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현대적 시점으로 재해석한 '슈만 잠들다'
[공연리뷰] 현대적 시점으로 재해석한 '슈만 잠들다'
  • 해나(본지 에디터)
  • 승인 2019.06.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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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넘어 존재하는 인간의 사랑과 다양한 예술적 표현

 

  5월 11일 토요일 오후,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슈만과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낭독 퍼포먼스 <슈만 잠들다>(퍼포먼스 그룹 153)를 보기 위해 을지공간을 찾았다.

  극장은 관객들로 꽉 차 있었다. 막이 오르자 음악, 영상, 무브먼트가 함께 어울러지는 작품의 서곡, 오버츄어가 시작되었다. 공연은 남자의 대사와 함께 이어지는 나레이션(프롤로그), 와인바에서 이루어지는 세 사람의 만남. 잠시의 과거 회상(S#1), 회상과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S#2), 정신과 상담을 통해서 바라본 죽음과 삶의 트라우마 (S#3), 빛으로 향하는 출연자들의 퍼포먼스(에필로그)로 이루어졌다.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와 심리적 트라우마는 슈만과 브람스의 음악과 연결하여 사건, 에피소드들로 나열되고, 각 씬의 정서를 음악의 흐름과 함께 이어 갔다. 씬의 흐름 중간마다 과거의 인물과 현재인물의 나레이션과 움직임이 작품 속 정서를 리드해갔다. 즉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을 심리적 해석과 전문 직업 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대인들이 갖는 트라우마와 인생의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극적이 아닌, 음악에 흐름에 따라 정서적으로 풀어가는 공연이었다. 특히 라이브 음악을 사용하고 기존의 클ㅐ식 음악을 재해석하여 배우의 대사나 움직임을 통해 정서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점이 새로웠다.

  황미숙 연출가는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정서에 관한 부분을 다루고 공감하고자 하는 데 맞추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시간과 사건과 상황을 통해 전달되는 정서를 예술작품을 통해 표현”라고자 했다고 작품의 연출의도를 밝혔다. 낭독 퍼포먼스<슈만 잠들다>는 에디터에게도 다소 생소한 공연이었지만 낭독과 연극의 움직임, 그리고 이미지의 흐름을 음악과 함께 풀어가며 서로 다른 장르를 융합하여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즉 무용,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융복합의 미학을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슈만 잠들다>가 2019년 융복합공연예술축제인 파다프PADAF에 선정되어 개막식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과 정서가 주는 인생이라는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융합콘텐츠 공연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 《쿨투라》 2019년 6월호(통권 6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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