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 만년설 2
윤금초
천리만리 에움길을 허위허위 톺아왔네.
양떼구름 둘러쓰고 용용 숨은 야누스 얼굴
만년설 만나러 왔다 만자萬字 하나 못 건지네.
낯가림도 하 그악한가? 반나마 가린 속살.
깎아지른 천길 빙벽 안개 장막 걷은 끝에
애달피 보일락 말락 캄캄한 저눈 백치야.
- 윤금초 시집 『독의 계보』 (시인동네) 중에서
윤금초 시인은 전남 해남 화산에서 태어나 1966년 공보부 신인예술상 및 196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큰기러기 필법』 외 다수와 시조창작실기론 『현대시조 쓰기』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중앙시대조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정형시학》 발행인을 맡고 있다.
* 《쿨투라》 2023년 10월호(통권 11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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