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수문학관 이원근 대표] 한국 근·현대문화의 보물창고 문덕수문학관: 문덕수문학관 대표 이원근 창신대 총장을 만나다
[문덕수문학관 이원근 대표] 한국 근·현대문화의 보물창고 문덕수문학관: 문덕수문학관 대표 이원근 창신대 총장을 만나다
  • 손정순(쿨투라 발행인)
  • 승인 2024.02.2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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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손정순(쿨투라 발행인)
사진 제공 창신대학교

2000년에 개관한 문덕수문학관이 작년 10월 개관 23주년을 맞이하여 창신대학교 도서관 내 2-4층으로 확장 이전하였다. 문학관은 스마트 휴먼 교육 특성화 대학인 창신대학교의 심볼로써 지역사회와 공유가치를 실현하는 지역문화 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2024년 2월 13일에는 문덕수문학관이 대학에서 설립한 최초의 문학관으로 경상남도에 정식 등록되었다. 문덕수문학관 대표인 창신대학교 이원근 총장을 만나 수많은 고서와 희귀본을 간직한 문덕수문학관의 특별한 소장 자료들의 가치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문덕수 선생, 창신대에 소장품 일체 기증
대학이 설립한 최초의 문덕수문학관

손정순 안녕하세요? 작년 10월 개관 23주년 때, 문덕수문학관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고서와 희귀본을 접하고 너무나 많은 감동을 받아 홍보대사를 자처했었는데, 새해에는 문덕수문학관이 대학에서 설립한 최초의 문학관으로 경상남도에 정식 등록(2024년 2월 13일)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문덕수문학관 설립 대표이시자 창신대학교 총장으로서 지금의 소회를 여쭈어도 될까요?

이원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잡지 월간 《쿨투라》 손정순 발행인님 정말 반갑습니다. 월간 《쿨투라》에서 창신대학교 문덕수문학관을 집중 조명해주셔서 먼저 감사드립니다. 경상남도 등록을 계기로 문덕수문학관이 스마트 휴먼 교육 특성화 대학인 창신대의 심볼로써 지역사회와 공유가치를 실현하는 지역문화 플랫폼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손정순 문덕수문학관은 2000년도에 개관하였는데 어떤 경로로 창신대에 개관하게 되었는지요? 설립 계기와 그동안의 역사를 알고 싶습니다.

이원근 2000년 문덕수 선생이 고향의 후학들을 위해 창신대학교에 도서 2만여 권, 서화, 도자기 등 소장품 일체를 기증하였고, 선생의 고귀한 뜻을 기려 창신대 봉암동 캠퍼스 본관 3층에 문덕수문학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창신대가 2003년 합성동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문덕수문학관도 정보관 3층으로 옮겨 소장 자료를 소중하게 보전하며 문덕수문학관 개관 기념문인 초청 강연회 등을 매년 개최해 왔습니다. 그러나 장소도 협소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개방하지도 못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20년 3월 문덕수 선생이 별세하셔서 대한민국문인장으로 치러지던 서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직접 조문을 하면서 한국문학의 거장이신 문덕수 선생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창신대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문덕수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시인이며 한국 모더니즘 시론을 구축한 학자요, 문예진흥원장을 역임한 문단 지도자로서 세 분야 모두 일가를 이루신, 한국문단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문학적 위업을 달성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에 부인이신 김규화 시인께서도 별세하심에 따라 한국문단에 기여한 두 분의 문학적 공적을 본격적으로 조명해야 해야 할 시점이어서, 박혜진 도서관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경상남도 문학관 등록 기준에 충족하도록 충분한 공간과 시설을 확보해 확장 이전함으로써 대학에서 개관한 최초의 문학관에 걸맞는 전국 최고의 문학관의 하나로 재탄생하게 됐습니다.

 

백석 시집 『사슴』 포함 희귀 초간본 600권
청마 육필원고, 박서보 그림을 비롯한 소장품

손정순 작년 10월 개관 23주년을 맞이하여 창신대학교 도서관 내 2-4층으로 확장 이전한 것이군요. 현재 문덕수문학관의 전시실은 어떻게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는지요?

