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19세기 후반 프랑스 회화 황금기 작품들 한눈에
[갤러리]19세기 후반 프랑스 회화 황금기 작품들 한눈에
  • 박영민(본지 기자)
  • 승인 2020.03.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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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에서 세잔까지-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

 19세기 후반 프랑스 회화의 황금기로 불리는 인상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 시기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모네에서 세잔까지-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展>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의 소장품 중 엄선된 인상주의 명화 106점의 원화(原畫)와 30여점의 판화와 드로잉 작품으로 구성됐다. 1965년 설립된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문화 기관으로 연간 방문자 수가 100만명이 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술·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다. 이 박물관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성장하였고, 개인들이 소장한 작품들이다보니 전반적으로 그림이 밝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색채와 붓놀림, 혁신적인 구성, 주제 선택은 예술적 이론과 실천을 변화시키고, 19세기 회화 혁명의 길을 활짝 열었다. 수경과 반사, 자연과 풍경화, 도시풍경, 정물화, 초상화 등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모네에서 세잔까지’전에서는 바르비종파 예술가들의 외광파 화풍을 시작으로 인상주의의 탄생과 발전까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로 인상주의가 초기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근·현대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고평가된 미술 사조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현대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불어 넣었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1874년 독립 예술가 단체인 ‘무명화가 및 조각가, 판화가 연합(Societe anonyme des artistes, peintres, sculpteurs, graveurs, etc)’이 전통적 연례전시회인 살롱에서의 전시를 거부당한 후 그들만의 전시회를 조직하며 만들어지게 됐다.

 권위 있는 연례 전시회 파리 살롱에 출품을 거부당한 무명 예술가들은 1874년 자체적으로 그들만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 첫 전시에서 클로드 모네의 유화를 본 비평가 루이 르로이의 혹평에서 인상주의라는 용어가 나왔다. 당시에는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거부하고 과감한 붓 터치로 일상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에 대한 폄하와 조롱의 의미로 쓰였다. 그러나 인상주의는 오늘날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미술사 조가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명화인상파의 창시자 중 한사람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가 시력을 잃기 전 완성한 <수련연못>(Pond with Water Lilies, 1907)이 국내에 최초 공개돼 눈길을 끈다. 2017년 7월, 캐나다 밴쿠버 아트센터에서 관람했던 모네전을 떠올리게 했다. 인상주의 대표작가 모네는 집에 일본식 연못을 만들어 놓고 연못 위의 수련과 물에 비친 자연의 모습 300여점을 그렸다. 코끼리의 코 모양 바위로 유명한 바닷가 마을 에트르타 역시 모네에게는 영감의 원천이었다.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1907, 캔버스에 유채, 101.5 x 72cm /ⓒThe Isarel Museum Jerusalem

 

 움직이는 대상들에 집중한 에드가 드가(Edgar De Gas)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냈으며, 인물화의 대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가 표현한 여인의 모습이 온화한 빛을 뿜어냈다.

 수많은 점을 찍어 색채를 표현하는 점묘법은 빛에 집중하는 인상주의의 특징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작품을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인상주의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현대 회화로의 전환점이 마련된다. 기교는 줄이고 잘 짜여진 구성과 구도에 맞춘 그림을 통하여 빈틈이 없음을 보여준 폴 세잔(paul ceznne)을 통하여 현대미술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렸다. 폴 세잔의 <강가의 시골 저택>은 그의 고향인 엑상프로방스를 연상케 한다.

 폴 고갱(Paul Gauguin) 역시 원시적 소재와 상징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며 후기 인상주의로 구분되는 현대적 회화의 흐름으로 나아갔다.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순회 전시회 책임자인 시반 에란 레비안은 “인상주의 걸작은 박물관에 상설 전시되는 핵심 컬렉션 중 일부이며, 전통적 관습에서 벗어나 야외에서 일상과 자연을 묘사한 새로운 양식을 관객들이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으며,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컬렉션에서 엄선한 인상주의 명화를 통해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운동의 한 갈래인 인상주의 작품과 작가들이 현대 예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박물관 소장품들로 구성되었음에도 화가들의 잘 알려진 대표작이 많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벨 에포크 시대로 불리는 프랑스 회화의 황금기 시절을 한자리에서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전시는 오는 4월 19일까지 열린다.

 

 

 

 

* 《쿨투라》 2020년 2월호(통권 6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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