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이송희 시인의 「소나기」
[새 시집 속의 詩] 이송희 시인의 「소나기」
  • 이송희(시인)
  • 승인 2024.07.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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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이송희

 

그녀의 목소리는 흠뻑 젖어 있었다

언젠가, 불현듯, 날 다녀간 그녀가 따귀를 후려치고 도망가던 그녀가 널 믿지 못하겠다며 퍼붓던 그녀가 폭염 사이로 내뱉던 짧은 말들이, 벼랑으로 몰아붙이던 맵디매운 말들이, 어느새 내 몸 속으로 스며들던 말들이

지독한 열병 속으로 투명하게 갇힌다

- 이송희 시집 『대명사들』 (다인숲) 중에서

 

 


이송희 광주 출생.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열린시학》 등에 평론을 쓰며 활동 시작. 시집으로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이름의 고고학』 『이태리 면사무소』 『수많은 당신들 앞에 또 다른 당신이 되어』 『대명사들』, 평론집 『아달린의 방』 『길 위의 문장』 『경계의 시학』 『거울과 응시』 『유목의 서사』, 연구서 『현대시와 인지시학』, 그 외 저서로 『눈물로 읽는 사서함』 등이 있음. 제20회 고산문학대상 수상.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음.

 

* 《쿨투라》 2024년 7월호(통권 12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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