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문학제] 제6회 '나의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결과 발표
[황순원문학제] 제6회 '나의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결과 발표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3.08.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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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제 제6회 나의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결과

2023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손정순(시인, 월간 《쿨투라》 발행인) 심사위원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15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애틋하고 소중한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신 모든 응모자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3 첫사랑 이야기 공모전 심사평

제6회 나의 첫사랑이야기 공모전에는 많은 분들의 응모가 있었다. 세대를 넘어 많은 분들이 투고해오신 이면에는, 그동안 첫사랑 서사에 기울여온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의 오랜 시간과 또 새롭게 변신한 면모에 대한 믿음이 크게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 위상과 인지도가 한층 높아진 공모전에 출품된 수필들을 읽어나가면서 심사위원들은 이분들의 작품이 첫사랑에 대한 경험적 구체의 양상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참신성과 완성도를 아울러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여 몇몇 탁월한 사례들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모든 청춘을 설레게 하고 잠 못 들게 하는 ‘첫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어떤 대상에게 느낀 특별한 감정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누군가를 좋아했더라도, 그것이 일시적인 호기심이나 호감에 그쳤다면, 그것은 첫사랑이 아니다. 그동안의 몸과 마음 상태와는 전혀 다른, 그동안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뛰어넘는, 이제 전혀 다른 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은, 그래서 죽을 것만 같은 충격과 감동과 아픔으로 찾아온 그 무엇이 첫사랑이다. 생애를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그 순간이 있은 후 다른 충격들을 불러오는 것이 말하자면 첫사랑이다. 그러니 생애 처음 찾아온 누군가에 대한 호기심은 첫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에게 첫사랑이 평등하게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이번 응모작들은 이러한 첫사랑의 비밀을 풍요롭고도 은은하게 담고 있었다.

대상으로 선정된 박정승 씨의 「첫사랑은 아카시아 꽃잎을 씹는 것처럼」은 첫사랑에 세상과 구별되는 순수와 무지가 있음을, 세상에 물들지 않은 순수와 세계에 대한 감정적 원점이 있음을 잘 알려주었다. 거기에 대상을 향한 신비로움이 추가되어 첫사랑은 타인으로 흘러들어 가려는 헌신의 시간으로 몸을 바꾼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시간이 한없이 이어져가지만 결국에는 그 사랑이 현실 불가능성으로 끝나는 서사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작가는 아들이 첫사랑에 괴로워하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이 바로 ‘첫사랑은 아카시아 꽃잎을 씹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향은 있지만 그 쓴맛은 잊지 못하는 것, 그러나 그 쓴맛보다 향이 더 기억되는 사랑이 떠오른 것이다.

첫사랑은 실현되지 않지만 아카시아 꽃잎 같은 쓴맛이 아닌 아카시아 꽃잎, 그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사랑이 와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향이 되고 누군가에게 그리고 나에게 더는 인생에 사랑이 실수하지 않게 인간적인 향으로 다져가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내 좌우명이 된 ‘살면서 사랑하기’처럼 첫사랑을 그리고 짝사랑을 배워간 나는 여전히 사랑에 목마르고 사랑을 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사랑의 서사를 아들에게까지 전해준 또 다른 시간의 흐름이 미소 짓게 한다. 누구나 잘 알듯이, 생명체로서의 존재증명에 사랑보다 더 분명하고 강렬한 것은 없다. 우리는 첫사랑 이야기가 환기하는 순수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사랑이란 순수와 무지에서 태어나, 타인의 삶으로 흘러들어가려는 헌신과 희생의 형식으로 이어져간다. 그러나 결국 미완에 그친다. 하지만, 비록 흔적으로만 남을지라도 첫사랑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삶에 찾아온 은총이자 특권일 것이다. 이번 응모작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축하와 함께 한없는 위안과 격려를 드린다.

 

심사위원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손정순(시인, 월간 《쿨투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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