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프리뷰] 희망을 잃은 자들의 유쾌한 고군분투: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공연 프리뷰] 희망을 잃은 자들의 유쾌한 고군분투: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 김혜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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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역사상 가장 희망이 없던 일제 식민지 시대에 폐가 쿠로이 저택에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형을 잃고 모든 희망을 상실한 ‘해웅’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쿠로이 저택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성불만이 희망인 지박령 ‘옥희’와 각자의 소망을 가진 원귀들을 만나 사건이 벌어진다.

지난 2021년 2월,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11월 본 공연을 시작하며 스토리, 음악, 연출, 배우들의 연기 등 무엇 하나 빠짐없는 탄탄한 완성도로 입소문을 탔다. 초연을 올리고 두 달만인 2022년 1월,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까지 3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연일 매진 행렬을 거듭하며 쿠로이 열풍을 일으켰다.

1년 반만에 돌아온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지난 5월 2일부터 시작된 6일간의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랜 시간 재연 소식과 캐스트 정보를 궁금해하던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고, 높은 관람객 평점을 기록하며 ‘믿고 볼 수 있는 공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린 프리뷰 공연은 일제 식민지 시대라는 암울한 시대 배경에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팝, 브릿팝, 재즈, 보사노바 국악 등 여러 장르의 음악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코믹하면서도 재치 있는 안무는 객석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여기에 원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홀로그램 맵핑 영상과 입체감 있는 무대, 적재적소에 활용한 소품, 조명 등의 연출은 작품의 발랄함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어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배우들은 첫 공연부터 무르익은 코믹 연기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고, 작품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캐릭터와 200%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 러닝타임 내내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던 관객들은 커튼콜의 시작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내며 혼신의 무대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뜨겁게 환호했다.

작품을 진두지휘한 김동연 연출가는 “아주 정성 들여 준비한 잔칫날에 손님을 초대하는 기분입니다. 뭐 하나 허투루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정성과 사랑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관객 여러분도 함께 즐겨주세요. 객석에서 마음껏 웃고 소리 낼 수 있을 때 관객을 만나니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개막 소감을 전했다. 협력연출 및 극작을 맡은 표상아 작가는 “많은 관객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재연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하는 모든 스탭과 배우들이 관객들을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공연을 준비한 모두의 마음이 관객 여러분께 하나하나 잘 닿을 수 있길 소망합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작곡을 맡은 김보영 음악감독 또한 “오랜만에 관객 여러분들을 만나 기쁘고 설렙니다. 쿠로이에 진심인 사람들과 정말 쉴 새 없이 즐거웠어요. 유쾌하고 희망찬 에너지 많이 받고 돌아가시길 바라요. 새로 합류한 배우들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쉴 틈 없는 유쾌한 웃음으로 다시 한 번 대학로에 쿠로이 열풍을 몰고 온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는 오는 7월 23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쿨투라》 2023년 6월호(통권 10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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