이원근 문덕수문학관은 제1전시실, 제2전시실, 자료관, 갤러리, 수장고, 연구실, 교육실, 회의실, 사무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제1전시실은 한국 근·현대문학 형성기의 희귀한국문학 초간본 600권, 외국 원서 수천 권 등을 교차 순환 전시하고, 제2전시실에는 문덕수 선생과 김규화 시인의 저서와 유품, 청마 육필원고를 비롯한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원고와 편지 등을 전시하고, 또한 문덕수 선생의 생전 서재를 재현해 놓았으며, 문덕수와 디카시존·창신대와 디카시존, 그리고 컨퍼런스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한 별도 마련된 문학관 자료실에도 2만 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고요. 복도를 활용한 갤러리에는 박서보 화백의 작품, 일중 서예 등 문덕수 선생 컬렉션이 역시 교차 전시되고 있습니다.

손정순 저도 문학관 복도 갤러리에 박서보 화백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어서 너무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아직 수장고에는 뜯지도 않은 그림들과 서예 등 소장품들이 즐비하여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현재 문덕수문학관이 보유하고 있는 소장품들은 얼마나 되는지요? 그 소장 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이원근 2014년 당시 1936년 발간된 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이 경매회사 코베이 측에서 경매 가격 5,500만 원에 시작해 7,000만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덕수문학관은 백석의 시집 『사슴』을 비롯하여 최남선 『심춘순례』, 김억 『잃어버린 진주』, 김기림 『바다와 나비』, 박세영 『산제비』, 박영희 『회월시초』, 정지용 『백록담』, 함윤수 『앵무새』, 김동석 『길』, 윤곤강 『대지』, 임학수 『전선시집』, 정인보 『담원시조』, 권환 『자화상』, 신석정 『슬픈 목가』, 유치환 『청마시초』, 오장환 『병든 서울』, 노천명 『사슴의 노래』, 서정주 『귀촉도』 등의 초간본 작품집과 《신소설》, 《문예월간》, 《백맥》, 《신천지》, 《문학》, 《민족문화》, 《예술집단》 같은 문예지 창간호을 비롯 근·현대문학 형성기의 주요 문예지, 문학이론서 총 600권 정도의 희귀 한국문학원본 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현대문학형성기의 영서, 일서 등의 외국문학원본도 수천 권 소장하고 있어요. 앞에서 말씀드린 문덕수 선생 컬렉션인 그림, 서예, 조각, 주요 문인들의 서간문, 육필원고 등을 모두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이고요. 문덕수문학관 자체가 바로 한국근대문학자료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문덕수문학관은 근대문화의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장 문화콘텐츠 공유를 통해 지역과 국가에 기여
세계디카시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

손정순 정말 놀랍습니다. 총장님께서는 이 귀한 소장품들을 창신대에만 꼭꼭 숨겨놓고 이 지역주민들에게만 누리게 하진 않으시겠지요? 이는 소중한 우리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는 국민에 대한 책무 위반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서울과 타지역의 국립박물관이나 국립도서관, 국립미술관 등 좋은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유관 기관과의 협력, 또는 공동주관 전시를 통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원근 문덕수문학관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매달 지역 문인협회와 공동 주관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하여 문학강연회, 지역문화 동아리모임, 연구모임 등과 아울러 문체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상주작가 프로젝트, 문화예술교육사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또한 문덕수문학관 소장 특별기획전도 펼치고 있는데요. 당연히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에도 문덕수문학관의 소중한 자료를 널리 알리고 공유할 것입니다. 앞으로 풍부한 문화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월간 《쿨투라》와 MOU를 체결해서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손정순 쿨투라로서도 대환영입니다.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으로 현재 해외에서도 한국고유문화에 대한 관심과 위상도 매우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의 높아진 위상은 근현대 문학과 문화의 소중한 유산을 소유한 문덕수문학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혹 해외에서의 교류전이나 전시기획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이원근 문덕수문학관 확장 이전 개관 기념으로 지난해부터 창신대학교가 주최하고 한국디카시인협회가 주관하고 창원시와 경남은행이 후원하는 창원 세계디카시페스티벌을 매년 마산국화축제 기간 개최하게 됩니다. 지난해 제1회 창원 세계디카시페스티벌은 크게 세가지 콘텐츠로 진행됐습니다. 제1회 창원 세계디카시컨퍼런스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해외의 교수, 학자, 문인 등이 참석해서 문덕수문학관 컨퍼런스존에서 10월 27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생중계(창신대학교 공식 유튜브 계정)로 열렸고요. 제1회 창원 세계청소년 디카시공모전 시상식이 10월 27일 오후 5시 문덕수문학관 컨퍼런스존에서 거행됐고, 1회 창원 세계디카시전시회가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3·15 해양누리공원(마산국화축제행사장)에서 제1회 창원 세계청소년 디카시공모전 수상작, 세계 작가초청 디카시(5개국), 지역 인사 디카시초대전 등 3개 부문의 디카시 전시회가 열려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디카시는 2004년 창신대학교에서 처음 시작됐는데요. 주지하다시피, 디카시는 한국을 넘어 K-리터러처로 미국,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으로 확산되며,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글로벌문화콘텐츠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도 문덕수문학관 소장자료의 해외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후원회(이길원 회장) 발대식, 지역과 국가에 기여
부영그룹 재단 지원 받아 ‘창원 의대’ 설립 추진

