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문화소식] 현대무용 〈여자야 여자야〉
[8월 문화소식] 현대무용 〈여자야 여자야〉
  • 김혜원 인턴기자
  • 승인 2023.07.2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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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여자야 여자야〉
- 관습을 타파하는 파격적 비주얼

 

국립현대무용단이 안무가 안은미를 초청해 신작 〈여자야 여자야〉를 제작하고 선보인다. 안은미는 관습의 틀을 깨는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춤으로 미국, 영국, 홍콩 등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무용가이다. 1998년에 뉴욕 예술재단상을 수상한 작품인 〈별이 빛나는 밤〉을 통해 “눈부신 상상력과 재치로 가득한 마술 같은 환상을 주는 무대”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1999년에 맨해튼문화재단 안무가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글로벌한 행보를 이어나갔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용단인 ‘안은미 컴퍼니’의 대표로서 다채로운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안은미는 세대, 성별, 문화 등 다양한 기준으로 범주화되는 사회와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탐구하여 그녀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왔다. 이러한 그녀의 시선이 이번에는 과거를 살았던 ‘신여성’에게 닿았다. ‘신여성’이라는 용어는 여성들의 투표권을 주장하거나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을 ‘뉴 우먼’이라고 가리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해당 용어가 일본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면서 개항기 이후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을 뜻하게 되었다. 즉, 신여성이란 여성을 차별하는 낡은 관습을 깨뜨리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려는 개혁가들의 이름인 것이다. 이처럼 신여성은 구습을 비판하며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이들이다.

과거의 여성들은 종종 이름이 없고, 조혼 풍습에 따라 일찍 결혼하고, 10대의 나이에 과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중에는 거추장한 한복 치마를 짧게 고치고, 한복이 아닌 양장을 입으며 이름을 떨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안은미 안무가는 신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용기 있게 나섰으나 시대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면서도 자신만의 삶을 추구했던 여자들의 면면을 작품에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움직임의 변화, 단발, 의복과 같은 상징적인 요소들과 당시의 유행어·신조어 등을 통해 무대를 풍부하게 채워나갈 것을 강조했다.

〈여자야 여자야〉는 개항기라는 역사 속 한 시대를 조명하지만 예스럽거나 정적인 분위기의 작품은 아니다. 특유의 상상력으로 주목을 받아온 안은미 안무가의 작품인 만큼 속도와 무게를 가지고 노는 듯한 움직임과 화려한 무대연출이 쉼 없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신작의 작곡 겸 음악 감독을 맡은 뮤지션 장영규가 선보일 강렬한 사운드 또한 중요한 관람 포인트이다. 장영규는 〈보건교사 안은영〉 〈전우치〉 〈곡성〉 〈타짜〉 등 여러 흥행작의 음악 감독이자 〈범 내려온다〉로 잘 알려진 ‘이날치 밴드’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안은미 안무가와는 30년 가까이 함께 작업하며 무대를 완성해온 사이이기 때문에 〈여자야 여자야〉에서도 두 아티스트의 예술적 합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안은미는 이번 신작에서 안무뿐만 아니라 무대, 의상 디자인까지 직접 도맡았다. 특히 이번 신작의 무대인 국립극장 하늘극장은 반원형 객석 구조로 무대를 더욱 가까이에서 다각도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의상과 무대 곳곳에 스며있는 안은미 안무가의 독특한 미감 또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여자야 여자야〉는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극장이 공동주최하는 공연으로, 8월 24~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간 8월 24일 (목) ~ 8월 27일 (일)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가격 전석 4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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