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씨네토크로 더욱 풍성해진 영화제
[제18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씨네토크로 더욱 풍성해진 영화제
  • 양진호(본지 에디터)
  • 승인 2021.12.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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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사랑영화제(집행위원장 배혜화)가 올해로 18회째를 맞았다. 이번 영화제는 11월 2일(화)부터 7일(일)까지 ‘온피프엔(https://onfifn.com)’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영화제의 주제는 ‘기도’이다. 배혜화 집행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기도하는 컨셉”이라며 “모든 영화가 굉장히 따듯하고 보기에 좋다”고 강조했다.

  작년까지는 극장에 들어올 수 있는 인원 수를 줄이더라도 오프라인 방식으로 행사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개막작인 〈가나안 김용기〉는 196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일가 김용기 가나안농군학교 설립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용기는 복민사상으로 정의되는 “근로, 봉사, 희생”의 정신을 통해 소외된 농촌을 소망과 사랑의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그의 희생은 황무지 개척과 농민운동, 독립운동, 정신교육 활동에 기초가 되었고, 한국 근대사 뿐만 아니라 기독교 사상적인 면에서도 매우 큰 영향을 끼쳐왔다. 공동체를 위해 온 생애를 바친 그의 삶을 통해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소망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폐막작으로는 〈프리 버마 레인저스〉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버마 군을 피해 달아난 수천 명의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과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1990년대에 버마(현재 미얀마)로 이주한 데이비드 유뱅크와 그의 아내 카렌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유뱅크 부부는 이라크, 수단, 시리아를 포함한 전쟁 지역으로 여행하며 종종 잊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프리 버마 레인저스’로 알려진 다민족 인도주의 봉사 단체를 설립했다. 목숨을 걸고 난민들을 구조하는 그들의 서사는 사랑의 가치가 퇴색해가는 우리 사회에 한줄기 구원의 빛처럼 다가온다. 

ⓒ프리 버마 레인저스
ⓒ프리 버마 레인저스

  이외에 1988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베트의 만찬〉, 필리핀 시골 중학교에서 학생들 간에 벌어진 흔한 다툼이 SNS상에 공개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져가는 세태를 담은 〈존 덴버 죽이기〉, 세르비아의 거장 스르단 고르보비치 감독의 최신작 〈아버지의 길〉,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십계〉를 이번 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이무영 감독은 “이번에 소개되는 영화들은 다 신학적, 사회참여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영화들”이라며 “의미 있는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씨네토크”였다. 씨네토크는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GV로 김상철 감독, 추상미 감독, 성현 필름포럼 대표, 변상욱 앵커 등이 참여했고, 온라인 영화제의 묘미를 살렸다는 호평 속에서 진행됐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현기 프로그래머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서울시 지원을 받게되어 온라인으로 개최해야 했다.”며 “확장성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영화제의 의의를 전했다.

 

 


 

* 《쿨투라》 2021년 12월호(통권 9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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