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상해도 괜찮아 7월의 할로윈이니까
[제26회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상해도 괜찮아 7월의 할로윈이니까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2.07.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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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고의 장르영화 축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더 자유롭고 훨씬 이상한 난장파티로 돌아온다. ‘7월의 할로윈’을 내세운 이번 장르영화 축제는 자유와 개성을 뽐내고 싶은 모든 이에게 당당하게 일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축제의 장이다. 오는 7월 7일(목)부터 17일(일)까지 11일 동안 열리는 올해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와 한국만화박물관 등의 새로운 상영관을 추가해 총 12개의 상영관을 운영하며, 장편 118편, 단편 104편, 시리즈 4편, XR 42편으로 총 49개국 26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8일부터 17일까지 장·단편 138편을 만날 수 있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팬데믹 시기 동안) 모든 영화계가 위축되어 있어서 관객과 만나는 것이 어려웠지만, 올해는 관객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다”며 “새롭고 알찬 이벤트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영화제의 시작과 끝
  〈멘〉과 〈뉴 노멀〉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멘MEN〉이다. 〈멘〉은 다양하게 변이·확장하는 남성의 가부장성을 감독 고유의 상상력으로 표현한 스릴러이다. 지난 5월, 제75회 칸영화제의 감독주간에 초청받기도 한 〈멘〉은 광기 넘치는 아이디어와 기괴하면서도 선명한 공포감으로 평단의 탄성과 비명을 동시에 이끌어내기도 했다. 칸 크루아제트 극장Théâtre Croisette에서 월드프리미어로 〈멘〉을 접한 손정순 본지 발행인은 “부천이 아니라면 큰 스크린에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작품”이라며 “이번 영화제에서 〈멘〉을 볼 예정이라면 〈겟 아웃〉을 먼저 보길(혹은 다시 보길) 권한다”고 전했다. 영화제 측은 〈멘〉에 대해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역작”이라며 “이번 영화제의 가장 이상하고 독창적인 작품 중 하나”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개막작 〈멘〉 폐막작 〈뉴 노멀〉
위에서부터 개막작 〈멘〉 폐막작 〈뉴 노멀〉

  폐막작으로 선정된 〈뉴 노멀〉은 정범식 감독이 〈곤지암〉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서스펜스 영화이다. 최지우, 정동원, 이유미, 최인호, 표지훈, 하다인 등이 호흡을 맞춘 〈뉴 노멀〉은 팬데믹 이후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숨겨진 위험과 공포를 수면 위로 꺼내 올린다. 유례없는 혼돈의 시대를 지나 마주한 모두가 혼자인 ‘뉴 노멀’ 시대에서 저마다 외로움과 고단함을 안고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쓸쓸하면서도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설경구는 설경구다

  동시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의 발자취를 통해 한국영화의 현재를 조망하는 ‘배우 특별전’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에 이어 올해의 주인공은 배우 설경구이다. ‘설경구는 설경구다’라는 이번 특별전의 제목처럼 배우 설경구는 어떠한 수식어가 필요없는 한국영화의 대체 불가능한 얼굴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박하사탕〉, 〈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감시자들〉, 〈불한당-나쁜 놈의 세상〉, 〈자산어보〉 등 배우가 직접 엄선한 7편의 주연작을 만날 수 있으며, 메가토크와 전시회 등 관객과 직접 마주하는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이번 특별전을 맞아 영화제에서는 그의 배우 인생을 총정리한 기념 책자와 한정판 MD를 제작하기도 했다.

‘배우 특별전’의 설경구
‘배우 특별전’의 설경구

  이상해도 괜찮아

  이상하고 기괴한 B급 정서에 굶주렸다면 ‘스트레인지 오마쥬’ 부문을 놓쳐서는 안된다. 월트 데이비스 감독의 불멸의 걸작 〈악은 악으로Evil Come, Evil Go〉부터 저평가된 불운의 감독 조 다마토의 영화와 삶을 조명하는 만니오 고마라스카 감독과 마시밀라노 자닌 감독의 〈조 다마토의 붉은 지옥Inferno Rosso: Joe D’Amato on the Road of Excess〉까지 이 섹션에서는 온갖 충격적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부천을 찾은 바디호러물의 거장 브라이언 유즈나Brian Yuzna의 충격적인 초현실적인 호러 작품인 〈소사이어티Society〉도 이 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다.

  부천의 이상한 난장 파티는 영화관에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영화관을 나서면 신나는 거리 축제 ‘7월의 할로윈’이 펼쳐진다. 누구나 알고있는 할로윈이라는 틀에 부천만의 창의적 상상을 버무렸으며, 시민과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 아래 코스프레부터 퍼레이드, 댄싱 나이트, 물총 싸움, 정크아트 가든, 다양한 미션까지 색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도심 속 대규모 기획 공연 ‘스트레인지 스테이지’가 열린다. 7월 9일, 10일 양일간 넉살, 까데호, 글렌체크, 죠지, 히코, 수민, 다희, 1300, 이바다, 김뜻돌, 제이보, 불고기디스코, 넘넘 등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예측하지 못한 다양한 변화들로 2년의 팬데믹 기간 동안 위축된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내부적으로는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나아가 진화하고 전진하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과 관객의 참여로 진행되는 ‘7월의 할로윈’은 할로윈이라는 외국 명절을 부천답게 재해석했다”며 “여름에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 여름 짜릿한 일탈을 꿈꾼다면 부천으로 해방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쿨투라》 2022년 7월호(통권 9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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