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김민정'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0.06.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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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그대에게 드리는 밤의 은밀한 사생활

김민정 교수의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문화전문지 <쿨투라> 신인공모에 드라마평론가로 등단한 후, 가장 왕성하게 드라마평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드라마평론가, 김민정 교수가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을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이야기, 특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저자 김민정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창작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으로 문학과 문화를 분주히 오가며 나만의 장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쓴다. 저서로 인문교양서 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 소설집 홍보용 소설, ‘이 사람 시리즈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등이 있으며 현재 중앙대에서 스토리텔링콘텐츠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 펴낸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4부로 나누어 총 20편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드라마 비평을 수록했다. 문화전문지 <쿨투라>에 연재한 글들을 정성껏 다듬어 세상에 내놓은 이 책은 소설가이자 드라마평론가인 저자가 자신이 서 있는 삶의 좌표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힘겹게 탄생한, 밤의 은밀한 사생활이다.

1는 드라마 <워킹데드>, <동백꽃 필 무렵>, <지정생존자>, <굿 플레이스>, <드라마월드><밴더스내치>드라마로 읽는 일상의 미학으로 잔잔하게 들려주며, 2에서는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눈이 부시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별나도 괜찮아>, <열혈사제>영혼을 보듬는 드라마 한편으로 꼽았다.

3는 드라마 <휴먼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미스터 선샤인>, <사의 찬미> 에 숨어있는 삶과 예술 사이에서 드라마의 길을 보여주며, 4에서는 <라이프>, <스케치>, <보좌관>, <모두의 거짓말>,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통해 드라마로 세상 낯설게 보기를 시도한다.

 

이처럼 저자는 어떤 때는 인생의 조언을 듣는 마음가짐으로, 어떤 때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으로, 어떤 때는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굳건히 하기 위해,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듯 한 편의 드라마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나의 생각을 기록했다.”고 밝한다.

또한 약속한 두 시간이 지나면 훌쩍 떠나버리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너그러운 자비를 베풀며 저자와 함께 기약 없는 길고 긴 밤을 통과해주었으며, 열여섯 시간은 기본이고, 낮이 밤처럼 어두워지는 극한 상황이 불현듯 찾아오면 밤낮 가릴 것 없이 시즌을 바꿔가며 몇 달, 몇 년씩 저자 곁을 지켜주었다고 말한다.

안과 밖, 속과 겉, 그리고 나와 또 다른 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느라 이 책에 수록된 글들 역시 비평과 에세이, 의미와 재미, 낮과 밤, 그 사이사이를 오가며 쓰였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이름하여 스토리텔링 비평’, 드라마 스토리텔링에 대한 비평이면서 스토리텔링이 있는 드라마 비평이라고 명명한다.

비평 역시 작품 안에서 시작되어 그 밖으로 무한히 확장되는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친근하고 편하게 마음을 나누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매일 밤 그대와 함께 하길 희망한다.

 

그리움을 남기듯 식사할 때마다 밥을 조금 덜어내는 사람, 가습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수증기에 습관적으로 두 손을 가까이 대는 사람, 닫힌 창문 앞에 서서 낯선 타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보는 사람,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베개가 하나둘씩 늘어 침대가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진 사람, 그리하여 밝은 낮보다는 어두운 밤이 길게 남아 있는 그대에게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을 두 손 모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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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속으로>

 

2년 전, 나는 자신만만하게 내 인생의 장르는 코미디라고 생각했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것이 긍정’ ‘웃음’ ‘재미’ ‘유머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때는 그것이 나의 최선이라고 믿었다. 웃자, 웃자, 웃으면 복이 와요.

지나친 운동이 몸에 해로운 것처럼 지나친 노력은 영혼을 아프게 하는 걸까.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지나갈 것만 같던 어느 날 오후,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난 A가 내게 물었다. 왜 그런 슬픈 이야기를 웃으면서 해요? 무척이나 신기해하던 그의 표정과는 달리, 나는 크게 한 방 맞은 것처럼 먹먹했다.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내 안과 밖의 표정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내 마음이 복화술을 능숙하게 구사할 때까지 나는 도대체 무얼 한 걸까.

깨달음은 늘 뒤늦게 찾아온다. 내게 코미디는 안이 아니라 밖이었고 속이 아니라 겉이었다. 내 안의 어두운 밤을 감추기 위한 일종의 위장술이랄까.

- <예고편 : 오늘 밤 그대와> 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드라마의 매력은 42.195km 마라톤처럼 여유롭게 뛰면서 내 몸의 움직임도 관찰하고 주변 풍경도 감상하고 같이 뛰는 사람과 눈인사도 나누는, 그런 슬로우 템포에서 비롯된다. 물론 세계적인 마라톤 선수들의 평균 속력이 일반 사람이 백 미터 전력 질주하는 것보다 빠르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랄까. 느림의 미학을 지향하는 드라마일지라도 정교한 플롯과 매력적인 캐릭터는 필수조건이다. 슬로우 슬로우 퀵 퀵.

- <사의 찬미- 왜 당신은 이토록 아름다운가!> 중에서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러브를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드라마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 윙크하듯 한쪽 눈을 감아보길 바란다. 익숙하고 편한 것을 포기함으로써 당신은 새로운 눈을 얻을 수 있다. 이제 당신 앞에 놓인 신데렐라 스토리는 달라질 것이다.

부유한 (남자)사람과 가난한 (여자)사람이 만나 서로에 대한 몰이해로 툭탁거리다가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랑의 연대를 형성한다.’ 등장인물의 성별이 지워진 자리에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계급이 보이는가.

- <미스터 선샤인-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어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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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민정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창작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으로 문학과 문화를 분주히 오가며 나만의 장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인문교양서 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 소설집 홍보용 소설, ‘이 사람 시리즈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등이 있으며 현재 중앙대에서 스토리텔링콘텐츠 강의를 하고 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이야기, 특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당신의 배려 덕분에 우리가 향유하는 삶과 예술의 지평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차례

0. 예고편 9

1. 드라마로 읽는 일상의 미학

<워킹데드> : 네가 죽인 사람들이 생각날 때가 있어? 15

<동백꽃 필 무렵> : 봄봄, 봄이로소이다 22

<지정생존자> : 과연 선은 악을 이길 것인가 29

<굿 플레이스> : 나도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36

<드라마월드><밴더스내치> : 네가 사는 곳은 어때? 44

2. 영혼을 보듬는 드라마 한편

<뷰티 인사이드> : 나의 밤을 사랑하는 그대에게 53

<눈이 부시게> : 미래의 가 오늘의 에게 보내는 편지 60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 나 버리지 마요 67

<별나도 괜찮아> :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73

<열혈사제> : 하나님이 너 때리래 79

3. 삶과 예술 사이에서 드라마의 길

<휴먼스> : 심심풀이 땅콩에 관한 존재론적 고찰 89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96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 삶이 그대를 영원히 속일지라도 103

<미스터 선샤인> :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어라 110

<사의 찬미> : 왜 당신은 이토록 아름다운가! 119

4. 드라마로 세상 낯설게 보기

<라이프> : 지극히 낭만적인 실패를 위하여 129

<스케치> : 메시아의 죽음과 남겨진 사람들 136

<보좌관> : 행복은 윤리적인 얼굴을 하지 않는다 144

<모두의 거짓말> : 선을 넘는 사람들, 내가 제일 싫어하는데 151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 당신이 사는 그 집은 안녕하십니까 157

부록. 엔딩 크레딧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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