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디카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문예 장르, 새 얼굴의 문화 한류: 김종회 교수의 디카시 강론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
[북리뷰] 디카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문예 장르, 새 얼굴의 문화 한류: 김종회 교수의 디카시 강론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
  • 유혜영 에디터
  • 승인 2023.06.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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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바야흐로 디카시의 세상이다. 너도나도 별다른 준비 없이 이 대열에 합류한다. 디카시라는 이름의 새로운 문예 장르가 출범한 지 햇수로 20년에 이른다. 그동안 이 유다른 ‘시놀이’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창작자와 독자를 생산하고, 이제는 해외로 전파되어 새 얼굴의 문화 한류韓流를 형성하게 되었다.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한국디지털문인협회회장을 맡고 있는 디카시인 김종회 교수는 ‘디카시 시대, 디카시 창작방법론의 정색正色의 교본을 요청’하는 요구에 부응하고자 디카시 강론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총 4부로 나뉘어져 17편의 디카시 강론을 수록한 1부 ‘디카시 세계로의 길’은 디카시의 포괄적 개념에 대한 접근을, 2부 ‘새 문예 장르 새 평설’에서는 디카시에 관한 핵심적 논의들을 수록했다. 그리고 3부 ‘디카시 비평의 범례’는 디카시 해명과 비평의 사례들을, 4부 ‘디카시 강론의 실제’는 PPT교안을 통한 디카시 강의 현장의 면모와 지상 갤러리 형식으로 좋은 디카시의 실상을 담았다.

 

디카시는 디지털 카메라와 시의 합성을 말하는 새로운 시 형식이다. 근자의 한국인이면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순간 포착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에 밀착하는 짧고 강렬한 몇 줄의 시를 덧붙이는 것이다. 일상의 삶 가운데 가장 가까이 손에 미치는 영상 도구를 활용하여 가장 쉽고 공감이 가는 감각적인 시의 산출에 이르는, 현대적 문학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영상시의 유형이 가능하리라는 생각과, 그것을 시의 방식으로 추동하고 더 나아가 하나의 문학 운동으로 이끄는 행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 「짧은 시에 담은 깊고 긴 감동」 본문 22-23쪽

 

모든 자연이나 사물, 곧 카메라의 피사체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문자로 재현하는데,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과 그에 연동되는 시가 하나의 텍스트로 완성되는 새로운 시의 장르다. 그러자면 평상의 언어가 시가 되기 위해서 응축과 상징의 표현력을 얻어야 하듯이,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 또한 피사체의 여러 표정 가운데 촌철살인에 해당하는 극명한 순간을 포착해야 마땅하다. 또한 그 사진에 잇대어져 있는 시도 단순한 비유적 언어용법을 넘어 사진의 시각적 현상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할 수 있도록 주밀한 언어 및 의미의 배합을 유념해야 옳겠다.

- 「현대 시의 새로운 장르, 디카시」 본문 25쪽

 

분주하고 복잡한 우리 삶에, 가장 효율적이고 매혹적인 쉼표 하나를 소개한다. 동시대 생활문학의 아이콘 디카시다. 자투리 시간이나 틈새 시간을 최대한의 부가가치로 치환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예 장르다. 디카시 한 편을 완성한 그 충일한 보람을 수시로 누릴 수 있으니, 다른 일에도 자신감과 활력을 불러온다. 2022년에서 2023년에 걸친 겨울 24일간 미국 강연 여행을 다녀오면서, 필자는 틈틈이 13편의 디카시를 썼다. 그 경험을 성공사례로 하여, 아직 디카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아니한 분들에게 강추한다. 여기 우리 인생의 가장 빛나는 문학적 쉼표, 디카시가 있다!

- 「디카시와의 만남, 빛나는 쉼표」 본문 60-61쪽

 

디카시는 현란한 영상문화 시대에 최적화된 문학 형식으로서, 사진과 시의 조화로운 결합을 통해 축약된 예술적 성취를 견인한다. 누구나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순간 포착의 사진을 찍고, 거기에 촌철살인의 짧은 시를 덧붙이며, SNS를 통해 동호인 상호간에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연히 디카시의 이론이나 창작방법에 대한 강론에 목마르게 된다. 기실 디카시는 복잡한 이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방법을 몰라서 잘 못 쓰는 것이 아니다. 각기의 사진과 시를 안목 있고 수준 높게 발굴하는 기량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기에 ‘디카시를 쓰기는 쉽다, 그러나 잘 쓰기는 어렵다’라는 수사修辭가 등장한다. 바로 이 디카시 잘 쓰는 법에 관한, 정색正色의 교본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종회 교수

김종회 교수가 펴낸 『디카시, 이렇게 읽고 쓴다』는 이 같은 디카시 창작방법론의 요구에 부응하자는 의미를 가졌다. 그러므로 정연한 논리의 전개보다는, 디카시 현장의 실전적實戰的 경험을 함께 나누는 방향을 선택했다.

저자 김종회 교수는 26년 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이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 토지학회,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등 여러 협회 및 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권의 문학평론집을 상재한 저자에게 이 책은 첫 디카시 이론서이자 평론집 성격의 책이다. 앞으로도 저자는 “창작과 비평을 병행하면서, 더 정연한 창작 이론을 궁구窮究해 나가려 한다”며, “이 책이 디카시에 입문하기를 원하거나, 그동안 디카시를 써 오면서 이론적 근거를 찾았거나, 아니면 다른 이들의 디카시 창작 및 비평을 참고하고자 했던 독자들과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 《쿨투라》 2023년 7월호(통권 10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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