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크로아티아 천년의 발자취를 느껴보자
[Gallery] 크로아티아 천년의 발자취를 느껴보자
  • 손희(본지 에디터)
  • 승인 2021.08.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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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아티아와 문화교류를 여는 개막식

  국립중앙도서관은 주한크로아티아대사관과 함께 《크로아티아 천년의 발자취,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문학 및 문화유산》전을 6월 29일부터 7월 25일까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본지는 주한크로아티아대사관 초청으로 6월 28일 개막식에 참석하였다. 다미르 쿠센 주한크로아티아대사,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관장, 신기남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 서훈 서울그랜필하모닉예술단 이사장, 김상현 한국외대 교수 등 크로아티아 문화와 교류하고 있는 내빈들이 많이 참석하였다.

  권상희 문화평론가의 사회로 개막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크로아티아 전통음악 공연, 그리고 크로아티아 문학에 대한 강연(김상연 교수)을 통해 행사 참여자들은 그들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크로아티아 음악과 한국 음악이 함께 객석에 울려 퍼질 때는 ‘이것이 진짜 두 나라간의 교류가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감동도 배가 되었다.

  다미르 쿠센 주한크로아티아대사의 인사말에 이어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전시를 앞두고 크로아티아 국립도서관과도 업무협약을 했다”고 전하며 “앞으로 수준 높은 크로아티아 문학과 문화유산을 선보일 계기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막 행사 후에는 도슨트와 함께하는 전시장 관람 행사가 이어졌다. 전시실에는 9세기에 만들어진 슬라브 최초 문자인 글라골 문자로 쓴 고서 영인본(복제본)과 양국 문학 작품 번역서, 크로아티아 전통의상·공예품·생활 도구 등 자료 130여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슬라브 최초 문자인 글라골 문자로 써진 고서 영인본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크로아티아 중세부터 현대까지 천년의 발자취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었다.

  슬라브 최초 문자 글라골 고서 영인본 공개

  크로아티아 민족의 자부심인 글라골 문자는 9세기에 만들어진 슬라브 최초 문자로, 라틴어 이외의 문자를 사용하는 지역에 가톨릭 문화를 전파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립중앙도서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크로아티아 국립도서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15세기에서 16세기 사이에 글라골 문자로 써진 고서 영인본을 제공했다.

  특히 로마 미사경본(Misal po zakonu rimskoga dvora, 1483)은 크로아티아 최초로 인쇄된 책으로, 라틴어 이외의 문자로 출판된 유럽 최초의 미사 전례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중세유럽의 삶과 정치적 상황을 글라골 문자로 기술한 비노돌 법령(Vinodolski zakonik, 1288)이 실린 도서도 눈길을 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과 크로아티아어로 번역된 한국소설

  문학작품을 통한 양국의 문화 교류를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크로아티아어로 번역·출판된 우리나라 소설 『채식주의자』(한강, 2018),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2020) 등이 함께 전시되어크로아티아에서의 K-문학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양국 문화 교류 가교 역할을 한 신기남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의 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신영, 2019)도 공개됐다. 저자가 들려주는 크로아티아 배경의 소설 이야기를 듣다보니 크로아티아에 꼭 가보고 싶어진다.

  한편, 한국어로 번역된 도서로는 크로아티아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동화작가의 대표작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이봐나 브를리치-마주라니치, 2013), 노벨문학상 수상작 『드리나강의 다리』(이보 안드리치, 2015) 등이 전시되어 크로아티아 문학 세계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크로아티아 영상물부터 공예품까지, 여행 같은 전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문화 활동이 위축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줄 전시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빨간 우산은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세스티네(Šestine)의 민속 소품으로 크로아티아 상공회의소로부터 ‘크로아티아 창조(Izvorno Hrvatsko)’ 라벨을 받은 수공예품이다. 크로아티아 현지 감성을 전달해줄 다양한 전통 소품들과 생생한 영상물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마치 크로아티아 여행을 온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20세기 크로아티아 전통 마을과 풍속을 담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토쇼 다바츠(Tošo Dabać)의 흑백사진들은 크로아티아 문화 특유의 독특한 감성으로 한국인들을 사로잡는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크로아티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문화 국가이다. 이 전시가 코로나로 인해 외부 문화 활동이 위축된 국민들의 피로감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향후 양 기관 협력을 통해 국민께 수준 높은 크로아티아 문학 및 문화유산 향유 계기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지정학적인 이유로 주변국과 다양한 정치·문화적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발전시켜 왔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을 다양하게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불과 400여 만의 인구로 고유한 문자와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해온 크로아티아 문화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 이번 전시는 미처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유럽 문화의 세계를 깊이 있게 향유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

  올여름, 《크로아티아 천년의 발자취,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문학 및 문화유산》전을 찾아 매혹적인 동유럽의 문화에 흠뻑 빠져보자.

 

 


 

* 《쿨투라》 2021년 8월호(통권 8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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