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책 한 모금] ‘쿨투라’ 4월호 테마는 ‘식집사’
[아시아경제] [책 한 모금] ‘쿨투라’ 4월호 테마는 ‘식집사’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2.04.02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쿨투라’ 4월호는 반려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식집사’를 테마로 다뤘다. 안진용 기자는 대중매체에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식집사 전성시대에 대해,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식물의 언어를 조형적으로 표현해내는 화가 박진이의 작품을 다룬다. 최설희 정원사는 식물과 함께하는 시간의 행복함을 이야기하고, 김곡미 교수는 2022년 주목받는 트렌드로서의 ‘식집사’ 문화를 분석한다. 박미경 콘텐츠큐레이터는 도시적인 삶과 식물 키우기의 조화에 대해, 박선호 식물 유튜버는 ‘식테크’의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장재선의 ‘시로 만난 별’은 영화감독이자 세상 만물에 생명을 부여한 사진작가 박찬욱을 노래하였으며, 함은세는 반려식물처럼 생명과 연결되는 따뜻함의 문화가 MZ에게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는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詩의 정원, 김영진문학관”의 김영진 시인(손정순 발행인)과 권용섭 독도화가(김준철 미주특파원)를 만났다. 아울러 송석주 영화평론가는 ‘리코리쉬 피자’로 ‘청춘’과 ‘달리기’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다.

반려식물와 함께하는 삶은 특히 나홀로족에게 인기다. 엄정화, 정재형,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혼자 살며 나만의 시간을 보장받길 원하는 이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싱글족의 삶을 다룬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배우 남윤수 역시 자취집에서 한라봉 화분을 키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으로 꽃에 플렉스flex(특정 분야에 큰 돈을 썼다는 의미)했다. 열매가 열리면 그걸로 술을 담그겠다”고 밝힌 그는 반년 후 방송에서 앙상해진 화분을 공개하며 “말라 죽은 게 아니라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해명하며 영양제를 주는 초보 식집사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식집사 전성시대」(문화일보 기자 안진용) 중에서


작가가 식물의 언어를 표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작품의 제목들이 〈바람이 분다〉, 〈사랑한다〉 등으로 대상(식물)들이 작품의 화자話者가 되고 있다. 그 식물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으로 해석하는 바를 형태와 색, 구성 등으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엔 팬지, 쉬땅나무, 칸나, 몬스테라 등 다양한 식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쉬땅나무의 경우 잎들의 색이 변화무쌍하다. 사랑하고 구애하는 뜨거운 감정이 색 표현에서 읽히고 있는 것이다. 원 구조를 띤 팬지 꽃다발의 경우 봄바람을 느끼면서 설레는 꽃들의 표정이라는 해석이 참 흥미롭다. 이렇듯 식물의 다양한 표정과 감정선이 살아 있는 표현들이 우리 관람자들에게 실물과는 또 다른 감정적 반응을 인상적으로 야기할 것이다. -「식물의 언어를 조형적으로 번역하다」(미술평론가 이재언) 중에서


폴 토마스 앤더슨의 〈리코리쉬 피자〉를 동사로 표현한다면 아마 ‘달리다’일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개리(쿠퍼 호프만)와 알라나(알라나 하임)는 시종일관 달린다. 넘어지고, 흔들리고, 쓰러진다. 사랑보다는 멀고, 우정보다는 가까운 둘의 관계 역시 그렇다. 청춘의 한복판에 있는 그들은 서로를 끊임없이 밀어내면서 동시에 끌어당긴다. 척력과 인력이 서로 버티어 대항하는 성질이 이 영화의 지배적인 운동성인 셈이다. 사실 이러한 설명은 〈리코리쉬 피자〉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리코리쉬 피자〉를 통해 본 ‘청춘’과 ‘달리기’의 상관관계 」(영화평론가 송석주) 중에서


쿨투라 2022년 4월호(통권 94호) | 김영진 외 25명 | 작가 | 144쪽 | 1만2000원

 

본문 링크: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4040847013508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