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 2023] 현대미술의 메카, 대구를 아트 도시로 물들이다: 프리미엄 아트페어 Diaf 2023
[Diaf 2023] 현대미술의 메카, 대구를 아트 도시로 물들이다: 프리미엄 아트페어 Diaf 2023
  • 손희 에디터
  • 승인 2023.12.0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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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아트로 물들인 프리미엄 아트페어 ‘Diaf 2023’(회장 전병화, 갤러리전 대표)이 11월 2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4일 간의 여정을 마쳤다.

2022년 (사)대구화랑협회는 대구아트페어를 국제적인 미술 행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Diaf Daegu International Art Fair’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으로 변화를 일으키며 국제무대를 향한 본격적인 출발을 하였다. 작년에는 행사명을 디아프로 변경하면서 기존 관람객에게 낯선 명칭으로 인해 혼란이 있었다. 올해는 디아프가 대중들에게 친숙한 명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였고, 서울과 대구에 연이은 언론 매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작년에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여 디아프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은 물론 한국의 3대 아트페
어라는 것을 알리는데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작년보다 약 50%가 더 늘어난 약 1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이 디아프 행사장을 찾았다. 특히 쾌적한 전시공간과 행사장 내 조경이 어우러진 쉼터 공간을 마련하고 일반 라운지와 VIP 라운지 공간을 확장하는 등 관람객을 위한 서비스 만족도까지 높이면서, 디아프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다는 평가다.

Fernando BOTERO, Fiesta Nacional, 137 x 99 cm, oil on canvas, 2021.

2일 VIP 프리뷰를 찾은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
116개 갤러리, 1,000여 명 작가의 4,500여 작품

대구시 엑스코에서 11월 2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Diaf 2023’ VIP 프리뷰에도 참여 작가를 비롯한 많은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들이 찾아왔다. 그 속에서 전시장을 가장 바쁘게 누비며, 꼼꼼히 체크도 하며, 열심히 홍보하는 전병화 회장(갤러리전 대표)을 이상용 작가의 대작 <Fate> 앞에서 만났다. 전병화 회장은 “프리미엄 아트페어를 지향하기 위해 지난해 국제아트페어로 변환했고, 올해 ‘Diaf 2023’은 참가 승인 기준을 높임으로써 참여 화랑과 출품작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았다. 다양한 특별전과 강연, 시티투어도 준비했으니 즐겁게 관람하시며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디아프 2023에는 6개국(한국, 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총 116개의 갤러리가 참여했고, 1,000여 명의 작가가 4,500여 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회화, 조각, 판화,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근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하였으며, 올해 성황리에 마무리한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가나아트, 우손 갤러리, 지갤러리도 디아프를 찾았다.

2023 키아프 서울에서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았던 갤러리원앤제이, 갤러리그림손, 키다리갤러리, 갤러리일호, 갤러리우, 데이트갤러리, 갤러리가이아, 갤러리위 등도 참여했다. 해외 화랑으로는 야리라거갤러리와 에델#아트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였으며,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동원화랑, 갤러리신라, 갤러리제이원, 아트지앤지, 갤러리예강, 갤러리디엠,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예송갤러리, 021 갤러리, 갤러리팔조, 수화랑, 신미화랑, 갤러리청애 등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이번 디아프 2023에 전시된 작품 중 주목할 최고가의 작품은 갤러리혜원에서 출품하는 이우환 작가의 100호 작품 <From line>과 비앙갤러리에서 출품하는 알렉스 카츠의 100호 작품 <Laura 13>이다. 그 외에도 블루칩 작가로 분류되는 이건용, 이우환, 박서보, 이배, 곽훈, 백남준, 김태호, 최병소, 김종학, 남춘모, 김창열, 전광영, 윤병로, 박석원, 이명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여하고, 해외 인기 작가로는 야요이 쿠사마, 무라카미 다카시, 앤디 워홀, 조지 콘도, 조엘 메슬러, 애니쉬 카푸어, 로즈 와일리, 알렉스 카츠, 제프 쿤스, 매튜 스톤, 로버트 인디애나, 바이런 킴, 나라 요시토모, 하비에르 카예하, 데이비드 호크니, 장 미셸 오토니엘, 줄리안 오피, 루이스 부르조아, 캐서린 번하드, 캐서린 안홀트, 페르난도 보테로, 조르디 핀토 등의 작품이 출품되어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열린 키아프 서울 2023에서 하이라이트 작가로 선정되었던 쿤(금산갤러리), 채성필(갤러리그림손), 이유진(우손갤러리), 박형근(피앤씨갤러리), 김명진(갤러리가이아) 작가를 비롯하여 이상용(갤러리전), 최형길(키다리갤러리), 이기성(비선재, 윤선갤러리), 한충석(갤러리우), 진영(갤러리일호), 양종용(갤러리끼), 조명학(갤러리제이원), 허필석(갤러리위), 이상수(아트코드갤러리) 등의 신진 작가부터 중견작가에 이르기까지 키아프 서울에서 주목 받은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화이트 작가’ 곽동효와 ‘자두 작가’
이창효의 그림을 선보인 갤러리청애

