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15년 바친 예수 영화, 찍을 준비 됐다”
[중앙일보] “15년 바친 예수 영화, 찍을 준비 됐다”
  • 나원정 기자
  • 승인 2022.08.11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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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이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배창호의 영화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12년간 준비해온 대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밝혔다. [연합뉴스]
배창호 감독이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배창호의 영화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12년간 준비해온 대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밝혔다. [연합뉴스]

“7년 전 그 시나리오 초고를 마무리할 무렵 엄청난 시련을 겪었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이야기를 감히 할 수 있는 것인가’ 막연한 두려움에 얽매이며 강박적 자책감 속에 고통스러웠고, 힘든 일도 겪었고요. 이후 믿음으로 돌아오면서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하며 또다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데뷔 40주년 기념 대담집 『배창호의 영화의 길』(작가)을 펴낸 배창호(69) 감독이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5년간 준비해온 대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밝혔다.

그는 과거 2015년 자신이 겪은 지하철 승강장 추락 사고에 ‘추락’이 아닌 ‘투신’이었다고 밝히며, “2007년부터 써온 예수 일대기에 대한 시나리오 집필을 마무리한 뒤 부담감이 심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이날 “영화 ‘황진이’(1986)를 하면서 ‘내 창작의 뿌리는 종교에서 나오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제 (영화들) 테마가 인간의 사랑인데 이 세상에서 높고 위대한 사랑의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관한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것을 꿈처럼, 마음속 소망으로 갖고 있었다”고 했다.

대담집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2시간짜리 영화 총 3부작으로 구성된다. 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간다면 8부작으로 나눠 방영할 만한 분량이라고 한다. 한국적으로 번안한 내용이 아니라 신약성서의 4복음서를 원전으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래서 해외 로케이션과 대규모 시대극 세트, 다국적 출연진이 필요하다.

그는 “한국 영화 스케일이 커지고 해외 합작이 많아져 이 영화를 실현할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든 할 준비는 되어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대담집에는 배 감독이 1980~90년대를 풍미한 대표작부터 최근작 ‘여행’(2010)까지 18편에 얽힌 고민과 인생 여정이 녹아있다. 자서전 『창호야 인나 그만 인나』(2003) 이후 19년 만이다. 대담자로는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2016)를 연출한 안재석 감독이 참여했다.

배 감독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종합상사의 케냐 주재원을 지냈다. 이후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을 거쳐 달동네 서민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 ‘꼬방동네 사람들’(1982)로 데뷔했다. 소외된 청춘의 여정을 다룬 ‘고래사냥’(1984),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그린 ‘깊고 푸른 밤’(1985)은 각각 서울 관객 40만·60만을 동원하며 청년 감독 배창호를 흥행 보증수표로 만들었다. 당시 그를 인터뷰하러 한국까지 찾아온 영국의 한 기자는 기사 제목에 그를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라 표현할 정도였다. 그의 대표작마다 배우 안성기가 함께했다. 그의 작품들은 ‘인생의 의미’, ‘아름다운 사랑’이란 주제 의식으로도 유명하다. 힘들었던 가정사 역시 이런 주제 의식에 영향을 줬다는 평이다.

배 감독은 책에도 “영화가 사회 구조를 변혁시키는 목적성을 지니는 것보다는 인간의 고통과 상처를 깊이 껴안는 보편성을 지니기를 바랐다”는 바람을 적었다.

물론 요즘 영화계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감독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자본에 너무 매여 있어 능력을 옥죄는 게 아닌가 안타깝다. 편집권도 100% 주면 또 다른 영화가 나올 텐데….”

 

본문 링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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