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밍고가 춤을 추는 더러운 호수
유혜빈
콜랭
그 남잔 해변가 돌담에 앉아
노을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했다 몸이 달아오른다나?
그렇게 앉아 있으면 하루에 한번 선홍색 파도가 부서지는 걸 볼 수 있다
고 했는데 아무렴 우리 둘이 그렇게 약속해 놓았으니까… 보고 싶은 콜랭
자꾸만 우리의 집이 작아지는걸 보아* 가끔 누군가가 누군가를 와락
안으며 칼을 들이대던 그 골목에서
*영화 〈무드 인디고〉에서.
- 유혜빈 시집 『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창비) 중에
유혜빈 시인은 2020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 《쿨투라》 2022년 11월호(통권 10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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