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불어오는 혁신과 변화의 바람,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발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불어오는 혁신과 변화의 바람,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발표
  • 설재원 에디터
  • 승인 2024.01.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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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여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상식,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여든한 번째 축제가 오는 오는 1월 8일 오전 10시(LA 현지 시간 1월 7일 오후 5시) 베버리힐튼호텔에서 열린다. 1944년 창설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영화와 TV 모두를 포함하는 몇 안되는 시상식 중 하나로, 매년 1월 시상식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시상식이다. 올해는 새롭게 손잡은 CBS가 미 전역에 생중계를 맡고, 파라마운트+가 스트리밍을 담당한다.

매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수상자만큼 화제를 모으는 게 바로 사회자이다. 리키 저베이스, 산드라 오 등 수많은 스타들이 재치 넘치는, 또 때로는 짖궂은 입담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뽐내왔다. 올해의 시상식 진행은 최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조 코이가 나선다. 이로써 코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는 첫 필리핀계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다.

올해의 노미네이션을 살펴보면, 우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후보 수이다. 작년까지는 각 부문당 다섯 후보작/자를 선정했는데, 올해부터는 여섯 후보작/자로 늘어났다. 덕분에 더 많은 작품이 시상식을 통해 조명받을 기회를 얻었다. 또한 영화 파트에 ‘시네마틱·박스오피스성취상’, TV 파트에 ‘스탠드업 코미디언상’이 추가되었다. 시네마틱·박스오피스성취상을 신설은 그동안 수상 결과와 대중의 선택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비판에 대한 피드백으로, 이 부문에는 8개의 후보작이 선정되었다.

마지막으로 투표인이 300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시상식부터 국제투표단이 투표에 참여해, 작년에는 HFPA 멤버 97명과 국제투표단 103명, 총 20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올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엘드리지에 인수되고 HFPA는 해산되면서 HFPA와 국제투표단의 구분이 사라졌다. 또한 투표단의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4월과 10월 두 차례 투표인을 추가해 그 결과 전 세계에서 300명의 투표인이 수상작을 선정한다.

▲ 드라마 부문 작품상
〈추락의 해부〉,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오펜하이머〉, 〈패스트 라이브즈〉,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화 파트의 노미네이션을 살펴보면, 먼저 드라마 부문 작품상에는 〈추락의 해부〉, 〈플라워 킬링 문〉,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오펜하이머〉, 〈패스트 라이브즈〉,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후보에 올랐다. 특기할 점으로는 비영어영화인 〈추락의 해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비영어(한글) 비중이 꽤 높은 〈패스트 라이브즈〉도 후보에 포함되었다. 그리고 후보작 중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노미네이션으로 이어진 작품이 많은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추락의 해부〉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칸에서 황금종려상과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베니스, 〈패스트 라이브즈〉는 베를린과 선댄스를 거친 작품이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에는 〈에어〉, 〈아메리칸 픽션〉, 〈바비〉, 〈바튼 아카데미〉, 〈메이 디셈버〉, 〈가여운 것들〉이 후보에 올랐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후보들은 드라마 부문 후보작과 달리 모두 영어로 된 영화이다. 이 부문에서는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가여운 것들〉과 칸에서 호평받은 〈메이 디셈버〉가 영화제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간 작품들이다.

감독상 부문에는 브래들리 쿠퍼(〈마에스트로 번스타인〉), 그레타 거윅(〈바비〉), 요르고스 란티모스(〈가여운 것들〉), 크리스토퍼 놀란(〈오펜하이머〉), 마틴 스코세이지(〈플라워 킬링 문〉), 셀린 송(〈패스트 라이브즈〉)이 후보에 올랐다. 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바벤하이머’ 열풍을 일으킨 그레타 거윅과 크리스토퍼 놀란이 눈에 띄며, 여전히 건재함을 알린 백전노장 마틴 스코세이지와 데뷔작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셀린 송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브래들리 쿠퍼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후보 선정에서는 시상식 레이스의 출발로 불리는 베니스영화제의 힘도 느낄 수 있다.

