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속으로 1
김완하
나는 다만 머리 위에 머무는 구름의 무게로 세상을 보아 왔다.
사랑하다 시들 때.
길옆의 풀잎이 내 시린 발목을 덮어 주었다.
가을은 다가와 어깨에 슬며시 길 하나 올려놓고 사라진다.
그대와 내가 끝까지 함께 지고 갈 가을 속으로.
- 김완하 시집 『마정리 집』(천년의 시작) 중에서

김완하 시인은 경기도 안성 출생. 한남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문학박사. 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네가 밟고 가는 바다』 『허공이 키우는 나무』 『절정』 『집우물』, 시선집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 『꽃과 상징』 등이 있음.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대전시문화상, 충남시협본상 등 수상. 2010년, 2016년 미국 버클리대 객원교수 역임. 현재 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시와정신》 편집인 겸 주간.
* 《쿨투라》 2022년 9월호(통권 9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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