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의 여자
정해종
낯선 거리에서 만난
낯설지 않은 여자
네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생각이
담배 하나를 다 피우며
한참을 몰골하다
뒤통수를 긁으며 돌아서는 내게
익숙한 동작으로
어깨를 추켜올리며
테이크 잇 이지
가볍게
가볍게
솜털처럼
- 정해종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문학동네) 중에서
정해종 1991년 《문학사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내 안의 열대우림』이 있다.
* 《쿨투라》 2024년 2월호(통권 11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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