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박용재 시인의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 8─재즈와 거문고」
[새 시집 속의 詩] 박용재 시인의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 8─재즈와 거문고」
  • 박용재(시인)
  • 승인 2022.0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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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 8
― 재즈와 거문고

가을 저녁 뉴욕에서 에디 히긴스를 듣는다 ‘고엽Autumn Leaves’이 신경줄을 타고 흐른다 시인 자크 프레베르, 이브 몽땅 가수 에디뜨 피아프는 붉은 물방울이 되어 몸 속 깊이 퍼진다 이 자유롭고 감미로운 사랑의 선율에 빠져 허우적거릴 쯤 내 몸을 타고 올라오는 우리 노랫소리 한자락과 거문고 선율은 무엇인가? 늦은 밤 맨하탄에서 정가正歌 ‘상사별곡相思別曲’을 떠올리며 허윤정의 거문고 산조를 생각한다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가 재즈 피아노 연주가 거문고 산조와 하나되어 나를 미치게 한다 뉴욕의 가을 낙엽 위로 찰리 파커의 섹소폰 소리 자욱하게 떨어진다

- 박용재 시집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다』(예서)에서

 

 


박용재
시인은 1960년 강릉 사천 하평리에서 출생하였으며, 1984년 월간시지 《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조그만 꿈꾸기』 『따뜻한 길 위의 편지』 『우리들의 숙객』 『불안하다, 서 있는 것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강릉』 『애일당 편지』 『꽃잎 강릉』 등이 있다. 최근 출간한 시집 『가능주의자』에는 시인이 만난 나라와 도시의 이미지, 문화와 관련된 특별한 장소와 공간에 대한 추억, 그리고 연극, 뮤지컬, 발레, 음악 이야기 등의 시편들이 실려 있다 “재즈를 마시며 와인을 듣”고, “바흐를 마시며 맥주를 듣”기도 하는 시인은 “새의 눈으로/ 세상을 만나라”(「길」)고 말한다.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에 출강하는 시인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면서 시로 사는 법을 익히고, 강릉지역의 문화유산을 문화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 《쿨투라》 2022년 2월호(통권 9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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