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홍일표 시인의 「수혈」
[새 시집 속의 詩] 홍일표 시인의 「수혈」
  • 홍일표(시인)
  • 승인 202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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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홍일표


동쪽 바다에 가서
붉은빛 한 동이를
철철철 넘치도록 담아 왔네


해가 뜨지 않거나 꽃이 피지 않는 날마다
한 흡씩 꺼내어 마음의 정수리에 들이부었네
아무도 어둡지 않은 봄날의 찬란이었네
꽃에게 헌정한 마지막 황홀이었네


- 홍일표 시집 『조금 전의 심장』(민음사) 중에서

 


홍일표 시인은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매혹의 지도』 『밀서』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중세를 적다』, 청소년 시집 『우리는 어딨지?』, 평설집 『홀림의 풍경들』, 산문집 『사물어 사전』 등이 있다.

 

 

 

* 《쿨투라》 2023년 6월호(통권 10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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