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이은봉 시인의 「우실바다」
[새 시집 속의 詩] 이은봉 시인의 「우실바다」
  • 이은봉(시인)
  • 승인 202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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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바다


이은봉


포구 가득 물새들 끼룩거린다
장맛비 잠시 멎는다
하나둘 항구를 떠나는 배들물
안개, 뿌옇게 방파제를 덮는다


우실우실, 슬픔이 밀려온다
삶은 늘 방파제의 끝이다
방파제 끝에서 바라보는
여수 앞바다 금오도 우황리 우실바다


저녁이 오면 아침은 다시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삶은 끝없이 떠나는 것
우실우실, 더 남아 있을 곳이 없다.


- 이은봉 시집 『뒤뚱거리는 마을』 (서정시학) 중에서

 


이은봉 시인은 1983년 《삶의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로 평론,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외 6편으로 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봄바람, 은여우』 『생활』 『걸어 다니는 별』 등이, 평론집으로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등이, 시선집으로 『초식동물의 피』 『초록잎새들』 등이, 저서로 『화두 또는 호기심』 『풍경과 존재의 변증법』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평론, 2021), 풀꽃문학상(시, 2021) 등을 수상했다. (사)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부이사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광주대학교 명예교수, 대전문학관 관장 등을 맡고 있다.

 

 

* 《쿨투라》 2023년 6월호(통권 10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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