손정순 최근 문덕수문학관 후원회도 구성되었습니다. 후원회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요?

이원근 문덕수문학관 후원회가 지난 2월 21일 문덕수문학관에서 발대식을 가지고 출범했습니다. 현재 후원회원은 이길원 후원회장(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을 비롯 50여 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 후원회원을 점차 널려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후원회에서는 창신대학교 문덕수문학관에 매달 일정 금액 지정 기부해주십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후원회의 스포트를 기반으로, 더욱 문덕수문학관이 지역사회의 문화센터로서, 나아가 한국문화의 보물창고로서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손정순 문덕수문학관과 더불어 창신대학교만의 또다른 특별한 강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원근 창신대학교는 2019년 부영그룹이 재정기여자로 참여하면서, 부영그룹으로부터 교육 질 향상과 현장실무 역량 향상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부영트랙 채용 연계형 현장실습 운영, 학생 맞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및 취·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능력을 갖춘 우수한 교수진 보유, 산업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실습기회 제공 및 실무 기술과 지식 습득 기회 제공 등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요. ‘2022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 취업률 71.8%로 경남 지역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창신대학교는 ‘창원 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영그룹의 지원을 받아 5만 2,000㎡ 규모로, 최첨단 의료 장비와 학생 편의시설 등을 갖춘 의과대학을 지을 예정인데요 창신대학교의 ‘창원 의대’가 설립되면 지역 공공의료 분야에서 최소 10년간 근무하는 경남형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해서 도민의 의료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창신대가 지향하는 휴먼 스마트교육의 심볼로써
지역 문화센터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

손정순 마지막으로 창신대학의 랜드마크가 될 문덕수문학관 운영에 대해 총장님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십시오.

이원근 문덕수문학관은 여타의 문학관과는 달리 창신대학교 도서관 부설로서 도서관과 문학관 연계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것이 특장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9월부터 문덕수문학관 관장에 선임된 우리 대학의 이상옥 명예교수가 박혜진 도서관장과 함께 문학관 프로젝트를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혜진 도서관장이 문덕수문학학관 확장 이전 실무를 총괄하고, 이상옥 문학관장이 적극 서포트해서 문덕수문학관이 전국 최고 문학관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치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문덕수문학관이 창신대가 지향하는 휴먼 스마트교육의 심볼로써 지역 문화센터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위해 문덕수문학관을 다시 방문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한국문학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되었던 사료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이곳 문덕수문학관에 소장되어 있었다. 한 개인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희귀본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단 말인가! 작년 10월, 첫 방문 때의 충격적인 감동이 다시 파릇파릇 되살아났다. 고 문덕수 선생의 고귀한 뜻이 새겨진 문덕수문학관은 그 자체로 근·현대문학 자료관이요, 한국문화의 소중한 보물창고였다.

문덕수문학관 대표인 창신대 총장은 “이번 경남도에 사립문학관으로 등록됨으로써 더욱 작가와의 만남, 문학강연, 지역문화 동아리모임, 연구모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게 됐다”며 “문덕수문학관이 한국 대학 최초의 문학관답게 지역문화센터로의 역할을 더욱 탄력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또 글로벌 한류문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덕수문학관이 한국 근현대문학이 만나고, 서로 소통하며,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와 함께 하는 문학관, 글로벌 K-문학관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 《쿨투라》 2024년 3월호(통권 11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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