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Theme] “정호석의 희망, 희망의 정호석” 제이홉
[11월 Theme] “정호석의 희망, 희망의 정호석” 제이홉
  • 서영호(음악가)
  • 승인 2021.11.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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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뮤직

  인터뷰에서 RM이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호석의 예명을 제이홉으로 짓는 데 동의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정호석이 느낄 이 중압감에 대한 공감의 표시였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희망’을 새겨넣은 정호석은 늘 밝은 모습으로 밴드의 ‘깨발랄’을 자처하는 이유를 “팀에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 밝혔다. 또 자신은 원래부터 그런 성향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었는데, 제이홉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서고 남들로부터 그렇게 불리며 성장하는 가운데 밝고 희망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것을 일종의 소명의식처럼 삼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정으로 그런 사람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제이홉’은 다른 멤버들과는 조금 다르게 자신의 장기나 개성, 혹은 본래의 정체성(이름)보다는, 나와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는 데 방점을 둔 예명이다.

  그러므로 정호석의 희망, 희망으로서의 정호석의 의의는 그가 타고난 ‘긍정맨’이거나 모든 분야에서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가 자신과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그런 사람이 되기로 다짐했다는 그 결의의 의도와 자세에 있다. 나아가 자신이 품은 희망, 그리고 팬들을 통해 자신에게 품어진 희망의 정호석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희망을 하나씩 구체적인 가능성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희망 고문’, ‘헛된 희망’처럼 호시탐탐 희망을 공허하게 만들려는 ‘불가능한 것’에 대한 우려들에도 ‘희망’이라는 말이 여전히 희망적인 것은, 인간에게 ‘가능한 것’의 한계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신만 있으면 다 된다”는 어느 인터뷰에서의 ‘정호석 희망론’의 핵심 역시 그 결과의 성취 여부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들에 대한 믿음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려는 그의 정신 자체에 있으며 이것은 바로 BTS가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다름아니다.

 

서영호
음악가, ‘원펀치’와 ‘오지은서영호’에서 활동. 《쿨투라》 신인상 공모에 ‘영화음악평론’으로 당선. 주요 앨범으로 <Punch Drunk Love>, <작은 마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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