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위기를 기회로, 구원투수 송강호 등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위기를 기회로, 구원투수 송강호 등판
  • 손희 에디터
  • 승인 2023.10.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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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스틸컷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축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함께 꿈꾸다'를 슬로건으로 10월 4일(수)부터 13일(금)일까지 열흘 간 열린다.

영화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공석이라는 비상사태 속에서 치러질 이번 영화제는 양적으로는 소폭 축소되었으나 질적으로는 예년보다 나은 영화 라인업을 들고 돌아왔다. 69개국 209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배우 송강호. 사진제공_바른손이앤에이

‘올해의 호스트’ 송강호
개폐막작 〈한국이 싫어서〉 〈영화의 황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초유의 위기 사태를 맞아 수석 프로그래머인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치러진다. 그런 만큼 영화제의 얼굴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가 나선다. 지난해 〈브로커〉로 칸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올해의 호스트로 부산에서 전 세계 손님을 맞이할 예정이다.

개막작은 2015년 출간된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이다. 연출을 맡은 장건재 감독은 2014년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받으며 연출과 프로듀싱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한국이 싫어서〉는 오랜 연인 계나(고아성 분)와 지명(김우경 분)의 이야기이다. 서로의 집안이 비교되어 불편함을 느끼는 계나는 지명의 취업 축하 자리에서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이어 계나는 새로운 변화를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고 그곳에서 잔잔한 생활을 즐기는 재인(주종혁 분) 등 친구를 사귄다.

〈한국이 싫어서〉 스틸컷

계나의 한국 생활과 뉴질랜드 생활을 넘나들며 보여주는 〈한국이 싫어서〉는 원작 소설이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붙잡고 계나가 느끼는 여러 감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젊은 세대의 공기와 정서를 포착해 내는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청춘의 기록연가 또는 행복에의 간절한 질문을 던진다.

폐막작은 닝하오의 〈영화의 황제〉이다. 닝하오는 2006년 폐막작이었던 〈크레이지 스톤〉 이후 17년만에 또 한번 폐막작으로 부산을 찾는다. 블랙코미디에 강점이 있는 닝하오는 〈크레이지 스톤〉 〈크레이지 레이서〉(2009) 〈풍광적외성인〉(2019)의 ‘크레이지’ 3부작을 선보였으며, 부조리극과 소동극 형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언어와 스타일을 보여주는 감독이다.

<영화의 황제〉 스틸컷

페막작 〈영화의 황제〉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놓친 라우 웨이치(유덕화 분)가 진지한 영화제로 서구 영화제를 두드리기 위해 깐깐한 감독 린하오(닝하오 분)에게 연락하며 시작된다. 유명 감독과 스타 배우의 영화만들기를 주제로 삼고 있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친근한 유덕화가 출연하여 더욱 리얼리티가 배가되며 현실과 가상의 묘한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영웅본색〉 스틸컷
〈와호장룡〉 스틸컷
〈원 모어 찬스〉 스틸컷

주윤발의 영웅본색

올해의 특별 프로그램 ‘주윤발의 영웅본색周潤發之英雄風範’은 아시아에 주윤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홍콩영화의 큰 형님’ 주윤발의 신작과 대표작 두 편을 상영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오우삼의 〈영웅본색〉(1986), 이안의 〈와호장룡〉(2000), 앤소니 펀의 〈원 모어 찬스〉(2023)에서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었던 주윤발의 80년대, 00년대, 20년대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영웅의 모습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주윤발은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시〉 스틸컷
〈시〉의 이창동 감독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는 故 윤정희 배우

한국영화를 해외에 널리 알린 인물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의 수상자는 올해 세상을 떠난 故 윤정희 배우이다.

문희, 남정임 배우와 함께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윤정희 배우는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1966)으로 데뷔한 이래 매 작품 입체적인 캐릭터로 분하여 원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50여 년간 현역 배우로 활동하며 〈장군의 수염〉(1968), 〈야행〉(1977), 〈만무방〉(1994) 등 300여 편의 작품을 남긴 그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29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한국을 알렸다.

〈안개〉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한국영화공로상의 수상자인 故 윤정희 배우의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를 특별 상영한다. 특히 그의 마지막 작품인 〈시〉 특별상영에는 이창동 감독이 직접 참여하는 스페셜토크가 예정되어 기대된다.

 


 

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

 

* 《쿨투라》 2023년 10월호(통권 11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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