각본상 후보에는 그레타 거윅과 노아 바움백(〈바비〉), 토니 맥나마라(〈가여운 것들〉), 크리스토퍼 놀란(〈오펜하이머〉), 에릭 로스와 마틴 스코세이지(〈플라워 킬링 문〉), 셀린 송(〈패스트 라이브즈〉), 쥐스틴 트리에와 아르튀르 아라리(〈추락의 해부〉)가 이름을 올렸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에 겹치는 이름이 많은 만큼 수상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에어〉, 〈아메리칸 픽션〉, 〈바비〉, 〈바튼 아카데미〉, 〈메이 디셈버〉, 〈가여운 것들〉

배우상을 살펴보면,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아네트 베닝(〈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릴리 글래드스턴(〈플라워 킬링 문〉), 산드라 휠러(〈추락의 해부〉), 그레타 리(〈패스트 라이브즈〉), 케리 멀리건(〈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케일리 스패니(〈프리실라〉)가,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브래들리 쿠퍼(〈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플라워 킬링 문〉), 콜먼 도밍고(〈러스틴〉), 배리 키오건(〈솔트번〉), 킬리언 머피(〈오페하이머〉), 앤드류 스콧(〈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이 노미네이트 되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판타지아 배리노(〈컬러 퍼플〉), 제니퍼 로렌스(〈노 하드 필링스〉), 나탈리 포트만(〈메이 디셈버〉), 알마 포이스티(〈사랑은 낙엽을 타고〉), 마고 로비(〈바비〉), 엠마 스톤(〈가여운 것들〉)이,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니콜라스 케이지(〈드림 시나리오〉), 티모시 샬라메(〈웡카〉), 맷 데이먼(〈에어〉), 폴 지아마티(〈바튼 아카데미〉), 호아킨 피닉스(〈보 이즈 어프레이드〉), 제프리 라이트(〈아메리칸 픽션〉)가 선정되었다.

조연상으로 눈을 돌리면, 여우조연상 후보에 에밀리 블런트(〈오펜하이머〉), 다니엘 브룩스(〈컬러 퍼플〉), 조디 포스터(〈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줄리안 무어(〈메이 디셈버〉), 로저먼드 파이크(〈솔트번〉), 더바인 조이 랜돌프(〈바튼 아카데미〉)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윌렘 데포(〈가여운 것들〉), 로버트 드 니로(〈플라워 킬링 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오펜하이머〉), 라이언 고슬링(〈바비〉), 찰스 멜튼(〈메이 디셈버〉), 마크 러팔로(〈가여운 것들〉)가 노미네이트 되었다. 쟁쟁한 후보 사이에서 한국계 찰스 멜튼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는 〈메이 디셈버〉에서 조 역할을 맡아 나탈리 포트만과 줄리안 무어 두 베테랑 사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음악상 후보로는 저스틴 팬드릭스(〈가여운 것들〉), 루드비히 고란손(〈오펜하이머〉), 히사이시 조(〈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마이카 리바이(〈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대니얼 펨버턴(〈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로비 로버트슨(〈플라워 킬링 문〉)이, 주제가상 후보로는 〈Addicted to Romance〉(〈쉬 케임 투 미〉, 〈Dance The Night〉(〈바비〉), 〈I’m Just Ken〉(〈바비〉), 〈Peaches〉(〈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Road to Freedom〉(〈러스틴〉), 〈What Was I Made For?〉(〈바비〉)가 선정되었다. 주제가상 부문에서는 바비의 삽입곡이 세 곡이나 포함되며 전체 후보작의 절반을 차지했다.

비영어 영화상 부문에는 〈추락의 해부〉, 〈사랑은 낙엽을 타고〉, 〈더 캡틴〉, 〈패스트 라이브즈〉,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후보에 올랐다. 비영어 영화상은 다른 부문과 달리 영화제에서 활약한 작품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올해도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을 제외한 다섯 작품이 모두 이른바 유럽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특히 올해에는 비영어 영화상 부문에 오른 작품 중 세 작품(〈추락의 해부〉, 〈패스트 라이브즈〉,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이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최근 몇 년 동안 투표단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던 골든글로브의 성과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상 후보에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엘리멘탈〉,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위시〉, 〈스즈메의 문단속〉이 이름을 올렸다. 후보작 모두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국내 관객에게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이 대부분이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와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활약이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시네마틱·박스오피스성취상 후보로 〈바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존 윅 4〉,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오펜하이머〉, 〈테일러 스위프트: 디 에라스 투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선정되었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블록버스터’다운 작품들이 여럿 포진되어 있으며, 애니메이션 영화와 콘서트 실황을 담은 작품까지도 후보로 선정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올해 신설된 부문인 만큼 어떤 작품이 첫 번째 수상작으로 기록되는 영예를 안을지 관심을 모은다.

작품별 노미네이트 수를 살펴보면 주제가 부문에 세 곡을 올린 〈바비〉가 총 9개로 선두를 차지했고, 8개의 〈오펜하이머〉와 7개의 〈플라워 킬링 문〉, 〈가여운 것들〉이 다음을 차지했다. 그 뒤를 차지한 〈패스트 라이브즈〉가 한국어 비중이 높은 데도 무려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후보 발표 후 화려한 라인업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는 황금지구본의 향방은 오는 1월 8일 오전 10시에 확인할 수 있다.

 

 


 

 

* 《쿨투라》 2024년 1월호(통권 11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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