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스테이지] 바리공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판의 굿!
[줌인스테이지] 바리공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판의 굿!
  • 김치성 에디터
  • 승인 2023.11.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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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수 연출, 줌인스테이지 두 번째 작품 〈바리〉

바리공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바리>가 더줌아트센터의 ‘Zoom In STAGE: 줌인스테이지’(이하 ‘줌인스테이지’)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11월 12일 무대에 오른다. ‘줌인스테이지’는 예술가들의 실험과 도전을 지지하는 더줌아트센터의 기획프로그램으로 작품 초기 단계에 있는 예술가들의 생각을 ‘zoom in’ 하여 장르 간 장벽을 허물고 공연예술의 경계를 넓히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바리공주 설화는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속 신화로 무당들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무조신의 내력이 담긴 이야기다. 전국적으로 전승되어 지노귀굿, 시끔굿, 오구굿 등의 여러 무속 의식에서 구연된다.

7남매 중 여섯째 딸로 태어난 1960년생 바리(오수희 분)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나보다는 나의 가족이 먼저인 우리 시대의 엄마이자, 이모, 혹은 누나이자 언니의 표상이다. 주인공 바리는 부모의 병환과 죽음, 형제들의 삶의 문제에 늘 해결사였다. 여섯째이지만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 결혼 후에는 누군가의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딸아이의 엄마로서의 삶이 먼저였지만 결국 중년의 끝자락에서 바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병마였다. 자신의 삶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바리는 처음으로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과연 바리의 삶의 궤적은 필연이었을까? 아니면 선택의 결과였을까? 원작 설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쓰인 현대판 바리공주 이야기 <바리>는 총 여덟 개 삶의 조각들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에서는 설화 속 서사에서 희생을 강요 받아온 여성의 삶을 추출하여 모던 굿을 표방한 무용·음악극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무대 위에서는 피아노, 신디사이저, 대금, 태평소 등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함께 연주되고, 두 명의 안무가는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무속 전통 위에 새로운 음악적 시도와 춤사위를 겹겹이 쌓아 올린 <바리>만 의 굿판은 무대 위 인물에겐 현대적인 숨결을 불어 넣고, 관객에겐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

<바리>의 연출인 재즈 피아니스트 김철수는 총 네 장의 정규 음반 발매와 공연 음악 감독 등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자유 즉흥 퍼포먼스 공연 <영감> 시리즈 창작을 통해 끊임없이 장르적 경계를 허무는 예술에 도전해 왔다. 이번 <바리>에서도 연출이자 악사(건반)로 참여하여 끊임없이 확장하는 본인만의 예술세계를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국악기 연주에는 이호윤(SAZA)이 참여한다. 전통음악과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현대음악을 만드는 작곡가이자 연주가이며, <영감>을 비롯한 여러 공연에서 김철수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만큼 이 둘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호윤은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이수자로 탄탄한 전통적 기반 위에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굿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무로 참여하는 정금희, 변상아는 국가무형문화재 처용무 이수자로 전통춤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무대 위 인물을 표현한다. 특히, 정금희와 변상아는 실제 모녀 관계로 누군가의 자식이자 형제, 아내 그리고 어머니인 작품 속 인물의 삶의 궤적을 더욱 깊이감 있게 표현할 예정이다.

 

연출/악사 김철수 악사 이호윤-SAZA
안무 정금희 안무 변상아
조명 공연화 음향 성호근
의상 오현희 촬영 김제윤, 손정호
기획 김언

 


 

* 《쿨투라》 2023년 11월호(통권 11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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