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네이버 웹툰 멍냥집사 홍끼의 〈노곤하개展〉
[Gallery] 네이버 웹툰 멍냥집사 홍끼의 〈노곤하개展〉
  • 박영민(본지 기자)
  • 승인 2020.08.2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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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해피빈 연계 유기동물을 후원하는 섹션 마련
QR코드를 활용해 누구나 참여 가능
ⓒ롯데갤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요즘, 답답한 일상의 갈증을 해소해 줄 자유로운 제주의 바람이 잠실을 찾아왔다.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에서는 네이버 웹툰의 인기작품 <노곤하개>의 원작자 홍끼가 7월 10일부터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웹툰에서만 보던 그림체가 아닌 작가만의 감성을 담은 섬세한 터치와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해낸 제주 해변, 돌담길, 바닷속 풍경등 신규 아트웍 13점을 선보였다. 귀여운 작화로 사랑 받는 작가의 진지한 면모도 만나볼 수 있다.

ⓒ롯데갤러리

  전시명이자 웹툰명인 <노곤하개>는 반려견 재구, 홍구, 반려묘 줍줍이, 욘두, 매미와 함께하는 작가의 일상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노곤’이라는 단어는 언뜻 즐겁고 평화로운 일상을 말하는 것 같지만 작품을 감상 하다 보면 현실적인 집사의 삶이 생명을 책임지는 일에는 ‘노곤’할 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반려동물과의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유쾌하면서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데 단순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만 그려내지 않는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전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교훈의 내용, 응급상황시 대처법 등 동물을 향한 진지한 사랑을 담아낸다.

ⓒ롯데갤러리

  실제로 작가 홍끼는 유기견 센터에서 봉사하거나 임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동물들의 행복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괄목할만한 것은 해피빈 펀딩. 제주 노령견, 노령묘와 기초수급자들을 위해 뜻을 모았고 예상 기대치를 웃돌아 성황리에 종료되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유기동물을 후원하는 섹션이 마련되어 있으며 QR코드를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참여 가능하다.

  네이버웹툰 멍냥집사 홍끼작가와 멍냥이들의 일상을 통해 현실집사에게는 공감을, 랜선집사에게는 재미를, 더불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진행한다.

 

홍끼 <노곤하개>展 작가 인터뷰

Q. ‘홍끼’라는 필명의 의미는?
홍끼라는 필명은 중학생 때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다. 홍씨 성이라 뒤에 어감이 괜찮은 단어를 붙여서 친구들이 불러줬던 것 같다.

Q. 작가 자신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웹툰 작가가된 배경과 계기 등)
고3이 되기 전까지는 체육특기생으로 체대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몸을 쓰는 걸 좋아해서 춤도 열심히 추러다녔다. 그런데 갑자기 신경계에 병이 오는 바람에 이제 몸을 움직이는 일은 못하겠구나 싶더라. 급하게 입시 준비를 해서 디자인과에 가게 됐는데 병이 더 깊어지는 바람에 대학도 그만 두고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됐다. 의사 선생님도 앞으로 사회생활은 못할거라고 해서 어떻게든 집에서 앉아서 조금이나마 일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이것 저것 해보다 보니 운이 좋아서 웹툰 작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건강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굉장히 많이 좋아져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Q. 작가님에게 반려동물은 어떤 존재인가? (가족이면서 작품 소재이기도 한데)
구들과 냥이들은 제 동생이다. 가끔은 귀찮기도 하고 저를 피곤하게도 만들고 무거운 책임도 안겨 주지만 정말 사랑스럽다. 제가 형제 중 막내라서 사람 동생은 없지만 아주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동생들이 있다면 구냥이들과 제 관계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롯데갤러리

Q. 일상 소재를 어떻게 기록하고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소재는 멍냥이들이 치는 사고에서 나온다. 노곤하개를 그리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멍냥이들이 사고를 치고 나면 정말 힘들고 어떻게 뒷감당을 해볼까 생각하며 기운이 쭉 빠지는데 웹툰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래! 구냥이들이 소재를 만들어 줬어! 라고 스스로 위로하게 된다.

Q.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반려동물을 짧게 소개하면?
먼저 제일 큰형인 고양이 매미가 있는데 현재는 본가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나와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멍멍이 재구 홍구 형제, 고양이 줍줍이 욘두 자매가 전시의 주인공들이다.

