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에게 마음이나 감정을 학습시킬 수 있을까, 사람과 인공지능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수 많은 예술 창작자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공지능을 마주하게 되면서 한 번쯤은 고민해보았을 문제일 것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을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부터 이 과정을 ‘창작’으로 볼 수 있는지까지 우리 예술계는 이러한 철학적 문제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인류의 모습은 어떨지에 대해 중국 무용극 <深AI你>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선전시 선전극원유한회사에서 출품한 창작 무용극 <深AI你>은 2022년 제 13회 중국 무용계 최고상인 하화상荷花奖상에 노미네이트되고 2023년 3월부터 선전에서부터 시작해, 난징, 충칭,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전국 순회 공연을 이어나가며 중국 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공연 <深AI你>의 제목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먼저 ‘深’ 은 해당 무용극이 시작된 도시 선전深圳을 지칭하기도 하고, 깊은深 감정의 정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다음, 영문 AI는 인공지능을 뜻하기도, 또는 사랑할 애爱의 중국어 병음(발음 표기 기호)인 Theme‘ài’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경우 공연명은 “너를 많이 사랑해”로 해석이 된다. 마지막으로 ‘당신你’은 사랑의 대상으로서, 인간의 눈에 비치는 AI, 혹은 AI의 시선에 담긴 인간을 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그렇게 사랑한다는 말인가?

중국가극무극원 국가 1선 감독 동예예佟睿睿와 극작가 뤄화이전罗怀臻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무용곡은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긍정적인 면모에 주목해 AI와 인간이 함께 사는 삶을 그려냈다. 연극이 아니라 무용극으로 장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동예예 감독은 기계의 부자연스럽고 투박한 움직임은 그들이 사람과 함께 지내며 조금씩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지는 과정을 ‘무용’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인공인 샤오하이小海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게 되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그의 아버지는 AI이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여 아이를 보살피도록 한다. AI의 보살핌으로 성장하는 샤오하이는 점점 인공지능에게 기계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계속될 수록 AI의 프로그램 설정과 실제 감정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하는데 AI 배역을 맡은 배우의 움직임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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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은 북경대학교 예술학과 문화산업/예술경영 전공 박사 과정생, 『올라 빠드레』 저자
사진 제공 선전시 선전극원유한회사
* 《쿨투라》 2023년 5월호(통권 10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