갤러리청애(대표 장선애) 부스에는 오랜만에 ‘화이트 작가’ 곽동효 화백의 두터운 마티에르 구성과 거칠면서도 스며들듯 따스한 붓 터치의 유화를 만날 수 있었다. 곽 화백의 유려한 색채의 마술과 질감은 더욱 깊고 풍요로웠다. 편안하고 따뜻한 푸른 빛의 색채는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원시성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오픈하자마자 작품 <자연 속 연주>가 바로 판매가 될 정도로 곽동효 그림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곽 화백의 청년시절부터 그의 그림과 함께 성장했다는 독자는 “곽동효 작가의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형상은 단순하고 간결해진 반면 청년 시절부터 보여준 힘찬 붓터치의 질감은 더욱 두텁고 풍부해졌다. 추상적이면서도 다양한 색채의 배경 처리는 작가의 작품이 한층 더 깊어지고 승화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안효섭 갤러리청애 큐레이터는 “세밀하지만 거친 터치로 소재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더욱 부각된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그의 예술미는 컬렉터들에게도 감탄을 자아낸다”며 “그의 깊은 영혼으로부터 길어올린 감수성과 자연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이 우리에게 낯설면서도 새롭고 평화로운 서정적 감정을 북돋운다”고 말했다.

곽동효 작가.

곽동효 화백의 바로 옆에는 ‘자두 그림’으로 유명한 이창효 작가의 생생한 자두 정물화를 만날 수 있었다.

경북 청도에서 자란 이 작가는 어린 시절 외가에서 운영하던 큰 자두밭 과수원에서 외사촌 동생들과 쌓인 자두를 함께 먹던 행복한 경험이 작품의 소재가 되어 평생 자두만 그려온 ‘자두 작가’이다.

이창효 작가는 “좋아하는 자두를 그리면서 작업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싱그러운 자두를 보며 유년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며, 관람객 모두가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창효 작가의 ‘자두’는 어머니의 사랑 가득한 그리움이었다. 그래서일까,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정물의 특별한 소재인 ‘자두’가 마치 시 속의 화자처럼 작가의 애틋한 마음을 메타포로 전달하는 것 같았다.

이창효 작가.

Diaf 2023 특별전 1 : 대구현대미술제, 도전과 저항의 역사

Diaf 2023 특별전에서는 40여 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대구현대미술제’의 의의를 오늘에 되살리고 그 역할을 상기시키는 ‘대구현대미술제, 도전과 저항의 역사’라는 아카이브 전시를 선보였다. 윤진섭 평론가는 “2018년에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전을 잇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탐색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하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대구현대미술제’는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총 5회에 걸쳐 대구에서 열렸으며, 한국 미술사상 최초로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난무한 전국 규모의 미술축제였다. 문화의 중앙 집중화를 극복하고 지역미술의 자생성을 보여주기 위한 이러한 시도는 당시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

대구현대미술제의 봉화를 시발로 이듬해인 1975년부터 서울, 부산, 광주, 전주, 강원 등지에서 ‘현대미술제’가 잇달아 열린 것은 ‘대구현대미술제’의 영향력이 파급된 결과이다. 그후 대구는 서울에 이어 현대미술의 메카로 인식되었다. 60-70년대 이후 발달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문화자본은 컬렉터층의 형성, 미술대학의 증설과 미술인구의 팽창, 견고한 작가층에 기반한 화랑과 아트센터, 미술관 등등 기반시설의 확충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 특별전에는 강국진, 김구림, 김기동, 김영진, 김용민, 김진혁, 서승원,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교준, 이명미, 최병소 작가의 작품이 전시 되었다.