Q. 웹툰 작업과 전시 작업의 차이점은? 전시만의 매력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웹툰과 전시 작업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한다면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인 것 같다. 한 컷 한 컷을 매우 빠르게 그려내야 하는 웹툰과는 다르게 전시 작업은 비교적 한컷에 더 많은 시간을 공들일 수 있으니까,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더 그리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그려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웹툰은 그림보다는 콘티와 이야기의 흐름에서 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전시의 목적이나 의미가 있다면? 관람객이 어떤걸 얻고 가면 좋을까?
이번 전시에서 마침 유기견 펀딩존이 있다. 우리 구들도 유기견이던 들개가 낳은 자식이고 줍줍이도 보호소 출신, 욘두는 길냥이이던 어미가 낳은 새끼를 입양해 오게 된 것이다.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유기동물 또는 믹스견이라고 하면 예쁘지도 건강하지도 않고 키우기도 어려울 것이다. 뭐 이런 편견들이 굉장히 많다. 유기견이고 믹스견인 우리 구들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고 싶었다. 유기견은 유기한 사람의 문제이며 믹스견은 족보 없는 개가 아닌 특별한 개이다. 구들이 믹스견이 아니라서 어떤 특별한 종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거리에서 수많은 독자님들이 구들을 알아보고 인사해주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관람객 분들께서 구냥이들을 보시고 그저 예쁘다고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편견이 많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잠깐 나온 나들이로 전시 구경하며 기분전환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롯데갤러리

Q. 전시 수익 일부가 유기견 등을 위해 쓰인다고 알고 있다. (취지나 기부 계획 등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추가부탁드린다.)
전시 수익의 일부는 제주동물친구들 단체를 통해 노령견과 노령묘들이 보호받고 있는 쉼터에 기부될 예정이다. 입양되는 유기동물보다 버려지는 동물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보호소에서 여러 해 동안 새 보호자를 기다리다가 노령견, 노령묘가 되어 버린 친구들이 정말 많다. 입양되는 건 어렵겠지만 쉼터에서라도 즐겁게 살다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친구들의 남은 삶을 위해서 쓰여지길 바란다.

Q. 동물에 대한 관점이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많은 이슈가 있다. (유기나 학대 방치 논란등) 여기에 관한 생각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정말 많은 분들이 반려동물을 입양하고는 방치하거나 유기하는 일들이 많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필요에 의해서 반려동물을 입양한다. 귀여운 게 좋아서, 외롭기 때문에, 나만 바라봐 줄 친구가 필요해서 등등… 저도 많이 아파 집에만 있는 게 외로워서 구들을 데려오게 됐는데, 구들에게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지금은 전처럼 심하게 아프지 않아서 집에서 홀로 외롭게 있지않아도 되지만 제가 구들을 필요로 했을 때 구들이 얼마만큼 저에게 힘이 되어줬는지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평생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게 힘들고 귀찮게 느껴진다면 어떤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왔는지, 어떤 위로를 받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별 거 아닌 마음으로 강아지를 버리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보내 버리고 싶다고 느낀다면 애초에 입양하지 말았으면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제 전시 준비도 끝났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며 구들과 이곳저곳 많이 다녀보려고 한다. 구들은 드라이브도, 멀리 산책 나가는 것도 정말 좋아한다. 고양이들을 위해서는 집안 환경을 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도록 바꿔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슬슬 차기작 준비도 해본다. 노곤하개도 다음 시즌을 만들어 보기 위해 소재를 많이 정리해 봐야겠다.


 

홍끼 (본명: 홍현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ong_kkiii/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nPRslWJm1Na6DUuTuSZ12A

 

웹툰 작가 이전에 체육특기 고교생이었으나, 2013년에 신경계통 질병을 얻으면서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낼 정도로 중환자로 지냈다고 한다. 아픈 시기에 재구와 홍구(강아지)를 입양했으며, 당시 웹툰을 보고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던 때를 그려보자는 계기로 그림을 배워 지금에 이르렀다.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집사 홍끼의 다사다난 코믹 웹툰 『노곤하개』 단행본은 현재 8권까지 출간된 상태로, 웹툰 ‘노곤하개’를 엮은 것과 함께 웹툰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한 정보와 특별수록 코너를 만나볼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이 작가의 웹툰에 등장하는 반려 동물들의 모습을 궁금해하자 ‘노고하개냥 tv’를 오픈해 웹툰에서 언급됐던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노곤하개’ 랜선 집사들을 위한 ‘오늘도 노곤하개!’, ‘노곤한 냥모티콘!’와 같은 카카오이모티콘과 모바일 퍼즐게임인 ‘노곤하개 with NAVER WEBTOON’을 출시하기도 했다.

 

 

* 《쿨투라》 2020년 8월호(통권 7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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