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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박상천
자꾸 저전력 모드로 들어가는 날이 많아지고서야
그가 나의 전원이었음을 깨닫는다.
그의 웃음만이 아니라
도란거리는 일상의 말소리나
술 적게 마시라는 잔소리까지도
나를 충전시키는 전원이었음을,
내가 그곳에 선을 대고 있었음을.
그 전원이 끊긴 후,
빨간색의 저전력 모드 경고가 들어 오고야
그와의 일상이 바로 전원이었음을 깨닫는다.
- 박상천 시집 『그녀를 그리다』(나무발전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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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시인은 198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사랑을 찾기까지』 『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낮술 한잔을 권하다』 『한일 대역 박상천 시집』 등이 있으며, 1998년 한국시협상과 2005년 한국시문학상등을 수상했다.
* 《쿨투라》 2022년 8월호(통권 9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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