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생동하는 영화: 변화 그리고 확장
[202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생동하는 영화: 변화 그리고 확장
  • 설재원 에디터
  • 승인 2023.06.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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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도 괜찮아’ 여름을 여는 장르영화 페스티벌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6월 29일(목)부터 7월 9일(일)까지 11일간 열린다. 여느 해보다 한 주 앞당겨진 올해의 영화제는 51개국에서 온 121편의 장편영화와 110편의 단편영화, 31편의 XR영화를 선보인다.

 

부천 5027

올해는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더욱 풍성하고 강력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특히 지난해 성공적으로 런칭한 ‘7월의 카니발’은 퍼레이드 규모를 2배로 확장해 부천시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진으로 열릴 예정이다. 바리월드에서 열리는 7월의 카니발은 버려지고 잊혀진 망자들을 인도하는 ‘바리공주’ 설화에 착안하여 ‘소외된 이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새롭게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진다. 또한, EDM이 울려퍼지는 댄스파티, 파우더가 흩날리는 물총 싸움, 서커스가 펼쳐지는 체험놀이터까지, 도시 속 특별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득 마련했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영화뿐만 아니라 물총싸움, 웹툰 선정 50주년 등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며 “축제가 가득한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관객과 시민들이 함께 축하하고 조화롭게 상생하는 축제로 준비했다”면서 “27번째를 맞이해 꿋꿋하게 잘 이어가고 있는 부천국제영화제에 성원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전했다.

정지영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영화+: 영화는 무엇인가?

올해의 영화제는 ‘영화+’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오늘날의 영화는 무엇인지, 영화의 본성과 영화를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한국영화, 특히 장르영화 분야는 K-시리즈, K-팝, K-웹툰 등의 한국 대중문화와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문화산업 전체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작품의 원천 스토리나 창작인력의 단순한 교류를 지나 영화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가 논의되는 시기에 이르렀다. ‘영화’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논의, 다양한 질문이 가득한 지금, 부천영화제는 영화의 의미를 시대에 맞게 확장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만화진흥원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시리즈, 웹툰 등 다양한 문화형식과 영화의 결합을 선보인다. 경쟁력 있는 괴담의 영상콘텐츠화를 돕는 ‘괴담캠퍼스’가 올해도 계속되고, 작년 신설한 ‘시리즈 영화상’은 〈D.P.〉에게 주어진다. 이외에도 주말에는 ‘장르문학 미니도서전’과 북토크가 열리는 등 부천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 시민 모두에게 확장하고 변화하는 영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담론의 장을 제공한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스트리밍서비스, AI의 발달로 영화계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영화계에 큰위기가 왔지만 이건 곧 장벽이 무너지는 기회”임을 역설했다. 그는 “영화제를 통해 이런 기회를 잘 살리고 다양한 방법과 지원으로 새로운 재능에게 기회를 쏟아부을 것”이라며 “영화제를 세계 영화계의 큰 변화 속에서 한국 영화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더욱 가치있는 영화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영화+’라는 슬로건은 이런 것들을 포함시켜서 더 고민해보자”고 정한 것이며 “영화에 만화, 웹툰, AI, 시리즈를 과연 어떻게 더할 것인가”라 영화제의 화두임을 밝혔다.

개막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식 오디세이ODDyssey
개막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올해의 개막작은 아리 에스터 감독의 〈보 이즈 어프레이드〉이다. 〈유전〉과 〈미드소마〉로 전 세계에 섬뜩한 충격을 안긴 아리 에스터 감독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번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공포스런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평소 한국영화에 대한 어마어마한 애정을 과시하던 아리 에스터 감독이 처음으로 내한하는 만큼, 이번 부천에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작품은 편집증을 앓는 보(호아킨 피닉스, 아르멘 나하페티안 분)가 그에게 사랑 이상의 집착을 보이는 엄마 모나(패티 루폰, 조이 리스터존스 분)를 만나러 가는 기이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전통적인 공포영화의 장르를 전복시키는 동시에 작품 내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뒤섞어놓았으며, 억눌린 보의 정서를 따라 정교하게 세공된 시청각적 이미지로 179분의 러닝타임을 흡입력 있게 채웠다. 특히 미묘하면서도 복잡한 보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상반기 최고의 연기로 꼽을 수 있다.

‘최민식을 보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자랑하는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그 자체로 한국영화라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는 배우 최민식이다. ‘배우 특별전’은 동시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가 걸어온 흔적을 통해 한국영화의 현재를 조망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지난 30여 년 간의 한국영화의 중심에는 항상 최민식이 있었다. 영화마다 철저하게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쉼없이 변화하고 도전해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깨뜨리며 한 곳에 머무름이 없는 천변만화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부터 〈쉬리〉, 〈헤피엔드〉, 〈파이란〉, 〈올드보이〉, 〈꽃피는 봄이 오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까지 최민식 배우가 직접 선정한 10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또한, 한국영상자료원과의 콜라보를 통해 그의 한국영화아카데미 단편 출연작인 〈수증기〉(1988)와 〈겨울의 길목〉(1989)을 디지털 복원해 최초 공개한다. 이외에도 그의 배우 여정을 집대성한 기념 책자와 전시회, 배우가 직접 참여하는 메가토크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사진 제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쿨투라》 2023년 7월호(통권 10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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