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영 평론집 『층위의 시학』
박철영 평론집 『층위의 시학』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3.06.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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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문학의 외연을 확장함은 물론 그 깊이를 조명하고자 했다
​​​​​​​변방을 울려 중심을 바로잡고자 하는 박철영의 두 번째 평론집

변방을 울려 중심을 바로잡고자 하는 박철영의 두번째 평론집

박철영 평론가가 첫 번째 평론집 『해체와 순응의 시학』(2020, 인간과문학사)에 이어 3년 만에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을 최근 ‘작가’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지난 2002년 《현대시문학》으로 시, 2016년 《인간과문학》으로 평론 활동을 전개한 박철영은 그동안 시집으로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등과 산문집 『식정리 1961』 등을 펴낸 바 있다. 〈순천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계간 《시와사람》 편집위원, 『현대시문학』 부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철영 평론가는 그동안 시를 써 오면서, 지역 시인들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여겨왔고, 문단에서 소외된 시인들을 눈여겨 살펴왔다. 말하자면 지역(변방)에서 활동 중인 시인들의 경우 오랜 기간 문학 활동을 했더라도, 중앙문단(서울)에서 주목 받을 기회가 차단된 문단 풍토를 안타깝게 여겨왔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자 비평 활동을 전개해 왔다.

박철영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은 광주전남 문학의 외연을 확장함은 물론 그 깊이를 조명하고자 했다. 1980년 ‘5월항쟁’을 거치면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수많은 시인들이 출현했지만 참다운 비평적 안목을 지닌 평론가가 부족한 탓에 비평적 대상에서 소외되어야 했다. 박철영 평론가의 출현으로 광주전남 지역의 문인들(예컨대 나종영 나해철 박몽구 이영진 최두석 등 〈5월시〉 동인, 조진태 조성국 정윤천 송태웅 이상인 김인호 김지란 시인 등)의 시정신과 ‘5월문학’의 위상이 적극 탐사될 수 있었다. 

계절과 시간의 층위 속에서 시인의 상상력은 어떻게 변화되는가

박철영 평론가의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의 1부와 2부는 각 문예지에서 의욕적으로 추천한 시인의 신작시를 통해 전개되는 시적 흐름이 계절성과 맞닿아 상상력으로 확장되면서 시적 공감으로 어떻게 환기, 발화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3부와 4부는 계간 시평으로 각 문예지에서 선정한 시에 대한 평론을 실었다. 박철영은 시간과 상관된 계절의 변화 속에서 시인들의 다양한 사유가 감상에 그치지 않고 시적인 상상력으로 어떻게 상징, 발현되는가를 살펴보려 했다. 결국 시의 지점은 계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층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시인의 변별적인 시적 사유에서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제1부 〈풍경과 사유〉에서는 박관서, 김종, 강경호, 조창수 시인 등에 대한 작품론을 실었고, 제2부 〈시적인 것〉에서는 조동범, 정민나, 김수진, 황희경, 이영춘, 허형만 등의 작품을 밀도 있게 평했다. 제3부 〈상상력과 상관성〉에서는 김지란, 이재연, 선종구, 장철문, 문정영, 김금란, 박수림, 주선미, 김은우, 권선희, 김명리, 권오성, 김춘리, 박성규, 이창훈 등의 시세계를 조명했다. 이어 제4부 〈형상과 표상〉에서는 김정옥, 박수원, 곽문호, 오현정, 복효근, 김봄서, 박주이, 서지숙, 권오영, 김영희, 박봉철, 이윤희, 나호열, 김건화 등의 시세계가 당대 시단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박철영의 평론은 시인들의 건강한 삶 속에서 건져 올린 시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시적 저의에 귀 기울여, 시 속에 내재된 문학적인 의미를 찾아내려고 한다. 또한 박철영 평론가는 이번 평론집에서 시적 기교보다는 시 속에서 발현된 시의가 우리사회의 건강한 삶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에 주목했다. 근래 들어 극심해진 분열적인 사회에 편승한 문학 진영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그는 통합의 시정신으로 문학적인 위의를 담론화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인들의 목소리를 새롭게 발견하다  

박철영 평론집 『층위의 시학』에 대해 ‘한국문학사’ 연구가인 이승철(현, 한국작가회의 이사) 시인은 “박철영의 평론집은 중앙(서울)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인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자기화하고, 그들이 지닌 문학적 총기를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위용과 공감을 확대하고 있다. 저 밑바닥 어딘가에 한없이 귀중한 문학적 텍스트로 내장돼 있지만 그걸 허투루 보는 이즈음의 문학적 풍토 속에서 그가 설파하는 ‘시간과 계절 속의 층위의 시학’은 찬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1930년대 문단에서 『시문학』 창간을 주도하고, ‘임화’와 ‘춘원’의 문학논리를 되받아칠 정도로 탁발한 비평적 안목을 지녔던 ‘박용철’ 시인의 문학적 후예로서 박철영 평론가에 거는 문학적 기대가 크다. 변방을 울려 중심(서울)의 가치를 흔들어 놓겠다는 박철영의 문학적 결심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저자 약력 / 박철영 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박철영 시인은 1961년 전북 남원 식정리에서 태어나 한국방송대학교 국문과 졸업. 2002년 《현대시문학》으로 시, 2016년 《인간과문학》으로 평론 등단. 시집으로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월선리의 달』 『꽃을 전정하다』, 산문집으로 『식정리 1961』, 평론집으로 『해체와 순응의 시학』 등이 있다. ‘더좋은 문학상’ 수상. 순천작가회의 회장 역임. 현재 《시와사람》 편집위원, 『현대시문학』 부주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숲속시〉 동인. young200107@daum.net

