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뷰] 외부와 단절된 이들의 이야기: 연극 〈아메리칸 버팔로〉
[연극 리뷰] 외부와 단절된 이들의 이야기: 연극 〈아메리칸 버팔로〉
  • 박혜연 인턴기자
  • 승인 2023.12.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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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유는 있다’의 세 번째 프로젝트 작품 〈아메리칸 버팔로〉가 11월 21일 개막하여 12월 10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아메리칸 버팔로〉는 미국의 극작가 겸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마멧David Mamet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아메리칸 버팔로〉는 미국인들의 염원 속에서 파생된 모순과, 산업사회와 자본주의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타락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비단 미국에서만의 일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병폐와 사건을 풍자했고,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에서 1975년 미국에서 초연을 올린 이후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에는 고물상을 운영하는 ‘도니’와 그가 자식처럼 아끼는 심부름꾼 ‘바비’, 사기꾼 근성이 다분한 ‘도니’의 친구 ‘티치’ 세 인물이 등장한다. ‘도니’는 이 아메리칸 들소가 그려진 동전을 한 수집가에게 비싼 값에 팔아넘긴 뒤 그 값어치를 알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이를 다시 훔쳐 올 계략을 꾸민다.

개막을 앞두고 공개된 연습 현장에서는 이미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배우들의 열정 가득한 모습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오재균은 심부름꾼 바비를 아들처럼 여기는 도니 역할을 맡았다. 그는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아버지의 모습과 강도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다양한 욕망의 감정을 분출해 감탄을 자아냈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정팔은 사기꾼 기질의 티치 역을 맡아 자신만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해냈다. 그의 뜨거운 연기는 연습실을 후끈 달구었고, 스태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끊임없이 거짓말을 낳는 이 모든 해프닝의 원인이 되는 바비 역은 안현, 이슬기 두 배우가 맡아 신선한 에너지를 선보였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홍성춘 연출가는 “〈아메리칸 버팔로〉는 외부와 단절된 이들만의 음밀한 계획을 탐미하는 재미가 있다. 어쩌면 지켜보는 관객은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이 주인공들의 진지한 약탈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코믹하게 보일 것이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아메리칸 버팔로〉는 1977년 뉴욕 드라마비평가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또한, 연극과 뮤지컬 분야에서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토니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신문 잡지 평론가로 엄선된 20명의 심사위원으로 우수한 연극을 선정하는 시상식 ‘뉴욕 드라마 비평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강영걸 연출, 주호성 윤주상 최종원이 출연한 작품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이번 공연은 11월 21일부터 총 18회 동안 공연되며,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 《쿨투라》 2023년 12월호(통권 11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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