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랑 음유시인상] 詩와 노래가 하나 되는 지평을 개척한 가수 최성수, ‘음유시인상’ 수상
[시사랑 음유시인상] 詩와 노래가 하나 되는 지평을 개척한 가수 최성수, ‘음유시인상’ 수상
  • 박영민 기자
  • 승인 2024.01.0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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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시사랑회(회장 최동호)가 ‘계간 서정시학’의 창간 100호를 맞아 ‘시사랑 음유시인상’을 제정하고 제1회 수상자로 싱어송라이터 최성수를 선정, 시상했다.

가수 최성수에게 음유시인상을 수상하는 사단법인 시사랑회 최동호 회장
가수 최성수의 소상소감
오세영 시인의 축사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가수 최성수는 1983년에 데뷔해 골든디스크 상, KBS 10대 가수상, 한국노랫말 대상 등을 수상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곡으로는 〈남남〉, 〈기쁜 우리 사랑은〉, 〈애수〉, 〈동행〉, 〈풀잎사랑〉, 〈해후〉 등이 있다. 그는 포크팝·팝발라드 장르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바 있다.

특히, 2017년 음반 《시가풍류방》에 각종 시를 수록했다. 도종환 시인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안도현 시인의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등이 이 앨범에 실려 있다.

《서정시학》은 1990년 창간된 시 전문지로, 디지털 시대에 시와 노래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비평적 시각을 모색해왔다. 이를 계기로 해당 문학상을 제정했다.

《서정시학》 측은 “최성수 선생은 포크팝·팝발라드 장르의 탁월한 싱어송라이터”라며 “그는 이미 시인의 범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시와 노래가 하나로 통하는 지평을 개척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최성수 선생은 낭만 가인이자 음유시인으로서, 오랜 시간 서정적 멜로디와 노랫말을 우리에게 건네주었다”며 “그의 예술적 성취에 커다란 경의와 함께 수상의 영예를 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8일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가진 시상식에서 최성수는 “노래 가사를 쓸 때 시는 아주 좋은 참고서”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를 읽다보면 어떤 시는 저도 모르게 멜로디를 붙여 흥얼거리게 됩니다. 그 이유는 노래에 리듬이 있듯이 시에도 운율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운율이 살아있는 서정적인 시를 보면 곡을 붙이게 되어 제 작곡 노트에 150여 편의 시들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2016년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었을 때 문학계는 물론 음악계에도 큰 파문이 일었습니다. 대중가수가 문학상이라니! 그러나 그가 위대한 아티스트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밥 딜런이 위대한 것은 그가 쓴 노랫말의 낱말에 철학과 의미를 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랫말이 좋지 않았다면 또 멜로디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요?

오늘 저에게 음유시인이라는 상을 주시는 것은 예전에는 한 몸이었던 시와 노래가 따로 분리된 것을 다시 통합시키는 임무를 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좋은 시를 좋은 멜로디에 실어 나르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최성수 수상소감에서

오세영 시인(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은 축사에서 “하나였던 시와 노래가 ‘남남’으로 분리됐다가 이제 ‘해후’를 했다”며 “앞으로 잘 ‘동행’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시상식 후에는 축하객들을 위해 최성수는 기타를 치며, 자신의 히트곡들을 불렀고, 객석은 아름다운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작은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한 몸이었던 시와 노래”가 다시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 《쿨투라》 2024년 1월호(통권 11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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