또한 다양한 장르를 통합하는 다원예술형식을 추구, 동시대 과학기술과 신화적 스토리텔링의 작업을 진행하며 각기 다른 형식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선보이는 리우 작가의 작품이 조각 특별전 공간에서 전시되었다.

라이브룸 및 도슨트 프로그램, 그리고 라운지

디아프는 2022년부터 강연과 아트 토크의 횟수를 늘리고, 강연장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실시간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 라이브 방송을 하였으며, 이 영상들은 아카이빙 자료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올해에도 ‘라이브 룸Live Room’에서는 총 10회의 다양한 강연과 아트토크가 진행되었다. 강연자로는 백세희 변호사, 널 위한 문화예술 COO 이지현 대표, 인기 도슨트 정우철, 윤진섭 평론가, 노재명 MZ컬렉터, 즐거운 예감 임지영 대표, 국제변호사 이유경, 한국문화예술법학회 송호영 회장, 프리즈 아시아 VIP 및 사업개발 총괄 이사 권민주, 아트메신저 이소영 등이 참가하였다.

특히 11월 2일 VIP 프리뷰 날에 열린 백세희 변호사의 강연은 VIP를 대상으로 하여 ‘미술품 구매에 필요한 법률 상식’이 주제여서 미술애호가를 비롯한 많은 컬렉터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주말에는 관람객이 많이 몰리면서 대구지역의 젊은 카페 브랜드와 대구커피협회가 운영에 참여한 VIP 라운지와 일반 라운지들도 깔끔한 인테리어와 확장된 공간, 우수한 맛과 서비스로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호평을 얻었다.

이상용 작가, 백동민 퍼블릭아트 발행인, 전병화 디아프 회장, 강금주 사각 발행인, 손정순 쿨투라 발행인.

역대 디아프 중 가장 수준 높은 전시장 풍경 연출
내년에는 3월로 옮겨서 ‘Diaf 2024’ 개최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이 몰려왔다. 이들은 전시 관람 뿐만 아니라 11월 5일 일요일 낮 12시에 진행된 정우철 도슨트의 강연을 만석으로 채우고 뒤쪽 대기 공간까지 가득 메우게 했다.

포토존에서는 디아프 2023을 배경으로 즉석 기념 사진을 찍어 간직할 수 있는 무료 이벤트도 열려서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미술품 구입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진영, 미미, 감만지, 최명진 등 국내 젊은 작가들의 부담 없는 가격대의 작품들은 꾸준히 판매가 이어졌고, 조지 콘도, 로즈 와일리, 이반 쿠가츠, 플로렌스 허칭스, 알렉세이 사브첸크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도 인기를 끌며 판매되어 총 매출에는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최근 국내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과 상관없이 미술작품 관람과 구매에 대한 관심은 2-3년 전 미술품 호황기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전 연령층에서 신규 컬렉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이번 디아프에도 선한 영향을 끼쳤다. 젊은 작가들의 100-300만 원대의 작품들 거래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구의 두터운 컬렉터층을 기반으로 야오이 쿠사마, 조지 콘도, 미하일 쿠가츠, 이우환, 장 미셸 오토니엘 작가의 작품 등 수천만 원에서 1억 원대의 고가 작품들도 다수 거래되면서 총 판매 금액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70억대로 집계되었다.

이번 Diaf 2023은 프리미엄급 아트페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참여 갤러리 심사 과정에서부터 신청 화랑의 출품 작가 심사 뿐만 아니라 아트페어 참여 이력과 타 아트페어에서의 디스플레이 관련 정보까지 수집하였다. 이처럼 다양하고 개성 있는 작품 구성으로 수준 높은 부스 전시를 유도한 결과 역대 디아프 행사 내용 중 가장 수준 높은 전시장 풍경이 연출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내년 2024년은 개최 시기를 3월로 옮겨 국내 주요 아트페어 중 첫 페어로 대구에서 문을 연다. 현대미술의 메카, 대구를 새봄의 아트 도시로 꽃피울 프리미엄 아트페어, Diaf 2024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미지 제공 Diaf 2023

 

 

* 《쿨투라》 2023년 12월호(통권 11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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