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정해종 시인의 「쇼윈도의 여자」
[새 시집 속의 詩] 정해종 시인의 「쇼윈도의 여자」
  • 정해종(시인)
  • 승인 2024.01.30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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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의 여자

정해종

 

낯선 거리에서 만난

낯설지 않은 여자

네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생각이

담배 하나를 다 피우며

한참을 몰골하다

뒤통수를 긁으며 돌아서는 내게

익숙한 동작으로

어깨를 추켜올리며

테이크 잇 이지

가볍게

가볍게

솜털처럼

 

- 정해종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문학동네) 중에서

 

 


정해종 1991년 《문학사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내 안의 열대우림』이 있다.

 

 

 

* 《쿨투라》 2024년 2월호(통권 11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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