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달도
박화남
등대의 불빛으로 눈이 깊은 그 남자
뭍이 묻은 손편지에 대답이 단단하다
이름과 주소만으로 한 섬을 이루었다
바다를 모르는 도시의 그녀에게
닿지 않은 파도가 오래 출렁거렸다
그 남자 불빛만으로 항로를 벗어났다
섬과 섬을 당기면 물결이 되는 건지
지독히 배어버린 등불 하나 끌어안은
그 여자 손을 건넨다
모래의 그늘까지
- 박화남 시집 『맨발에게』(작가) 중에서
박화남 시인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시집 『황제펭귄』 발간. 2022년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우수상. 《중앙일보》 중앙시조신인상 수상. 서울문화재단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에 선정. 2023년 시집 『맨발에게』 발간.
* 《쿨투라》 2023년 7월호(통권 10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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