 

 

작가의 말 

시인의 마음과 가장 닮아있는 시적인 고유성을 ‘시간’과 ‘계절’의 중첩인 ‘층위’ 안에서 상상력을 통해 형상화된다는 것을 화두처럼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살며 변화되는 과정을 단지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문득 실재한 세계의 어딘가에서 ‘시간’을 느껴야만 할 때가 있다. 시간이란 세계가 어느덧 형상을 가진 실체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 것이다. 그즈음 허허로운 심리적 공간을 용케 비집고 들어온 것이 시의 모습으로, 허공 같은 심연 속을 어찌 알았는지 ‘계절’의 층위를 빌려 든든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 안에서 또 다른 세계를 불러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알 수 없는 현상으로 보여주기를 반복하면서 ‘계절’이라는 변화를 맞게 되곤 한다. 그럴 때 그 시간을 안개처럼 메워가는 무궁한 사유의 변화를 현상으로 실감하며 소름 돋도록 지속 반복되는 세계의 끝에 감상과 사물로 대상화된 풍경 안에 오롯하게 가시적인 시가 존재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추천사

박철영의 평론집 『층위의 시학』을 읽고 내가 느낀 소감은 참다운 문학은 변방 끝 모서리에서 서럽게 우짖어 태어났다는 거였다. 말하자면 박철영은 중앙(서울)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인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자기화하고, 그들이 지닌 문학적 총기를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위용과 공감을 확대하고 있다. ‘불운’과 ‘절망’에 몸부림치지 않았다면 그가 어찌 시인이겠는가. 저 밑바닥 어딘가에 한없이 귀중한 문학적 텍스트로 내장돼 있지만 그걸 허투루 보는 이즈음의 문학적 풍토 속에서 박철영 평론가가 설파하는 ‘시간과 계절 속의 층위의 시학’은 찬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오직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문학적 성찰이 매우 진지하기 때문이다. 

문학을 향한 사랑이 오롯하기에 인생을 바라보는 사유의 깊이가 그만큼 폭넓고, 그윽하다. 박철영 평론가의 문학적 헌신에 깊숙한 마음의 찬사를 보낸다. 

— 이승철(시인, 한국작가회의 이사)

 


목차  

책머리에 6

제1부 풍경과 사유

변화에 대한 현실 인식과 시적 위의 - 박관서 작품론 13
사유의 범주와 시적 표상 - 김종 작품론 22
현실 속 경계 인식과 시적인 언표들 - 강경호 작품론 35
실존의 시간 속에서 천착한 사유들 - 조창수 작품론 48
시적인 것의 상상력과 범주 - 송복련 작품론 61
현실과 시적인 사유 인식 - 이승하 작품론 70

제2부 시적인 것

변주된 언어의 시적 담론 - 조동범 작품론 87
삶의 근원에서의 성찰적 소요逍遙 - 정민나 작품론 104
실존을 위한 현실적 인식 방법 - 김수진 작품론 117
상상력으로 공감하는 전언적 의미 - 황희경 작품론 133
풍경에서 발현된 시 의식 - 이영춘 작품론 148
경계를 건너온 사유의 분광들 - 허형만 작품론 160

제3부 상상력과 상관성

사유 형상 속 의미언 – 김지란 이재연 선종구 172
계절의 전언과 시적 상상력 – 양희진 이령 장철문 문정영 186
동일한 시선과 다양한 사유의 주체 – 김금란 양철식 박수림 김명학 198
현재화된 시간 속 문장들 – 주선미 김은우 권선희 김명리 210 
욕망의 심연을 투사한 표상들 – 권오성 김춘리 박성규 이창훈 이효애 224

제4부 형상과 표상

필연으로 다가온 시적 담론 – 김정옥 박수원 정경미 한성천 곽문호 249
시적 사유와 언어의 표정들 – 김수열 오현정 김지헌 복효근 265
계절의 층위와 감성적 전언 – 김봄서 박주이 서지숙 윤혜련 전표건 채동선 276
봄의 전언과 시적인 파동 – 권오영 김영희 심승혁 박위훈 295
시적 사유가 지향하는 언어의 좌표 – 박봉철 이윤희 나호열 김건화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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