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흘 달은
이봉명
어머니의 흰 고무신 끄는 소리
나무 사이사이로 별빛 스며드는 낌새에
호롱불이 흔들리는 시간
바람이 눈발을 껴입을 모양이었다
은색 손톱 같은 초사흘 달은
전등 없는 마을 입구에 걸어 두었다
- 이봉명 시집 『검은 문고리에 빛나는 시간』(작가) 중에서
이봉명 1956년 전북 무주출생. 1991년 《詩와意識》으로 등단. 무주작가회의, 전북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속의 깨벌레』 『포내리 겨울』 『지상의 빈 의자』 『지상을 날아가는 소리』 『바람의 뿌리』 『가풀막』 『자작나무 숲에서』 산문집 『겨울엽서』 가 있다.
* 《쿨투라》 2023년 12월호(통권 11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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