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록 감독의 〈AI 수로부인〉] 세계 최초 K-Culture를 담은 K-AI 영화
[심은록 감독의 〈AI 수로부인〉] 세계 최초 K-Culture를 담은 K-AI 영화
  • 해나 에디터
  • 승인 2023.11.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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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이라면, AI시대를 어떻게 맞이했을까?

〈AI 수로부인〉은 현대미술과 한국고전을 엮은 세계 최초 AI 영화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AI 영화’란, AI 주제의 영화라는 의미가 아니며, 온라인 상에 종종 소개되는 본 영화가 없는 트레일러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의 모든 캐릭터들을 생성하고, 영상을 만들고, 대사를 쓰고, 배경음악과 주제가도 생성하고, 수정까지 했다. 엄밀한 의미 그대로, AI가 생성한 영화이다.

〈AI 수로부인〉은 고대가요 「구지가」(『삼국유사』 기이편, 『가락국기』)와 향가의 「해가사」(op.cit., “수로부인조”), 「헌화가」(Ibid.)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았다. 동시에 AI 수로부인의 하늘과 바다 여행을 통해 현 시대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를 담은 K-Culture 콘텐츠 결과물을 생성해내려고 한 이 영화는, 한국 AI 영화, 즉 K-AI 영화 시대의 역사적인 출발점을 찍고 있다.

〈AI 수로부인〉은 제5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에 참가, 10월 20일(금)과 26일(목)에 창원시 3.15 해양누리공원과 씨네아트리좀에서 각각 상영되었다.

2022년-2023년은 생성형 AI의 변곡점을 맞이한 시대로, 인공지능 거대언어모델LLM과 AI 아트 생성기들AI Art Generators을 통해 놀라운 발전과 변혁을 맞고 있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심은록 감독은 “’백남준이라면, AI시대를 어떻게 맞이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더욱이 2024년 1월 1월은 백남준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생중계로 퍼포먼스를 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40주년이다. 예술을 통해 그는 글로벌 소통을 추구했다.

AI의 급격한 성장과 사회 전반에 퍼지는 현상을 보면서, 현대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조지 오웰처럼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어두운 미래를 저항하고 준비하거나, 아니면 백남준처럼 어차피 맞부딪힐 미래라면 적극적인 소통으로 이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AI 수로부인〉에서 수로부인은 하늘, 그리고 바다와 소통하는 매개자로서의 존재이다.

AI영화의 첫 번째 배경으로 신라를 삼은 것에 대해서 심은록 감독은 “신라를 배경으로 한 것은, 나라AI필름이 속하고 있는 ㈜나라지식정보가 문화재청의 〈서라벌 천년 시간여행〉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서, 고증된 자료와 3D 디지털 유산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는 최소한 한 번은 현재의 일반 생성AI의 민낯을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최대한 수작업을 자제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디지털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 교육 및 국제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I가 모든 것을 생성한다면, 거기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 묻자, 감독은 웃으며 설명한다. “1917년, 현대미술의 고정관념을 백지화한 마르셀 뒤샹은 수많은 상품 중 한 상점에서 산 남성용 변기를 방향만 바꿔 작품 〈샘〉(1917)을 출품하며, 예술은 “선택”이라고 했다. 이를 AI 영화에 적용했다. ‘AI 수로부인’은 0.8초부터 8초까지의 수천 장의 생성 영상에서 선택됐다.”

㈜나라지식정보 산하 나라AI필름은 밝고 희망찬 여정을 계속할 계획이다. 차후 한국적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자체 개발 AI 아트 생성기를 통해, AI만으로 영화를 생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 ㈜나라지식정보는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는 기업 정신으로 한국 역사와 언어, 문화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나라지식정보 손영호 대표는 “이 영화를 단 한 달 만에, 단 세 명(심은록, 박수연, 노지윤)이 노트북 3대로 만들었다. 이는 개인 영화 제작 시대를 앞당긴 것이다. 이후 자체 개발 중인 멀티모달 AI 모델로 훨씬 더 좋은 퀄리티의 K-AI 영화를 만들 예정이다”고 자신했다.

 


 

* 《쿨투라》 2023년 11월호(통권 11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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