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미술과 여성, 그 빛나는 이름들: 여성작가 기획전 《REJOICE》
[Gallery] 미술과 여성, 그 빛나는 이름들: 여성작가 기획전 《REJOICE》
  • 박영민(본지 기자)
  • 승인 2022.04.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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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승, Early spring, 146x109cm, archival pigment print, 2020갤러리바톤 제공(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Baton)
정희승, Early spring, 146x109cm, archival pigment print, 2020갤러리바톤 제공(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Baton)

롯데갤러리는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며 3-4월 동안 전국 5개 지점에서 《REJOICE》를 공통 테마로 기획한 전시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여성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롯데백화점의 ‘리조이스 캠페인’과 함께하는 이번 《REJOICE》전은 본점, 잠실점, 동탄점, 인천터미널점, 광주점에서 갤러리와 아트월을 포함해 총 8개의 연계 테마 전시로 진행된다. 각각의 전시는 여성의 꿈, 지성, 감성, 감각, 즐거움, 도전, 인내, 행복 등 ‘리조이스’에 대한 8개의 해석을 보여준다. 니키 드 생팔의 판화 특별전을 포함하여 국내 여성 작가 40여 명의 작품 총 370여 점이 전시되며, 리조이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심리상담 프로그램, 작가와의 대화, 큐레이터 투어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뒤따른다.

《REJOICE : Still Life》 본점 애비뉴엘 B2-4F 아트월(3/1~4/25)

특히 《Still Life》전은 사진을 통해 시각과 인식의 관계를 연구하는 작가 정희승의 작품세계 전반을 만난다.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20) 최종후보로 선정되어 사진과 글, 음악이 긴밀하게 혼합된 설치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Orb>을 비롯하여 〈스틸-라이프〉, 〈부드러운 단추들〉, 〈부적절한 은유들〉 시리즈 등 주요 작품 23점이 소개된다. 작품들은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 지하에서부터 4층까지 고루 배치되는데,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전시 경력 중 최초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화이트큐브형 전시실을 벗어난 셈이다. 백화점 곳곳에서 문득 마주친 수수께끼같은 이미지를 통해 관객들이 저마다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는 ‘리조이스’의 시간을 가져보길 기대한다.

《REJOICE : 꿈을 그리다》 동탄점 2F 아트월(2/18~4/20)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운運과 복福이 간절한 오늘날, 한국의 민화의 찬란한 기운이 더없이 반가운 때다. 《꿈을 그리다》는 현대미술로서의 민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다섯 명의 작가가 펼치는 다채로운 꿈의 풍경이다. 한국의 전통 회화 장르인 민화가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광경을 통해, 예나 지금이나 유효한 행복과 기쁨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전통적이고 강렬한 색감 속에 선명한 길상을 담은 서공임의 민화, 민화나 불화 신화에 쓰이는 상징적인 모티브와 함께 일상 속 한글이 간직한 순수한 힘을 그려낸 홍인숙의 작품은 새 계절을 맞이하는 마음을 다잡아준다. 한편 섬세하고 여유로운 손유영의 고양이 모질도는 과거와 현대의 낭만을 보여주고, 꽃의 화가로 불리는 노숙자의 고혹적인 작품, 아르누보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해나의 풀빛 정원은 지친 현대인이 잠시라도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자연이 주는 위안과 휴식을 전한다.

《REJOICE : 푸릇푸릇, 반짝반짝, 보송보송》 인천터미널점 5F 롯데갤러리(3/3~4/24)

한편 《푸릇푸릇, 반짝반짝, 보송보송》은 세 작가의 작품에서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환희rejoice’의 형용사다. 건축과 도예를 전공한 작가 듀오가 종이, 플라스틱 등 평범한 재료로 인공의 파라다이스를 만들며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레이트 마이너의 작품은 ‘푸릇푸릇’하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밝은 그림 속에 단단한 치유의 힘을 부여한 박형진은 이번 전시에서 축광안료를 활용하여 불이 꺼지면 보이는 이중 효과 작품으로 ‘반짝반짝’한 세계를 보여준다.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인간의 조상으로 기록되기도 하는 ‘곰’을 모티브로 한 윤진초의 ‘보송보송’한 작품에는 마치 원시미술의 흔적인 것처럼 주술적인 천진난만함이 깃들어있다. 이 세 작가의 작품은 ‘리조이스’ 시리즈의 ‘조이스’를 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밝고 경쾌하며 생명력이 넘친다. 회화와 입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설치 작품은 기쁨의 체험장이 되어 관객에게도 푸릇, 반짝, 보송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사진 제공 롯데갤러리

 

* 《쿨투라》 2022년 4월호(통권 9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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