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곽효환 시인의 「청계천」
[새 시집 속의 詩] 곽효환 시인의 「청계천」
  • 곽효환(시인)
  • 승인 2023.11.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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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곽효환

세상이 멈춘 듯 우두커니 서 있는
왜가리 한 마리 앞에 서서
당신과 함께 걷던 날들을 생각합니다

흐르는 것들은 모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가슴 속 깊이 고인 슬픔의 물꼬를 열어
조금씩 떠나보내는 실개천 같은 것인가 봅니다

올해 가을은 일찍 왔고 늦게까지 머물다 갔습니다

 

- 곽효환 시집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문학과지성사) 중에서

 


곽효환 1967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건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세계일보에 「벽화 속의 고양이3」을, 2002년 《시평》에 「수락산」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인디오 여인』 『지도에 없는 집』 『슬픔의 뼈대』 『너는』, 연구서 『한국 근대시의 북방의식』, 시해설서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등이 있다. 애지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쿨투라》 2023년 11월호(통권 11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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