 명실상부한 디카시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있다.
한국디카시인협회 임원은 물론 일반 디카시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며, 디카시에 관심을 가진 남녀노소와 갑남을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시인학교 프로그램의 전문화와 더불어 일반적인 문학적 관심사와 문화예술 일반에 대해서도 강의를 마련한다. 시인학교 일정은 7월 21일(일)부터 23일(화)까지 2박 3일이며, 장소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경남정보대학교 센텀캠퍼스이다. 행사 후원으로는 경남정보대학교, 한국디카시연구소, 글로벌디카시연구소, 도서출판 작가, 계간 《시와 경계》 등의 기관과 문예지가 참여한다. 협회 발족 이래 첫 시인학교 행사인 만큼, 협회의 관계자들은 물론 소식을 전해 들은 디카시인들의 기대가 크다.
시인학교의 강사로는 김종회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최광임 한국디카시인협회 집행위원장, 정유지 협회의 부산지부 지부장 등이 참여한다. 디카시인으로서는 김남호, 복효근 시인이 ‘디카시, 이렇게 쓴다’에 대해 강의하고, 손정순 시인이 ‘시, 영화, 그리고 문화’에 대해 강연하며, 정채원 시인이 자신의 디카시 장착법을 참여자들과 공유하게 된다. 한편 일정 중에는 제2일(22일) 오후 해운대 출사 및 디카시 백일장이 예정되어 있고, 박우담 협회 경남지부장이 백일장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다. 이날 백일장은 우수 작품을 시상하며, 최우수작은 등단 추천할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제1회 디카시 하계시인학교에서 순간 포착의 예술, K-디카시의 메타포를 만나보자.
* 《쿨투라》 2024년 7월호(통권 12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